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도보여행 3일째....

김관영2006.07.20
조회17

모기와의 전쟁......

안그래도 오지않는 잠을 몇번이나 깼는지 모르겠다.

제주도 도보여행 3일째....

이젠 시간도 늦어 더이상 바이킹을 즐기는 사람들의 비명도

잦아들었다. 눈을 떠보면 1시간이 지나있었고, 다들 신기할

정도로 잘 자고있었다.

 

그냥 가만히 앉아 모기에 물린 다리를 긁적이며,

이제는 까맣게 사라져가는 바다를 눈을 찡그리며 바라본다.

보이는 건 희미한 바다 물결과

들리는 건 밀물 때문에 가까워진 파도소리 뿐......

 

아침이 밝은 뒤 처음으로 한 것은 어제 못 마신 술한잔....

컵라면과 냉동식품 약간을 사서,

조촐하게 4명이서 한라산과 함께했다.

 

날씨는 정말 타는 듯이 더웠다.

오늘부터는 히치만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걱정은 없지만,

차를 잡기까지 서서 기다리는 동안 흐르던 땀과

냄새는 참 감당하기 힘들었다.

 

목적지는 미로공원과 만장굴이다.

미로공원은 가봤지만, 만장굴은 처음이다.

별 기대는 되지않았지만, 시원하다는 말에 솔깃하다......

제주도 도보여행 3일째....

해안도로를 벗어나는 길은 걷기로 했다.

차를 잡을 수도 있었지만, 걷지 않는 여행은 의미가 없다.

그렇게 3km정도를 걸어서 만장굴에 도착했다.

여긴 겨울이다.......ㅡ,.ㅡ

제주도 도보여행 3일째....

그다지 특별하달 것 없이 미로공원을 향한 것 같다.

설겆이랑 밥을 내기로 먼저 탈출하기 시합을 했다.

결과는 민우와 나의 꼴찌....

벌써 두번째 오는건데..... 헐......

좋았던 건, 자전거 여행객이나 도보 여행객에겐

입장료를 반값에 주었다는 것이다.

얼마나 우리가 그지같이 보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 도보여행 3일째....

곧바로 향한 곳은 하도리에 있는 하도 해수욕장 주변이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태민이의 말빨로 5만원에 10명이 잘 방을

얻을 수 있었다.

 

하늘에 조금씩 먹구름이 드리우는 것 같아,

왠지 기쁘기도하고 슬프기도 했다.

바람은 점점 강해져서,

왁스와 모자로 붙잡아 놓은 내 머리카락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불어제꼈다.

그래도 하도리의 바닷가는 참으로 평온한 모습이었다.

대기의 요동침과 바다는 별개의 것이었다.

내 주변 환경이 요동쳐도 난 저럴 수 있을까.......

제주도 도보여행 3일째....

고기와 술을 벗삼아 이밤을 보내기엔

드센 바람이 우릴 웃으며 놔두지만은 않았다.

적당히 들이킨 후 빠르게 잠에 빠져들었다.

어제의 피로가 누적된 것도 있으리라......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푹신한 담요와 함께 잠드는 기분은

 

잠시나마 떠오른 집 생각......

 

아니, 단지 무언가 날 편안하게 쉴 수 있게 해줄

 

그 무엇인가가 그리워지는 기분이었다.

 

그게 마음이 되었든,

 

몸이 되었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