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봄 한철격정을 인내한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분분한 낙화……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지금은 가야 할 때,무성한 녹음과 그리고머지않아 열매 맺는가을을 향하여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헤어지자섬세한 손길을 흔들며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나의 사랑, 나의 결별,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내 영혼의 슬픈 눈. - 이형기 - 아주 어려웠던 어린 시절 조그마한 자취방에서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쇼를 들으며 종종 읊었던 시이다. 그때는 뜻도 의미도 아무것도 모른채 막연하게... 해자는 낙화가 "소멸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의미한다고 했다. 소멸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것은 잊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곁에 있는데 찾을수 없음에 대한 슬픔, 그 처절한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리라!... 비 내리는 문산 산장에서 문득 저 멀리 있던 아득한 기억이 나를 끄집어 내었다.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오늘 아름다운 사람이 되는 것은 처참하게도 슬픈 일이다.
낙화,상실에 대한 두려움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 이형기 -
아주 어려웠던 어린 시절 조그마한 자취방에서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쇼를 들으며 종종 읊었던 시이다.
그때는 뜻도 의미도 아무것도 모른채 막연하게...
해자는 낙화가 "소멸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의미한다고 했다.
소멸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것은 잊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곁에 있는데 찾을수 없음에 대한 슬픔,
그 처절한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리라!...
비 내리는 문산 산장에서
문득 저 멀리 있던 아득한 기억이 나를 끄집어 내었다.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오늘 아름다운 사람이 되는 것은 처참하게도 슬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