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지 정확하지 않지만 나는 나의 존재가 뒤틀린 인생이란 것을 느꼈다.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느낀 이후부터 항상 나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무력감이다.
존재와 현실에 대해 어찌할 수 없는 바로 그 무력감! 뒤틀려버린 존재, 그 뒤틀림위에서 차곡차곡 쌓여 가기만하는 삶의 체증은 나를 이유모를 불안감에 빠지게 했다. 그리고 언제쯤이면 이 뒤틀림 위에 불안하게 세워진 현실이 무너져 내릴까하는 조바심에 많은 날들을 잠 못 이루고 뒤척였다.
뒤틀린 존재를 부정하며 현실만을 인정하려는 나의 집념에, 삶은 나에게 매서운 회초리를 들었다. 내가하는 모든 생각과 일들은 나의 조바심대로 하나씩 무너져 내렸고, 뒤틀림을 잡아보려는 나의 처절한 몸부림은 존재의 질긴 끈들마저 하나씩 끊어내고 있었다. 내 앞을 가로막은 무력감이 더 큰 절망이 되어 나를 짓눌렀고 제대로 저항도 해보지 못한 나는 뒤틀린 현실에서 몸을 빼내기 위해 발버둥 쳤다.
존재에 희롱당하고 현실에 휘둘림 당하는 자신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쳤다. 하지만 자신을 무작정 보호하려는 두터운 보호막에 가려 다른 아무것도 보지 못한 나는, 그렇게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서서히 절망에 빠져들었다.
인생에서 죽음의 길이 최선의 해결방법으로 떠오르는 그 암울한 시간, 모두가 떠나버린 나의 곁에는 아무도, 아무것도 없었고 난 그저 알몸으로 끝없는 나락 속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 긴 시간, 아주 긴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느끼는 것이 있다. 삶이 내게 가한 매서운 회초리의 의미. 그 의미를 조금 일찍 깨달았으면 이렇게 절망하지도 않고 삶을 포기하려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는 내 뒤틀린 존재자체를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무너진 현실을 나의 부족함과 우매함으로 인정하자 세상은 다른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아무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내 눈에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고 가슴속 밑바닥에서 치밀어 오르는 것이 있었다.
제대로 도전도 해보지 못한 인생을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가슴속에 피어오른 것이다. 이제, 아주 조금 느낀 그 의미의 끈을 나는 놓치고 싶지가 않다. 나는 내게 주어진 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다는 욕망이 샘물 솟듯 솟아올랐다. 참담했었던 그 마음으로, 어떤 상황에도 절망하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걷는 한 젊은이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다.
외로움과 절망을 겪고, 그 절망에 굴하지 않는 그런 젊은이, 이것이 또 다른 나의 모습이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삶의 끝자락에서 헤어나려는, 흐트러진 자신의 존재를 올바르게 세워보려는 생각으로 총알이 날아다니고 검은 음모가 난무하는, 삶과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그에게서 나의 참모습을 찾아보고 싶다.
암울한 내 정신은, 곧 우리나라의 불확실한 외교와 정치, 수출시장의 다변화와 원유수급의 불안정으로 최대위기에 처한 국내현실과 비교됐다. 맹방으로 여겼던 미국에 소외되고 세계 각국의 자원 확보전쟁에 뒤처진 오늘날의 대한민국. 이 총체적인 난국을 헤쳐 나가는 하나의 방법으로 난 한명의 젊은이를 내세웠다.
나는 우리의 기업과 기술자들이 밀림이 뒤덮인 정글 속에서, 열사의 사막 한가운데서 검은 황금, 원유를 탐사하고 뽑아내기 위해 목숨을 내걸고 작업에 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우리의 기업과 기술자들이 밀림과 사막 속에서 석유를 캐내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다. 우리가 무심히 켜는 전등 하나하나가 그저 산유국에서 사오는 그런 하찮은 것이 아닌, 우리의 기업과 우리들의 아버지, 형님들이 목숨을 걸고 뽑아내는 그런 소중한 것이란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정부지원이 턱없이 빈약한 상황에서 기업의 이익과 국가의 이익이라는 두 가지 명제를 가슴에 안고, 오늘도 지구 어느 곳의 이름 모를 오지에서 땀 흘리는 우리의 알려지지 않은 일꾼들······.
하지만, 나는 이글을 쓰면서 그동안 내가 알지 못했던 많은 감춰진 사실들을 알게 됐다. 냉전이 종식되고 각국의 정보요원들이 자원 확보에 투입되어 보이지 않는 목숨을 건 혈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원전쟁이라는 현실의 뒷면을 파헤치고 그 추악한 전쟁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한 젊은이의 좌절과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 남미의 현지반군들과 거대 다국적기업의 견제, 미국 CIA의 협조와 배신! 이 모든 것을 헤쳐 나가며 당당히 홀로서는 대한민국의 젊은이!
그에게는 이미 국가라는 의미와 선과 악이라는 기준은 없다. 오직 생존을 위해 발걸음을 내 디딜 뿐! 그의 앞길을 가로막는 자가 곧 적인 것이다.
이제 그가 남미를 거쳐 북미대륙, 러시아와 아프리카를 잇는 대 장정의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가진 것이 없기에 잃을 것도 없는 그가 대한민국을 산유국으로 만들겠다고 나섰다.
배럴당 70달러를 웃도는 고유가시대에 우리는 그의 간결하면서도 저돌적인 행보에 눈과 귀를 기울여야하지 않을까?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듯한 그를 그리며 나는 가슴한쪽이 서늘해지고 아려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뒤틀린 우리의 역사, 누구하나 시원하게 밝혀주지 못하는 우리의 뿌리, 그 뿌리를 잘라낼 수도 없고 거부할 수도 없는 그의 좌절과 절망. 이를 극복하려는 처절한 몸부림!
이것이 우리들의 참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유정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곳엔 김준의 꿈이 있고 미래가 있었다. 피할 수도 없었고, 피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 본문 중에서 -
잉카의 전사
'잉카의 전사' 작가의 말
언제인지 정확하지 않지만 나는 나의 존재가 뒤틀린 인생이란 것을 느꼈다.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느낀 이후부터 항상 나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무력감이다.
존재와 현실에 대해 어찌할 수 없는 바로 그 무력감! 뒤틀려버린 존재, 그 뒤틀림위에서 차곡차곡 쌓여 가기만하는 삶의 체증은 나를 이유모를 불안감에 빠지게 했다. 그리고 언제쯤이면 이 뒤틀림 위에 불안하게 세워진 현실이 무너져 내릴까하는 조바심에 많은 날들을 잠 못 이루고 뒤척였다.
뒤틀린 존재를 부정하며 현실만을 인정하려는 나의 집념에, 삶은 나에게 매서운 회초리를 들었다. 내가하는 모든 생각과 일들은 나의 조바심대로 하나씩 무너져 내렸고, 뒤틀림을 잡아보려는 나의 처절한 몸부림은 존재의 질긴 끈들마저 하나씩 끊어내고 있었다. 내 앞을 가로막은 무력감이 더 큰 절망이 되어 나를 짓눌렀고 제대로 저항도 해보지 못한 나는 뒤틀린 현실에서 몸을 빼내기 위해 발버둥 쳤다.
존재에 희롱당하고 현실에 휘둘림 당하는 자신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쳤다. 하지만 자신을 무작정 보호하려는 두터운 보호막에 가려 다른 아무것도 보지 못한 나는, 그렇게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서서히 절망에 빠져들었다.
인생에서 죽음의 길이 최선의 해결방법으로 떠오르는 그 암울한 시간, 모두가 떠나버린 나의 곁에는 아무도, 아무것도 없었고 난 그저 알몸으로 끝없는 나락 속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 긴 시간, 아주 긴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느끼는 것이 있다. 삶이 내게 가한 매서운 회초리의 의미. 그 의미를 조금 일찍 깨달았으면 이렇게 절망하지도 않고 삶을 포기하려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는 내 뒤틀린 존재자체를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무너진 현실을 나의 부족함과 우매함으로 인정하자 세상은 다른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아무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내 눈에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고 가슴속 밑바닥에서 치밀어 오르는 것이 있었다.
제대로 도전도 해보지 못한 인생을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가슴속에 피어오른 것이다. 이제, 아주 조금 느낀 그 의미의 끈을 나는 놓치고 싶지가 않다. 나는 내게 주어진 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다는 욕망이 샘물 솟듯 솟아올랐다. 참담했었던 그 마음으로, 어떤 상황에도 절망하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걷는 한 젊은이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다.
외로움과 절망을 겪고, 그 절망에 굴하지 않는 그런 젊은이, 이것이 또 다른 나의 모습이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삶의 끝자락에서 헤어나려는, 흐트러진 자신의 존재를 올바르게 세워보려는 생각으로 총알이 날아다니고 검은 음모가 난무하는, 삶과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그에게서 나의 참모습을 찾아보고 싶다.
암울한 내 정신은, 곧 우리나라의 불확실한 외교와 정치, 수출시장의 다변화와 원유수급의 불안정으로 최대위기에 처한 국내현실과 비교됐다. 맹방으로 여겼던 미국에 소외되고 세계 각국의 자원 확보전쟁에 뒤처진 오늘날의 대한민국. 이 총체적인 난국을 헤쳐 나가는 하나의 방법으로 난 한명의 젊은이를 내세웠다.
나는 우리의 기업과 기술자들이 밀림이 뒤덮인 정글 속에서, 열사의 사막 한가운데서 검은 황금, 원유를 탐사하고 뽑아내기 위해 목숨을 내걸고 작업에 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우리의 기업과 기술자들이 밀림과 사막 속에서 석유를 캐내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다. 우리가 무심히 켜는 전등 하나하나가 그저 산유국에서 사오는 그런 하찮은 것이 아닌, 우리의 기업과 우리들의 아버지, 형님들이 목숨을 걸고 뽑아내는 그런 소중한 것이란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정부지원이 턱없이 빈약한 상황에서 기업의 이익과 국가의 이익이라는 두 가지 명제를 가슴에 안고, 오늘도 지구 어느 곳의 이름 모를 오지에서 땀 흘리는 우리의 알려지지 않은 일꾼들······.
하지만, 나는 이글을 쓰면서 그동안 내가 알지 못했던 많은 감춰진 사실들을 알게 됐다. 냉전이 종식되고 각국의 정보요원들이 자원 확보에 투입되어 보이지 않는 목숨을 건 혈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원전쟁이라는 현실의 뒷면을 파헤치고 그 추악한 전쟁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한 젊은이의 좌절과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 남미의 현지반군들과 거대 다국적기업의 견제, 미국 CIA의 협조와 배신! 이 모든 것을 헤쳐 나가며 당당히 홀로서는 대한민국의 젊은이!
그에게는 이미 국가라는 의미와 선과 악이라는 기준은 없다. 오직 생존을 위해 발걸음을 내 디딜 뿐! 그의 앞길을 가로막는 자가 곧 적인 것이다.
이제 그가 남미를 거쳐 북미대륙, 러시아와 아프리카를 잇는 대 장정의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가진 것이 없기에 잃을 것도 없는 그가 대한민국을 산유국으로 만들겠다고 나섰다.
배럴당 70달러를 웃도는 고유가시대에 우리는 그의 간결하면서도 저돌적인 행보에 눈과 귀를 기울여야하지 않을까?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듯한 그를 그리며 나는 가슴한쪽이 서늘해지고 아려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뒤틀린 우리의 역사, 누구하나 시원하게 밝혀주지 못하는 우리의 뿌리, 그 뿌리를 잘라낼 수도 없고 거부할 수도 없는 그의 좌절과 절망. 이를 극복하려는 처절한 몸부림!
이것이 우리들의 참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유정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곳엔 김준의 꿈이 있고 미래가 있었다. 피할 수도 없었고, 피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 본문 중에서 -
7월 25일 출판예정인 기업소설입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