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 콜라 협박에 ‘쉬쉬’…피해 발생

신동운200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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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40대 여성이 거액의 돈을 요구하며 코카콜라 병에 독극물을 넣은 사건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콜라를 먹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피해자도 발생했는데, 회사측의 늑장 대응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창화 기자. 피해가 나기 전에 코카콜라 회사가 수차례 협박을 받은 사실이 취재과정에서 드러났다구요?

<리포트>

네.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코카콜라측은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통해 무려 70여차례의 협박을 받아왔는데요.

이 과정에서, 협박범은 이미 독극물을 넣었음을 암시하며 독극물이 든 콜라를 놓았다는 구체적인 지역까지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카콜라측은 이런 위험을 거래처나 일반인들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건의 전말을 취재했습니다.

지난 8일, 전남 화순에 있는 이 슈퍼마켓에서 수상한 콜라 두병이 발견됐습니다. 냉장고가 아닌 탁자위에 콜라가 놓여 있었던 건데요,

<인터뷰>슈퍼마켓 주인 : “여기에 얌전하게 두 병을 놓고 갔더라고요. 그래서 사람이 없으니 누가 물건을 사려다가 그냥 주인이 없으니까 여기에 얌전하게 놔두고 갔나보다 하고 (냉장고에) 갖다 넣어놨단 말이에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슈퍼마켓 주인, 그런데 다음날, 갑자기 콜라 회사 직원들이 가게를 찾아와, 문제의 콜라를 가져갔다고 합니다.

<인터뷰>슈퍼마켓 주인 : “콜라회사에서 오더니 바로 알더라고요. 라벨이 틀리고 날짜가 틀린 거예요. 그 두 개가...그리고는 (콜라회사 사람들이) 꺼내들더라고요. 아주머니, 보세요 라벨도 틀리고 색깔도 틀리고 말랑말랑하다는 거예요.”

콜라회사에서는 어떻게 알고 이 가게를 찾아왔던 걸까요? 이미, 코카콜라는 지난 1일부터 20억원을 주지 않으면 제품에 독극물을 넣겠다는 협박을 받고 있었습니다.

전화와 이메일로 받은 협박만 일흔 다섯 차례, 지난 9일 도착한 문자에는 “어젯밤에 일을 벌였다” 며 아예 범행 지역을 알렸던 것입니다.

<인터뷰>정경채(광주광역시 서부경찰서) : “본인 요구가 빨리 실행이 안 되고 하니까 회사 측에 좀 더 직접적으로 압박을 가하기 위해서 실질적으로 화순지역에도 그 것(독극물 든 콜라)을 갖다 놓고, 그 위치를 (콜라회사에) 알려주고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런 문자를 받고 수거를 해가면서도 콜라회사에선 독극물의 가능성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콜라가 발견된 후 수거까지 하루, 그동안 이 콜라가 팔렸더라면 어떻게 됐을까요?

<인터뷰>슈퍼마켓 주인 : “그런데 그 음료수가 안 팔린 거예요. 다행히도 이틀 동안에는... 다행히도 그렇게 잡았으니 다행이잖아요. 내가 안 팔았으니까. 내가 모르고 팔았으면, 먹었으면 다른 사람이 또 피해를 봤을 것 아니에요”

이런 가운데 다른 지역에선 실제로 피해자가 생겼습니다. 스물 다섯 살 이모씨는 지난 9일, 담양의 식당에서 일하는 어머니가 가져온 콜라를 마신 뒤 이상한 증상을 느꼈는데요,

<인터뷰>이 모씨 : “탄산음료 같은 경우는 병뚜껑을 열면 김이 나오잖아요. 그 김이 강도가 약했어요. 그래서 일단 컵에 따라 먹었는데 컵의 색깔이 약간 녹색으로 (보이더라고요)”

수상하다싶어 콜라회사에 연락을 했던 이 씨, 그러나 회사 측에서는 이미 독극물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씨에게 별다른 주의를 주지 않았다는데요.

<인터뷰>이씨 어머니 : “코카콜라 직원이 나와서는 지금 먹은 지 두 시간이 지났는데 무슨 약이 들어 있었으면 구토가 나올 텐데 약은 아닌가보다고 하더라고요. 직원이. 코카콜라 직원이 그러더라고요. 뭘 타긴 탔으나 약은 생각지도 않고 그쪽에서 그렇게 생각하더라고요”

약이 아닌 것 같다던 코카콜라 측은 수거한 콜라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맡겼습니다. 다음 날, 콜라에서는 극소량만 먹어도 치명적인 제초제가 검출됐습니다.

<인터뷰>정경채(광주광역시 서부경찰서) : “파라콰트 실험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는데 그 물질은 국내 제초제인 그라목손 성분이고 성인 60kg 남자가 1800mg(반 티스푼) 정도를 마셨을 때 치사량에 이르는 성분입니다”

회사 측은 제초제가 검출된 후에야 이씨를 병원으로 가도록했는데, 이미 상태는 많이 악화된 뒤였습니다.

<인터뷰>이씨 어머니 : “어제는 사람도 못 알아보고 혈액검사를 하고 소변 검사를 하니까 (소변)색깔이 자꾸 변하는 거예요. 의사가 하는 말이 너무 시간이 많이 흘렀다 이거죠. 속이 퍼질 만큼 퍼졌는데 왜 지금 왔냐...지금 치료해봤자 가망이 없고... 그런 식으로 의사가 말을 하더라고요”

이 씨는 현재 다행히 의식은 찾았지만 아직도 위험한 상태라는데요. 콜라를 마신 뒤 바로 병원에만 왔어도, 상황은 달랐을 거라고 합니다.

<인터뷰>홍세용(이씨 주치의) : “검사 상으로는 폐기능이 한 20%정도 손상이 온 것 같고, 그 이외에 췌장염이라고, 장기 중 하나인데 그런 손상이 나타났습니다. 이 중독의 특징이 하루하루 나빠지는 것이 특징이거든요”

쉬쉬하며 늑장대응을 하는 동안 피해가 생겼다는 지적에 대해, 코카콜라측은 협박의 진위가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 신중하게 대처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한국 코카콜라 보틀링 관계자 : “범인이 예를 들면 그게 (협박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이 안 되는 상황이잖아요. 계속 오히려 소비자를 안전하게 보호하려면 빨리 범인을 찾는 게 중요한 거죠”

그러나 당시, 회사 측은 단순히 협박을 받는 수준이 아니라 협박범과 수차례 접촉을 시도하고 있었을 만큼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는데요.

<인터뷰>정경채(광주광역시 서부경찰서) : “자기번호를 알리면서 회사 측에 알려라, 실행하겠다 이런 식으로 제보됐고 그 번호를 저희 경찰서에서 받고 회사 측에 대화창구 번호로 알려준 겁니다. 그래서 7월8일, 9일 양일간에 계속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여지를 계속 갖도록, 대화가 오간 거죠. 회사하고 피의자하고”

결국, 피해자가 생긴 뒤인 지난 11일에야 코카콜라측은 문제된 지역에서만큼은 공개 리콜을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인터뷰>이명우(한국 코카콜라 보틀링) : “저희들이 수거하는 지역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광주, 화순, 담양지역으로 저희들이 예상하기에는 백 만병 정도 저희들이 수거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광주를 비롯한 다섯 개 지역의 거래처만도 수천여곳. 실제로 리콜이 신속히 잘 이뤄질지에도 의문인데요,

취재진은 어제, 콜라가 얼마나 수거됐고, 폐기처리가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찾아갔지만 회사 측은 취재를 완강히 거부했습니다.

다만, 한 관계자는 콜라 수거에 빈틈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는데요, 도매상에서 나가는 물량은 사실상 확인이 안된다고 했습니다.

<인터뷰>한국 코카콜라 보틀링 관계자 : “거래처에는 저희가 방문, 확인이 가능하니 전량 회수가 가능한데 도매상에서 취급해주는 업소들은 저희가 자료 자체가 없기 때문에 도매상에서 저희한테 요청해주면 그런 부분이 해결 가능한데 말씀 안 해주시면 그런 문제가 없지 않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독극물 사건의 용의자는 지난 10일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얼마 전 교도소에서 출소한 40대 여인, 박 모씨였는데요.

<인터뷰>정경채(광주광역시 서부경찰서) :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금품을 필요로 했고 또 성수기인 음료 회사를 상대로 이런 일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씨가 붙잡힌 뒤에도 사건은 종결되지 않았습니다. 박씨가 전남뿐 아니라 전북지역도 오가는 등 의심스러운 행적이 추가로 밝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게다가 박 씨는 그동안 다른 사람의 ID와 은행계좌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공범자가 있었는지도 의문입니다.

<인터뷰>정경채(광주광역시 서부경찰서):“다른 공범이 있는지와 독극물이 든 음료를 다른 지역에도 배포했는지에 대해서 수사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박 씨의 진술 역시 오락가락 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이번 독극물 사건과 관련한 여러 의혹을 밝히는 것과 함께 사후대책 역시 철저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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