경제와 신뢰 그리고 나

김기정2006.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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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미국의 차기 연방준비은행(FRB)장에 벤 버냉키가 내정됐다고 한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 때 부터 18년간 미국의 경제 대통령으로 불렸던 앨런 그린스펀이 퇴임한단다.

 

  내가 경제학 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 경제는 왠지 인간의 신뢰나 믿음과는 무관한 기계적 원리와 제도에 의해서 운영될 것이란 다소 우매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러나 신뢰에 바탕한 경제에 대한 믿음이 한 사회의 거시경제에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아가면서 경제학의 매력에 푹 빠졌었던 기억이 난다.

 

  거시경제는 크게 인플레이션 실업 소비 투자 경제성장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때 한 사회의 경제에 대한 기대가 어떠한 가에 따라서 동일한 경제 외적 상황에도 확연히 다른 결과가 발생한다.

  예를 들면 한사회의 경제에 대한 기대가 호황이라고 기대하면 우선 자본가는 투자를 늘리게 되고 가계는 소득의 증대를 예상하여 소비를 늘이게 되고 이는 다시 투자를 증가시키는 선순환(virtuous circles)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또한 정부가 동일한 금융정책이나 재정정책을 시행할 때도 그 효과는 경제 주체의 정부 정책에 대한 믿음의 정도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난다.

 

   그런데 그린스펀은 해박한 전문지식과 경제의 흐름을 꿰뚫는 통찰력과 추진력으로 미국 경제 주체는 물론 세계의 경제 주체들로 부터도 신뢰를 얻었던 것이다. 따라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곧바로 경제주체의 기대에 반영되어 주식시장 화폐시장등에 막대한 영향을 미쳐왔다.신뢰문제는 단지 정치 사회적 문제나 개인간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 것이다.

 

  신뢰가 경제에 얼마나 중요한 가는 역설적으로 한국의 97년 외환위기로 부터 쉽게 알 수있다. 외환위기의 원인에는 환율정책,대기업 정책,기업의 도덕적해이(moral hazard)등 다양한 원인이 있으나 결국 한국경제에 대한 외국 경제주체의 신뢰 상실이 가장 결정적 이유라 생각한다.

 

  난 타인으로부터 은행같은 존재로 평가받기를 원한다. 자본 주의사회에서 돈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소중한 돈을 아무런 의심없이 은행에 예금한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은행에 대한 절대적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신뢰가 처음 부터 형성된것은 아니다. 지속적인 시행착오를 극복해 나가면서 제도적 뒷받침으로 형성된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개인은 어떻게 은행과 같은 절대적 신뢰를 얻어나갈 수 있을까? 그것은 확고한 신념에 바탕한 실천력이 오랜 개인의 삶 속에서 검증의 과정을 거칠 때 가능할 것이다.

 

  그린스펀이 단기간에 경제 주체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전문성과 추진력이 연방준비은행장 이전에 어느정도 검증되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또한 은행의경우 정부가 지속적인 감사를 통해 부도를 미연에 방지하고 최종적으로 공적자금투입의 형태로 최후의 보루로써 기능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할 것이다.

 

  개인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본능적으로 인간은 너무나 나약한 존재이다. 따라서 개인이 확고한 신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외부로 부터의 견제와 감시를 받아야 하며 스스로 자신의 신념을 확고히 하기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밖으로 드러내어 외부에서 지속적으로 자신을 감시하도록 외적 상황을 만들어 내고 내적 성숙을 위해서는 독서와 정신수양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내적 외적 조건하에서 오랜기간 타인으로 부터 검증의 시간이 보태어져 비로소 개인은 은행과 같은 존재로 평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먼 훗날 난 사람들로 부터 이러한 사람으로 평가 받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