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랑

이강율2006.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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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랑

내 하얀 우산은 맨 처음 샀을 땐 날씬한 미인처럼 예뻤다
허나 빛이 바래자 누렇게 색이 변했고 얼룩도 생겼다
게다가 너무 길어 불편하기도 했다
난 비가 올 때마다 우산을 들고 나갔다
그리고 난 기회를 만들기 시작했다
비 오는 날 우산을 가지고 나가...
슬쩍 어딘가에 두고 오길 은근히 꿈꾸면서...
그럼 새걸 살 수 있을 테니까...
멋진 생각 아닌가?

그런데 우산도 자존심이 상했던 걸까?
구박받던 그 우산은 어느 날 사라졌다
허나 막상 잃고 나자 마음이 영 허전했다

나의 허락 없이 사라질 수 없었다
난 찾으러 나섰다
갔던 델 모조리 뒤졌다
책방? 식당? 지하철?
다 뒤지다가 극장에서 찾았다
잃었던 내 사랑이 뾰루퉁한 채 거기 있었다
하지만 만약 우산을 영영 잃어버렸다면
그 서운함도 묘미 있었으리라...

재회는 말로 쉽게 설명 못 할 미묘한 것...


영화『소친친(小親親)』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