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30일. 프로농구 KCC의 ‘캥거루 슈터’ 조성원(35)이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불과 2~3개월 전까지만 해도 KCC의 간판슈터로,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특급 3점슈터로 이름을 날렸던 조성원이 코트를 떠난다는 소식은 그를 아끼는 팬에겐 충격이었다.
한국프로농구가 막 걸음마를 떼던 1997~98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깊은 인상을 심었고, 2000~2001시즌에는 정규리그 MVP에 올랐던 ‘최고스타’의 때이른 은퇴선언이었기에 궁금증도 그만큼 컸다. 도대체 왜 갑자기 은퇴를 선택했을까. 계약기간도 1년이나 남았는데….
은퇴 발표후 만난 조성원의 표정은 뜻밖에 아주 밝았다. 장대비가 쏟아지던 7월초 어느날 저녁 소주에 삼겹살을 안주삼아 나눈 조성원과의 허심탄회한 대화는 세월의 흐름을 잊게 했고 ‘농구선수’가 아닌 ‘인간’ 조성원의 모습을 엿보게 했다.
-스피드와 슈팅, 아직 최고인데 은퇴는 너무 이른 것 아닌가.
“프로 데뷔 때부터 은퇴에 대해 생각했어요.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지난 시즌부터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잖아요. 흐지부지 선수생활을 끝내고 싶진 않고, 조금이라도 아쉬움이 남을 때 선수생활을 그만두는 게 낫다고 생각해 은퇴하기로 했어요.”
-남들은 조금이라도 더 선수생활을 하려고 하는데….
KCC 후배인 이상민과 추승균은 어떤 반응이었나.
“미쳤냐며 펄펄 뛰더라고요. 그만큼 아쉬움이 많은 것 같아요.”
-코치연수를 계획한다던데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게 없어요. 허재 감독이 ‘구단과 상의해 도와줄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했고 구단에서도 용병 정보수집차 미국에 가면서 코치 연수할 곳을 물색하겠다고 했어요.”
-대책도 없이 선수생활을 그만둔 것 아닌지. 가족과 상의는.
“집사람(이은희씨·35)에게는 미안한데 상의하지 않았어요. 결정부터 먼저하고 통보했는데…. 늘 그래왔는데 새삼 미안하네요. 지도자 생활도 사실은 외아들 종민이(7)가 다니는 세륜초등학교에 농구팀을 창단해 코치를 맡고 싶은 게 꿈인데 집사람은 펄쩍 뛰어요.”
-프로농구 9시즌 중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이라면.
“현대시절이던 97~98시즌 챔피언결정전 3차전 4쿼터에 던진 3점슛 한방이오. 그날 성공한 게 딱 한방인데 1점 앞서고 있다가 기아 허재형이 한 골을 넣어 역전된뒤 내가 오른쪽 코너에서 3점슛을 꽂았어요. 2연패로 밀리고 있어서 그 경기마저 졌으면 끝장인데 운좋게 들어갔고, 3차전을 이겨 결국 7차전까지 가서 우승했지요.”
-취재현장에서 지켜본 그 순간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다.
“당시 신선우 감독이 같이 인터뷰실에 가자고 해서 ‘제가요? 왜요’라고 반문했어요. 신감독께서 기자회견장에서 ‘우리 팀에서 슛이 가장 좋은 선수’라고 칭찬한 게 이후 선수생활에 큰 힘이 됐어요.”
-‘플레이오프의 사나이’‘4쿼터의 사나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결정적인 슛을 많이 날렸는데.
“‘클러치슛’은 중독이에요. 그 맛을 알면 선수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죠. 후배들도 절대로 성급하게 굴지말고 준비하면서 때를 기다리면 좋겠어요. 프로는 그런거잖아요.”
-99~2000시즌 정규리그 우승 이후 LG로 트레이드됐을 때는 많은 팬들이 놀랐다.
“팀에 변화가 필요했고 당연히 움직여야 했어요. 저도 원했고요. 덕분에 LG에서 많이 배웠어요.”(조성원은 다음 시즌 LG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정규리그 MVP가 됐다)
-프로선수로서 가장 기뻤던 때를 기억한다면.
“LG·SK를 거쳐 친정팀인 KCC로 돌아와 이상민·추승균과 함께 3번째 챔피언을 일군 2003~2004시즌이오. 함께 호흡하고 싶은 멤버는 따로 있잖아요. 최고 스타인 이상민, 사나이 중의 사나이인 추승균은 평생 함께 할 ‘친구’입니다.”
-지도자로 나서야 하는데 본받고 싶은 지도자가 있다면.
“모비스의 임근배 코치요.
임코치처럼 선수들을 챙겨주는 지도자가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팬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지도자가 됐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열심히 공부하면서 준비하겠습니다. 아껴주신 만큼 관심있게 지켜봐 주십시오.”
〈글 김경호·사진 남호진기자〉
◇조성원 프로필
▲1971년 8월24일생
▲1m79, 80㎏
▲고명초-배재중-홍대부고-명지대
▲97년 현대-2000년 LG-2002년 SK-2003년 KCC
▲정규리그 통산 6,402점. 플레이오프 1,112점(1위) 정규리그 통산 3점슛 1,002개(2위) 플레이오프 3점슛 207개(1위)
▲97~98시즌 챔피언결정전 MVP(현대), 99~2000시즌 3점슛 1위(현대), 2000~2001 정규리그 MVP 및 베스트5(LG)
▲이은희씨(35)와 1남(종민·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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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 코트 이별하는 조성원
충격이었다. 갑자기 은퇴라니….
지난 6월30일. 프로농구 KCC의 ‘캥거루 슈터’ 조성원(35)이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불과 2~3개월 전까지만 해도 KCC의 간판슈터로,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특급 3점슈터로 이름을 날렸던 조성원이 코트를 떠난다는 소식은 그를 아끼는 팬에겐 충격이었다.
한국프로농구가 막 걸음마를 떼던 1997~98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깊은 인상을 심었고, 2000~2001시즌에는 정규리그 MVP에 올랐던 ‘최고스타’의 때이른 은퇴선언이었기에 궁금증도 그만큼 컸다. 도대체 왜 갑자기 은퇴를 선택했을까. 계약기간도 1년이나 남았는데….
은퇴 발표후 만난 조성원의 표정은 뜻밖에 아주 밝았다. 장대비가 쏟아지던 7월초 어느날 저녁 소주에 삼겹살을 안주삼아 나눈 조성원과의 허심탄회한 대화는 세월의 흐름을 잊게 했고 ‘농구선수’가 아닌 ‘인간’ 조성원의 모습을 엿보게 했다.
-스피드와 슈팅, 아직 최고인데 은퇴는 너무 이른 것 아닌가.
“프로 데뷔 때부터 은퇴에 대해 생각했어요.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지난 시즌부터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잖아요. 흐지부지 선수생활을 끝내고 싶진 않고, 조금이라도 아쉬움이 남을 때 선수생활을 그만두는 게 낫다고 생각해 은퇴하기로 했어요.”
-남들은 조금이라도 더 선수생활을 하려고 하는데….
KCC 후배인 이상민과 추승균은 어떤 반응이었나.
“미쳤냐며 펄펄 뛰더라고요. 그만큼 아쉬움이 많은 것 같아요.”
-코치연수를 계획한다던데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게 없어요. 허재 감독이 ‘구단과 상의해 도와줄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했고 구단에서도 용병 정보수집차 미국에 가면서 코치 연수할 곳을 물색하겠다고 했어요.”
-대책도 없이 선수생활을 그만둔 것 아닌지. 가족과 상의는.
“집사람(이은희씨·35)에게는 미안한데 상의하지 않았어요. 결정부터 먼저하고 통보했는데…. 늘 그래왔는데 새삼 미안하네요. 지도자 생활도 사실은 외아들 종민이(7)가 다니는 세륜초등학교에 농구팀을 창단해 코치를 맡고 싶은 게 꿈인데 집사람은 펄쩍 뛰어요.”
-프로농구 9시즌 중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이라면.
“현대시절이던 97~98시즌 챔피언결정전 3차전 4쿼터에 던진 3점슛 한방이오. 그날 성공한 게 딱 한방인데 1점 앞서고 있다가 기아 허재형이 한 골을 넣어 역전된뒤 내가 오른쪽 코너에서 3점슛을 꽂았어요. 2연패로 밀리고 있어서 그 경기마저 졌으면 끝장인데 운좋게 들어갔고, 3차전을 이겨 결국 7차전까지 가서 우승했지요.”
-취재현장에서 지켜본 그 순간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다.
“당시 신선우 감독이 같이 인터뷰실에 가자고 해서 ‘제가요? 왜요’라고 반문했어요. 신감독께서 기자회견장에서 ‘우리 팀에서 슛이 가장 좋은 선수’라고 칭찬한 게 이후 선수생활에 큰 힘이 됐어요.”
-‘플레이오프의 사나이’‘4쿼터의 사나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결정적인 슛을 많이 날렸는데.
“‘클러치슛’은 중독이에요. 그 맛을 알면 선수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죠. 후배들도 절대로 성급하게 굴지말고 준비하면서 때를 기다리면 좋겠어요. 프로는 그런거잖아요.”
-99~2000시즌 정규리그 우승 이후 LG로 트레이드됐을 때는 많은 팬들이 놀랐다.
“팀에 변화가 필요했고 당연히 움직여야 했어요. 저도 원했고요. 덕분에 LG에서 많이 배웠어요.”(조성원은 다음 시즌 LG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정규리그 MVP가 됐다)
-프로선수로서 가장 기뻤던 때를 기억한다면.
“LG·SK를 거쳐 친정팀인 KCC로 돌아와 이상민·추승균과 함께 3번째 챔피언을 일군 2003~2004시즌이오. 함께 호흡하고 싶은 멤버는 따로 있잖아요. 최고 스타인 이상민, 사나이 중의 사나이인 추승균은 평생 함께 할 ‘친구’입니다.”
-지도자로 나서야 하는데 본받고 싶은 지도자가 있다면.
“모비스의 임근배 코치요.
임코치처럼 선수들을 챙겨주는 지도자가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팬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지도자가 됐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열심히 공부하면서 준비하겠습니다. 아껴주신 만큼 관심있게 지켜봐 주십시오.”
〈글 김경호·사진 남호진기자〉
◇조성원 프로필
▲1971년 8월24일생
▲1m79, 80㎏
▲고명초-배재중-홍대부고-명지대
▲97년 현대-2000년 LG-2002년 SK-2003년 KCC
▲정규리그 통산 6,402점. 플레이오프 1,112점(1위) 정규리그 통산 3점슛 1,002개(2위) 플레이오프 3점슛 207개(1위)
▲97~98시즌 챔피언결정전 MVP(현대), 99~2000시즌 3점슛 1위(현대), 2000~2001 정규리그 MVP 및 베스트5(LG)
▲이은희씨(35)와 1남(종민·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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