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렛,기막힌 사랑이야기02

황수정2006.07.14
조회33
-바·렛,기막힌 사랑이야기02

2년짜리 라이터

 

첫사랑..

처음으로 이성으로서 좋아했던 아이..

어릴적부터 함께 자랐고 내눈에 꼿쳐

매일 함께 지냈건 녀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 맘과 달리 우린 매일 싸우고 울리는 앙숙관계였습니다.

그녀석이 나를 무척 싫어했거든요.

 

집이 인천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그녀석과는 어쩔수 없이 생이별을 해야했고

나이다 들고 철이들어가면서

가끔그녀석을 꼭 한번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내 첫사랑을..

 

하지만 시간은 내 기억속에서

차츰 그녀석을 잊게 해 주더군요.

 

그리고 12년뒤..

우연히 친구의 약속장소에 묻어 나갔던난,

내 첫사랑을 다시 보게되었습니다.

사실 처음엔 알아보지 못했죠.

그 녀석이 먼저 아는척을 하지 않았다면.....

많이 변해버린 그놈의 모습은

내게 적지않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내 첫사랑이 이렇게 망가질 수가 ..

키도 크고 얼굴도 그정도면 봐줄만 했지만

불량스러운 옷차림과 헤어스타일..

한마디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불량스럽게 보이는

그 녀석의 모습은 내가 상상했던 첫사랑과는

너무 달라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녀석은 뭐가 재미있는지

내 친구들 앞에서 나의 험담을 끝없이 늘어놓더군요

 

그날 외모에서 60점 감점을 받은 녀석은 나의 불편한 심기를 더욱 자극해서

100점만점의 감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날을 시작으로 내핸드폰의 수신번호의80%이상은

나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그놈의 전화번호로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언제나 먼저 전화가 왔죠.

하루도 빠지지않고..

전화를 안받으면 수십통의 문자로 나를 괴롭혔습니다.

 

그렇게 지긋지긋한 1년이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1년뒤 더이상 드녀석은 나의 첫사랑이 아니었습니다.

그 앤 학생이면서도 술도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오토바이도 끌고다니며 싸움도 하고 다니는

불량학생이었습니다.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하는날도

한두번이 아니었고

술이 취해 새벽이든 밤이든 전화해 나를 무척 곤혹스럽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가끔 술에취해 내게 사랑한더는 고백을 했지만

전 단호하게 한번만더 그런 얘기를 한다면 두번다시

만나지 않겠다고 했죠.

그러면 정말 영영 못만날까봐 그녀석

"미안하다" 라는 말로 애써말을 끊었습니다.

미운정도 정이라고 녀석이 싫지는 않았지만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런 그 녀석이 어느날부터 나와의 모든연락을 끊더군요.

전화도 안오고 받지도 않고..

메신저도 들어오지 않더군요..

일주일..한달..두달..갑자기 사라진 녀석..

처음엔 속이 시원하고 무언가 해방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간도 잠시..

시간이 지날 수록 걱정이 되고 그녀석에게 화가 나더군요.

 

그리고 정확하게 두달하고 이틀뒤 늦은밤.

그녀석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많이 취한 듯한 목소리..

 

"나..이틀뒤에..한국 떠난다..우리 부모님들..나같은 망나니는

더이상 한국에 있으면 학교도 졸업도 못하고 부모얼굴에 먹칠만하게 될꺼라고..제발 어디든 나가 있으라고 애원을 하시네..

너 시간되면 모레 꼭 와주라..

떠나기 전에 얼굴 한번 보고싶거든.."

 

그토록 기다리던 그녀석은 전화내용은

3류드라마 속 주인공이 날리는 처절한 멘트였습니다.

 

그렇게 오랜만의 통화는 그녀석의 말만 들은 채 끊어졌습니다.

그동안 왜 전화 한번 안했는지

도데체 무슨일이 있었는지 궁금했지만

난 한마디 말고 안 한채 전화를 끊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날 난 무언가에 배신당한 기분같은 것이

들었던것 같습니다.

 

그놈이 출국하는날 많이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자존심이라는 바보가 절 못가게 만들더군요.

그리고 그날 처음으로 그녀석때문에 울었습니다.

많이..아주 많이..

미안해서..?서러워서..?

뭐가? 왜 ? 왜운거지..?

하지만 눈물은 멈출 생각을 안 하더군요.

 

그리고 며칠 뒤 그녀석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왜 안왔냐고..

줄거 있었는데 못줬다며 머럭 화를 내더군요

그리고 며칠뒤 자그만 소포가 도착했습니다.

 

이쁘지만..

내겐 아무 쓸모없는 은빛 지포라이터였습니다.

그놈이 쓰던 라이터 였는지..

아직 기름이 들어있는 그 라이터 뒷면에는 ..

 

'2년동안 잘 가지고 있어'

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엇습니다.

 

이놈,담배도 피우지 않는내게 웬 라이터 선물을..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어느새 라이터에대한 관심이

사라질때쯤..

그놈에게 한통의 메일이 왔습니다..

짤막하더군요..

 

'라이터는 이라는 뜻이 있는 물건이래'

 

첫사랑..그놈도 내가 첫사랑이라네요..글쎄..

나도 모르게 가슴이 쿵쾅거렸습니다.

그리고...

 

'깊은우정,얕은사랑중에 넌 어느쪽이좋아?

난 얕더라도 너와 사랑을 하고싶어'

라는 글이 적혀있었습니다.

 

하지만 내 커다란 자존심이라는 바보는 또다시

"난 우정이 좋아" 라는 짧은 답메일을 보내더군요.

바보같이...

 

그 후 그녀석은 형식적인 짧은 메일을 통해 내게

안부를 전할 뿐 예전처럼 내게 적극적인

대쉬를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내 품안에는 그놈의 라이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꾸 그놈이 생각나기 시작했습니다.

 

미친사람처럼 빈방에서 혼자 그녀석의 이름도 불러보고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하지만 허한마음은 채워지질 않았습니다.

그깟자존심이 뭐길래..

사랑한다고 먼저 말하면 되는데..

 

그리고 매일같이 전화기를 들었다 놨ㄷ를 반복하다가

어느날 그녀석이 했던것처럼

술기운을 빌려 전화를 했습니다.

 

"..저..저기.."

"아..오랬만이네. 왠일이야? 먼저 전화를 다하고?"

"아..아니..뭐..연락도 ..안돼고 해서..그냥.."

"아..그래..너  술마셨냐?목소리가 조금 이상하다.." 

"으응..조금.."

"........"

 

서로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습니다.

 

"언..언제와..? 거기서 계속 살꺼야..?"

"아니..2년있다 갈거야..."

"아..그렇구나..근데..라이터 이거..버리면 안돼..?"

"...........안왜 2년동안 잘 가지고 있으라고 했잖아!"

"이거 내가 쓰지도 못하고.."

"나 그거 엄청 아끼던거였거든..그건 나나 다름없는거야..

너 그거 버리면 나 버리는거잖아.."

 

순간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말.....말이 되냐..?"

"어, 돼 절대 버리지 말고 갖고있어..

대신 2년뒤엔 그 라이터 손에 쥐어있지말고

내 손쥐고있어라.."

".....?"

"......늦었다......잘자라.."

 

또 바보처럼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난 끊어진 수화기를 들고 바보처럼 말했습니다.

 

".......사랑해......."

 

그랬습니다.

지금 내 품안에 있는 라이터는...

그녀석이 내게 준 2년짜리 애인이었습니다.

이제난..내 첫사랑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아마도 2년뒤 제 손엔 라이타 대신

그놈의 따뜻한 손이 꼬옥 쥐어져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