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性)대결'로 번진 스타벅스 논쟁

최윤정200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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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대결'로 번진 스타벅스 논쟁

[쿠키뉴스 2006-07-20 09:49]

 

 

'성(性)대결'로 번진 스타벅스 논쟁


 

[쿠키 톡톡] 가격 거품 및 고칼로리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스타벅스 논쟁’이 때아닌 남녀 ‘성(性) 대결’로 번지고 있다.

 

최근 ‘한국 스타벅스 커피값이 유독 비싸다’ ‘스타벅스 커피의 높은 칼로리가 건강을 해친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인터넷에선 스타벅스 찬반 논쟁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논쟁의 초점이 커피가 아닌 남녀 취향 차이에 대한 공방으로 변질되는 양상이다. 스타벅스 커피를 즐기는 고객층에 여성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 때문에 관련 토론이 벌어지는 온라인 공간마다 남녀 편가르기가 계속되고 있다.

 

네티즌 댓글은 여성의 스타벅스 선호 현상을 ‘허영심의 발로’라 폄하하는 남성글과,‘그런 말 하려면 남자들 술값부터 아끼라’고 반박하는 여성글로 양분된다. 전문가들은 사회에 존재하는 문화적 다양성을 인식하고 존중하는 풍토가 아직 자리잡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男 “밥값보다 비싼 커피를 마셔?” VS 女 “술값이나 아끼시지!”

 

남성 네티즌 ‘pmod*’는 스타벅스 토론이 벌어진 한 사이트에서 “여자들은 돈 아끼려 3000원짜리 밥을 먹으면서도 커피는 꼭 비싼 스타벅스에 가서 마신다”며 “여성 미니홈피에는 삼계탕이나 갈비탕 먹고 찍은 사진은 없어도 스타벅스에서 찍은 사진은 반드시 등장한다”고 비꼬았다.

 

다른 네티즌도 “남자끼리는 스타벅스에 잘 가지 않는다”며 “분위기 잡는다고 스타벅스에서 잡지 읽는 여자를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했다.

 

남성 네티즌이 올린 글을 종합하면 스타벅스를 자주 찾는 여성은 ‘부모님께 받은 용돈으로 한 잔에 4000∼5000원 하는 커피를 마시며 몇 시간씩 수다떨다 집에 와서는 TV 드라마나 연예 오락 프로그램만 보는 한심한 부류’로 요약된다. 스타벅스 논쟁을 계기로 ‘여성 문화’를 싸잡아 폄하하는 식이다.

 

여성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가 알코올 소비 세계 2위란 사실을 상기시키듯 여성의 커피 문화와 대비되는 남성의 술 문화를 타깃으로 삼았다.

 

여성 네티즌 ‘mimi56*’는 “비싼 위스키에 침 흘리는 남성에게 스타벅스 커피 마시는 여성을 나무랄 자격은 없다”고 했고,‘aouse*’는 “커피는 식욕을 해결하는 게 아니라 문화를 소비하는 행위”라며 “문화 다양성이 존재하는 게 뭐가 나쁘냐”고 말했다.

 

고급스런 겉모습이 아니라 실용성 때문에 스타벅스를 찾는다고 반박하는 여성도 있었다. 네티즌 ‘hehe77*’는 “스타벅스에 가는 이유는 그나마 시간 대비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라며 “오래 앉아 있어도 눈치 보이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회

 

스타벅스 논쟁이 엉뚱하게 성 대결로 번진 이유는 뭘까.

 

한국여성개발원 장미혜 박사는 “스타벅스는 다른 커피 브랜드보다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이런 마케팅은 요즘 젊은 여성의 소비 취향과 맞아 떨어지지만 남성 소비자는 거리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특정 마케팅 기법이 남녀간에 ‘스며드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상반된 반응을 가져온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아마 중·장년층으로 갈수록 스타벅스를 둘러싼 취향 차이는 줄어들 것”이라며 “인터넷은 익명과 극단의 공간인 만큼 이같은 성대결을 전체 남녀 대결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다양성과 취향의 차이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존중돼야 하는데 우리 인터넷 문화,또는 사회 전반적으로 아직 그런 풍토가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진희 기자 ji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