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가 슬픈 이유

전아름2006.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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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가 슬픈 이유

─────────────────그남자♥ 나는, 아주 많은 거 준비하고 있었어. 이를테면 나는 사실 소주를 좋아하지만 넌 소주를 못 마시니까 나도 너처럼 와인에 익숙해지려고 어울리지도 않게 와인을 집에 사다 놓기도 했다? 나는 지루한 영화는 죄악이라고 생각하지만 니가 워낙 재미없고 지루한 영화만 좋아하기에 나도 주말마다 그런 영화들만 빌려 보고 그랬어. 그런 거 있잖아, 무슨 영화제 수상작, 그런 거. 중간에 잠든 게 더 많긴 했지만 그래도 몇 개는 끝까지 봤어. 진짜로. 지난번 극장에 갔을 때 니가 커튼 먼지 때문에 막 기침하는 거 보면서는 나중에 우리 집엔 커튼 대신 블라인드를 달아야겠다.. 그런 생각도 했다? 우습지? 우습겠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에도 너는 그만 만나자.. 그 말만 준비하고 있었을 텐데.. 생각해보면 그렇게 길지도 않은 시간이었는데 난, 참, 많은 꿈을 꿨다? 너랑 하고 싶은 일이 진짜 많았어. 너한테 버림받아서, 아니면 니가 돌아서 버려서 아프기 보다는.. 난 그래서 지금 마음이 아프다. 해주고 싶은 게 진짜 많았는데 이젠 그럴 수가 없어서 너무 안타깝네.. ─────────────────그여자♥ 니가 나 좋아한다고 했을 때 나는 아닌 것 같다고 했던 거 기억하니? 잘은 모르지만 다른 남자들은 보통 그러지 않나? 마음으로는 울어도, 겉으론 그냥 "그래 알았다.." 그러고는 그 길로 돌아서서 술을 마시거나 친굴 만나거나. 그런데 너는 그 자리에서 꼼짝도 안 하고 서 있더니 꼭 마네킹처럼 그러고 있더니 그렇게 말했다? 내가 더 잘해주면 안되겠냐고. 나는 그 때 감동받았어. 그런 고백은 처음이었거든. 아니, 지금 생각해도 다시 그런 고백은 받지 못할 것 같아. 그랬는데.. 물론, 너는 그 말대로 했고.. 어쩌면, 그래서 내가 더 미안해졌다? 진작 말했어야 하는데, 이렇게 늦어진 거.. 있잖아.. 나는 아무래도, 니 마음처럼은 안 될 것 같아. 니가 고마운데, 고마운 만큼 니가 좋지는 않아. 부담스러워. 니가 너무 잘해 주니까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커져서 그래서 헤어져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또 니가 너무 잘해 줘서 헤어지자는 말을 이제껏 못했어. 길지도 않은 시간이었는데 난 너한테 너무 많이 받았어. 더 받으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 그남자그여자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