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 입단식 현장] 설기현 '자신감은 영어 인터뷰에서 부터' [2006-07-13]

김준호200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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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 입단식 현장] 설기현 '자신감은 영어 인터뷰에서 부터' [2006-07-13]

[설기현 입단식 현장]

설기현 '자신감은 영어 인터뷰에서 부터'

[스포츠서울, 2006-07-13 11:33]

 

런던 근교의 레딩 FC를 찾는데 발걸음이 가벼울 수밖에 없었던 것은 꿈에 그리던 설기현(27)의 프레미어리거 입성 현장을 지켜볼 수 있다는 설렘도 있었지만 그 곳 사람들이 보여준 친절함때문이었다. 낯선 곳이었지만 레딩은 설기현의 입단식을 취재하고 싶다는 요청에 흔쾌히 응대하며 호의를 보여줬다. 12일 오후(한국시간) 레딩의 홈구장 마제스키 스타디움을 방문했더니 이미 국내외 취재진 20~30명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새로움에서 의욕이 묻어났다.

설기현의 입단으로 한국 팬들에게 알려진 레딩은 여기저기 새로운 것 일색이다. 135년의 긴 역사와 달리 2006~2007시즌에 비로소 프레미어리그에 첫 입성했다는 점도, 설기현이 7년만의 유럽생활 끝에 처음으로 프레미어리거라는 이름표를 달았다는 것까지. 더구나 존 마제스키 구단주의 클럽 인수 이후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1998년에 새롭게 건립한 홈구장 마제스키 스타디움도 빅클럽 도약을 위한 그들의 꿈을 읽을 수 있게 했다.

좁은 주택가에 포위(?)되어 있는 여타 클럽의 구장과는 달리 시내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것도 이채로웠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와 같이 주변 택지도 모두 마제스키 구단주 소유의 부동산개발회사 소유이기 때문에 확장성 면에서도 굉장한 메리트를 갖고 있다. 스타디움 주위에 부가 시설들이 한참 공사중이어서 프레미어리그의 착실한 '신입생'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영국의 다른 축구 전용구장과는 달리 넓은 주차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것도 특이한 점이었다.

기자회견장에는 국내외 취재진 약 20~30명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루었다. 프레미어리그 클럽이라는 점, 스티브 코펠 감독의 높은 인지도, 그리고 이번에 승격한 3개 클럽 중 처음으로 메이저 선수를 영입했다는 점들이 영국 현지 취재진들의 관심을 끈 것으로 보인다. 물론 마제스키 구단주와 코펠 감독에 대한 인터뷰가 더 많은 점은 있었지만, 설기현의 영입이 그저그런 뉴스거리가 아닌 것임에는 틀림 없었다.

◇자신감은 영어 인터뷰에서부터!

입단식, 그리고 그라운드에서의 사진 촬영이 끝난 후 설기현은 곧바로 영국 취재진들에게 둘러싸였다. 짧지 않은 유럽 생활 덕분에 자신있게 영어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리그 적응에도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설기현은 단번의 유명세로 급하게 유럽에 진출해 적응에 실패하는 아시아권 선수들과는 분명히 다르다. 레딩이 그를 영입한 이유 중에 하나도 그는 이미 머나먼 아시아에서 넘어온 생소한 선수가 아니라, 이미 유럽 무대에서 충분히 검증이 끝났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으리라.

또한, 레딩의 승격을 일궈낸 멤버들은 대부분 20대 초·중반이기 때문에 프레미어리그 잔류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큰 무대에서 성공과 좌절을 맛본 리더가 절대적으로 필요했을 것이다. 설기현이 바로 그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설기현은 이미 두번의 월드컵을 경험했고, 클럽 축구의 꽃인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골까지 기록한 적이 있으며, UEFA(유럽축구연맹)컵도 경험한 적이 있다.

◇영국 언론에서도 설기현을 베테랑으로 봤다.

프레미어리그의 제1 중계권자인 스카이스포츠는 이날 공식 기자회견이 끝난 후 치러진 골프행사에서 설기현을 취재해 뉴스로 소개했다. 영국내 700만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 민영방송사인 스카이스포츠는 설기현의 형식적인 기자회견보다는 골프채를 잡고 있는 그의 모습이 더 참신하고 재미있게 보일 수 있다고 판단한 듯 설기현의 다소 어눌한 스윙 모습과 영어 인터뷰를 실어 내보냈는데, 이 사실은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즉, 영국 내에서는 설기현이 이미 전혀 새로운 존재가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지금 막 아시아에서 갖 넘어온 선수였다면 그러한 뉴스 구성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설기현은 입단식부터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첫 출발을 알렸다. 한국 취재진들에게 아직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지 못했다면서, '런던 근교는 어디가 살기 좋은가?' '한국 위성채널을 시청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데 혹시 아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는 모습에서 가족을 중시하는 따뜻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레딩(영국) | 이찬일통신원

2006/07/13 11:33 입력 : 2006/07/13 11:48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