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출근길이었다. 집에서 나와 전철역으로

채동우200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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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출근길이었다.

 

집에서 나와 전철역으로 가는데,

 

아. 어떤 쪼만한 놈이

(중학생 정도 되었을까.) 

 

아저씨, 하고 작은 목소리로 부르는 게 아닌가.

 

몰골을 보아하니,

 

나에게 천원짜리 한장 구걸하려는 자세였다.

 

박봉에 휘둘리는 나이기도 했고,

 

사지 멀쩡한 놈이 그런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 것도 싫어했고,

 

너무이른 아침 출근길이라 비몽사몽이기도 했고,

 

내가 왜 여섯시반에 집에서 나와야 하는지도 짜증났고,

 

그래서,

 

녀석이 내 등 뒤에서 아저씨, 라고 세번 부를 때 까지

 

그냥 쌩까고 걸어갔다.

 

 

집요한 녀석.

 

쌩까고 걸어가는 내 등 뒤까지 쫓아오더니,

 

등을 살짝 건드리면서 또,

 

아저씨.

 

라고 부르더라.

 

그리고는 한다는 말이,

 

"아저씨. 돈 달라고 그러는 게 아니구요..."

 

나는 살짝 짜증섞인 표정으로,

 

"그럼 뭐?"

 

그랬더니, 녀석이

 

조곤고리는 목소리로,

 

속삭이는 목소리로,

 

나에게 한마디 하더라.

 

"아저씨, 죄송한데... 담배 한까치만 주실 수 있으세요?"

 

이러더라.

 

 

난 잠깐 어이가 없어서,

 

키가 160도 안되는 쪼만한 녀석에게

 

"야이 새꺄. 너 내가 지금 정신이 없어서 그냥 보내는데,

 

내가 제정신이었으면 너 졸라 맞았어. 좋은 말로 할 때 꺼져라."

 

그랬더니 녀석, 내 등을 친 손,

 

내 등까지 올라왔던 그 손을 조용히 내리더라.

 

모자를 푹 눌러쓴 고개를 숙이더라.

 

그리고 말 없이 뒤돌아 걸어가더라.

 

 

씨발,

 

그날 하루종일 아무 일도 안잡히더라.

 

니미럴.

 

누가,

 

우리네 삶을 이따위로 만들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