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랭킹 대변동' - 한국 56위

이준혁2006.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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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랭킹 대변동' - 한국 56위

새롭게 바뀐 순위 산정 방식으로 FIFA가 지난 12일 발표한 2006년  7월 세계랭킹에서 한국은 지난 5월 29위 에서 부려 27계단이나 떨어진 56위를 랭크했다.

 

기실 아시아 최강이라 자부하던 한국축구의 자존심이 처참하게 구겨진 것이다. 6회 연속 월드컵 출전, 최고성적 4강이라는  훌륭한

커리어도 더 이상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하게 되었다.

 

새로 발표된 랭킹에서는 일본은 18위에서 49위로 이란은 23위에서 47위를  기록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무려 47계단이나 떨어져 81위로 추락했다.  이에 비해 사커루의 호주는 9계단 오른 33위를 기록했고 그 동안 아시아축구에서 주류로 나서지 못했던 우즈베키스탄도 무려 10계단이나 올라 50위가 되면서  한국은 졸지에 AFC에서도 5위권에 머물며 더 이상 아시아 축구의 맹호라 자부할 수는 없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물론 그동안의 8년간의 A매치 결과를 기준으로 득점이나 홈 어드벤테이지 등을 고려했던 산정방식이 최근 4년간의 성적만을 반영하게 되면서 한국 축구의 세계적 위상은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최근 4년간, 다시말해 2002년 월드컵 이후 이렇다할 성과 없이 내리막 길을 걷고 있는 한국축구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6번의 월드컵 출전만에 원정 첫승을 따낸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고 본다면 세계 56위는 그다지 불평할 만한 순위도 아닌 것이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가에 관한 문제이다.

 

4년전 우리땅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우승후보로 거론되던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당당히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이어진 4강전에서도 우리는 독일의 '전차군단'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고 3,4위 전에서도 2002년의 다크호스 투르크 전사 '터키'와의 경기에서도 비록 패했지만 한국축구에 대한 강한 인상을 만방에 떨쳤다. 이것은 그저 명장 히딩크의 마법만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5월 6월 월드컵 최종 평가전이 치뤄질 때, 한국은 가나에 3-1 로 패한 것 이외 패가 없을 정도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지만, 경기 내용 자체를 놓고 보자면 오히려 훈련 전인 앙골라 전보다도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2002년 6월 월드컵을 목전에두고 상암에서 치뤄진 잉글랜드와 프랑스와의 평가전을 다시 찾아 보게 되었다. 역시 지금의 모습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홍명보라는 걸출한 스위퍼의 존재로 무게감을 더한 3백과 미드필드 진의 유기적인 숏페스, 이러한 숏페스를 비롯해 이루어지는 측면돌파, 무엇보다도 체력과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한 협력수비, 물론 세계최고 수준의 팀과는 어느정도 차이가 있었겠지만 당시 한국은

한국이 할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플레이를 완벽하게 펼쳤다. 중원에서의 숏페스가 사라진 채 원톱을 타겟맨으로 잡고 무모한 롱페스만을 연발하는 지금의 플레이와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2006년 독일땅에서 굉장히 잘싸워 주었다. 토고에게 1-0으로 끌려가던 상황속에서도 이천수,안정환의 이어진 골로 2-1 쾌승을 거두고 늙은 수탉이라며 조롱받았지만 결국 결승에까지 진출한 프랑스와의 경기에서도 1-1로 비기며 승점 4점으로 한때 당당히 G조 1위로 16강 진출의 9부능선까지 넘었었다. 일본, 이란, 사우디 등이 일찌감치 16강 진출이 좌절된 상황에서 아시아의 위상을 세워주었다는 박수에도 불구하고 경기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다른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있겠지만 토고전과 프랑스전 두 경기 모두 이른 시간에 실점을 했다는 것은 가장큰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원정경기에서 선수들의 자신감은 경기결과를 좌우할만큼 중요한 요인인데 이른 시간에 실점하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끌려가는 경기를 하게된다는 것이다.  이렇게되며 자연스럽게  한국팀의 자랑이던 중원에서의 압박은 찾아볼 수없게 되고 결여된 자신감에서  불안한 페스와 급한 마음에서 이어지는 전방을 향한 롱페스는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불가능하게 했다. 토고전 박지성의 파울유도로 얻어낸 프리킥을 이천수가 동점골로 연결시키고 안정환의 투입으로 역전골까지 이뤄낸 것과 프랑스전 경기내내 끌려다니면서도 추가실점하지 않은 점, 이에  그치지 않고 체력이 떨어진 상대를 지속적으로 공략해 단시간에 동점골까지 만들어 낸점은 아주 훌륭했지만 근본적으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없었던 점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마지막 스위스전 , 역시 축구는 골로 말하는 종목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16강 진출을 분수령으로 예선전 중 가장 좋은 경기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전반 22분 박주영의 불필요한 파울로 내 준 프리킥은 센데로스의 헤딩골로 이어졌다.  1-0으로 끌려가면서도 한국은 이전과는 달라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협력수비와 강한 압박을 보여주었고 그 정확성에 문제가 있었지만 약속된 페스웍을 하는 모습들이 보여졌다. 에릭손도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프라이의 오프사이드가  골로 인정되었지만 한국은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분명 석패였지만 그 날 새벽의 통한은 그저 통한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그날 그라운드에 보여주었다. 눈물을 흘리며 오열하던 이천수선수의 눈물과 붉은악마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대한민국, 분명 세계축구의 주류로 자리매김할 수있는  '가능성'을충분히 가지고 있는 나라임에는 분명하다. 맹목적으로 승리만을 요구하는 학원축구와 'K-LEAGUE의 공동화'등  현존하는 문제가 있지만  하다 해 인조잔디도 귀한 이 땅에서 축구를 배운 선수들이 세계최고수준의 팀을 상대로 대등한 모습을 보여줘왔던 우리 선수들의 잠재력은  엄청나다고도 볼 수 있다.

 

2002년의 영광도 2006년의 안타까움도 이제는 모두 지난 날의 일이 되었다. 이제 한국 축구의 미래를 말할 때이다.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으로 다가올 한국축구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