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 기금 마련 독주회 장애(長愛) 연주 후...

박종화200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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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로 시작해서 눈물로 끝난 연주였다.

 

작년에 이어 1년만에 다 새로운 곡들로 준비한 연주,

 

음악회 기획에 대한 지식이 없는 복지관 측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다 가르치면서 기획에서 홍보까지 신경을 썼던 연주,

 

리스트 소나타에 대한 강의를 준비하면서 여러 책과  CD, 그리고 인터넷 자료들을 귀국 후 한달동안 밤마다 공부하고 프리젠테이션으로 완성한 연주,

 

그리고, 장애우들의 참여에 더욱더 적응하기 위해서 동생에게 감동을 주겠다며 이를 앙다물고 동생의 관심을 끌어보려 온 마음 다해서 연습했던 연주였다.

 

준비하는 동안 힘들었던 시간도 많았다. 귀국 다음날부터 시작된 음악회 기획회의들과 충분하지 못한 홍보에 대한 지시사항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하면서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메모해 가면서 협의하던 기억. 더군다나 음악홀이 아닌 은평문화회관의 상태가 좋지 못한 피아노 대신 경력을 보냈더니 선뜻 대여해준 야마하 피아노에 안도했었고, '기금 마련 음악회'라는 홍보를 정확히 하지 못해서 내가 연주비를 받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을 때 그것에 대해 설명해야 할 때마다 느꼈던 답답함 (당연히 연주비는 안받기로 하고 한 것이었다).

오히려 연습하면서 힘들었던 기억은 없다. 연습은 오히려 내게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되었고, 선생님의 두 번의 레슨은 영양제의 역할을 해주었다.

 

연주 당일,

늦게 도착한 피아노와 무대 세팅에 하나부터 열까지 관여하느라 피아노에 손 댄 시간은 다 합쳐도 30분이 되지 않았다. 걱정되는 마음을 달래면서 시사저널에서 오신 편집부 관계분 등과 만나면서 계속 기도했다. 빌립보서 4:13과 이사야 41:10을 계속 외우면서 불안을 잠재웠다.

 

그 후...

 

프리콘서트는 꽉 찬 관중으로, 참여하는 활발한 청중으로 내게 감동을 주었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어른들과 아이, 그리고 장애우들까지도 재미있게 들어주었던 강의. 말하면서 얻어지는 에너지로 인해 나는 두려움이 사라짐을 느꼈다.

 

이어진 복지관 홍보 순서로 두 친구가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연주했다. 나는 무대 뒤에서 옷 갈아입느라 듣지 못했지만, 새로운 감동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목사님의 기도로 독주회 시작.

 

하이든 소나타

에튀드 두 개

프로코피예프 소나타

 

그리고,

 

리스트 소나타

이 곡을 통해 나는 이번 연주를 준비한 한달 간을 표현해냈다. 슬픔, 절망, 기쁨, 환희, 경멸, 악의, 기도, 희망, 구원... 내가 느꼈던 모든 감정을 다 끄집어 내어 내 마음을 정화시켰다.

 

연주 후...

 

평소 느껴왔던 장애우에 대한 편견을 조곤조곤 말씀드린 다음, 송명희 시인의 '나'를 연주하며 결국 울음을 터트려서, 눈물로 연주를 끝냈다.

 

연주와 특히 마지막 '나'에 같이 눈물 흘렸다는 여러분들의 말씀에 다시 감사드렸다.

 

더욱 감동했던 것은,

돐이 갓 지난 아기부터 어른까지,

평소 산만했던 장애우들까지

너무나 조용하게 연주를 들어주어 내가 오히려 소름끼칠 정도로 감사했다는 것.

 

몇 어머니가 오셔서 내 손을 잡고 울면서 말씀해 주셨다.

"정말 오래 망설이다가.. 종화씨가 말한 것에 용기 얻어 데리고 왔어요. 그런데 평소에 소리도 내고 하던 우리 애가 글쎄 움직이지도 않고 계속 공연을 듣더니, 나중에 그 30분짜리 곡 (리스트 소나타)이 끝나니깐 귓속말로 '잘한다. 앵콜'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겠어요? 난 그때 마음이 뭉클하다 못해 섬뜩했어요. 내가 내 자식을 아직도 몰랐구나... 하고."

 

우리 어머니를 통해 이미 부모님들께 전한 내 말이 있었다.

'난 우리 친구들 소리 지르거나 우는 거나 그런 거보다 차라리 정상인들 목청 가다듬는 게 시끄럽다고 느껴요. 그리고 사실 연주중엔 그런 모든 것 안 들려요. 게다가, 그러한 청중의 모든 행동은 연주에 흡입하지 못한 제 책임이고 제 잘못이예요. 곡이 어렵다면 쉽게 풀어 이해시킨 다음 들려주면 될 것이고, 어떻게든 그들의 관심과 재미를 위해 노력하는 건 순전히 내 책임인 거죠. 전 종훈이의 관심을 얻기 위해 8살부터 노력한 경험과 20명의 미국애들을 가르치는 경험이 있잖아요. 정말 전심으로 하면 통해요."

 

난 어린이들과 장애우들이 바로 진정 투명하고 냉정한 청중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때, 내가 청중과 소통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생각한다.

 

감사할 분이 너무나 많다.

기도해 주신 김귀현 선생님, 오시다가 차가 막혀 다시 돌아가신 박숙련 선생님, 무대 뒤까지 와주신 이선화 선생님, 그리고 옛날 꿈나무 피아노 선생님, 국어교육과 윤희원 선생님과 하연.

나를 변함없이 아껴주시는 모든 어른분들.

이번에도 잊지 않고 나를 찾아준 나만의 팬들

- lunch, 재우, 기호+친구들

그리고 새로 생긴 사랑스런 팬들

-작년 DP 승배오빠와 친구분+은주+윤빈,예림+친구분,현진이를 비롯한 이계향 선생님의 제자분들, 지은맘+지은, 정보경 

그리고 목사님을 비롯한 이선우 지휘자님, 이태원 지휘자님, 현영애 선생 등 교회 분들.

친구들... 유진이, 수연이, 현정이, 홍준 오라버니를 비롯해 어디 있든지 나를 위해 기도해 준 모든 분들과 예고모임과 모임의 어머니분들. 못왔더라도 쪽지와 문자로 응원해준 선우, 시애, 유선, 인경, 귀임, 민지, 이스트만의 언니 동생들 등등.... 모두 다.

(내가 다 기억 못했다면 꼭 쪽지 주세요. 감사 인사 꼭 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더 좋은 연주와 강의로 찾아뵈어 기쁨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날 사랑하시는 사랑하는 하나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