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나는 끔찍할 정도로 불행한 남자를 만났다.

박혜영200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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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나는 끔찍할 정도로 불행한 남자를 만났다.


 

 

어느날 나는 끔찍할 정도로 불행한 남자를 만났다.

 

그는 20년 전에 친아버지를 죽인 자였다. 돈 때문이 아니라. 절망적

 

인 분노의 순간에 저질러진 일이었다. 그는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그리고 20년 후에 사면을 받았다. 화재속에서 한사람을 구해낸 덕분

 

이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는 계속 사랑의 편지를

 

보내왔던 아내가 실은 10년전부터 자기몰래 다른남자와 동거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더구나 그남자는 강도죄를 짓고 형무소에

 

들어왔다가 그의 감방친구가 된 사람이었다. 그는 자기 딸이 보고

 

싶었다. 감옥에 들어갈 때 아직 아내의 뱃속에 있던 딸이었다.

 

딸아이는 감옥에 있는 아버지에게 계속 편지를 썼는데 이제는 스무

 

살 처녀가 되어있었다. 그 딸이 난생 처음보는 아버지는 말라리아에

 

걸려 쇠약해진 몸에 결핵 환자였으며 알코올 중독증세까지 보이고

 

있었다. 그는 마치 찢어진 빈 껍질같았다. 그는 자신이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존재라는것을 깨달았다. 그의 딸은 머나먼 땅에서

 

고통 당하고 있는 아버지를 영웅적인 희생자로 이상화시켜놓고 있

 

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곳에서 도망을 쳤다. 더이상 살 힘이

 

없었고 자살만을 생각했다. 그의 생각은 오직 하나. 다시 자살을 시

 

도하는것 뿐이였다. 지금의 엠마우스의 정신이 태어난 때는 바로

 

그 순간이었다. 나는 그에게 한가지 제안을 했다.  베푸는것과는

 

오히려 정반대인 제안이었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 정말 끔찍하게도 불행한 사람이구려, 나는 당신에게 줄게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이오. 있는 것이라곤 빚밖에 없소. 당신에게 부탁

 

  하나 하리다. 도움을 기다리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날 도와줄 생각은 없소?"

 

그 순간 나는 그 남자의 얼굴이 확 변하는 것을 보았다. 그가 바로

 

엠마우스 최초의 동료가 될 조르주였다. 나중에 조르주는 죽기전에

 

이렇게 말했다.

 

" 신부님 당신이 만일 내게 직업이라든지 빵, 집, 돈을 주려고 했

 

  다면 아마 나는 다시 자살을 시도했을거예요. 그때 내게 절실하

 

  게 필요했던 것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어떤게 아니라 살아야 할

  

  이유였으니까요"

 

- 아베 피에르 신부 의 '이웃의 가난은 나의 수치입니다.' 중에서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난 알고 있는가?

 

혹여 수많은 군중들 사이에 쌓여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막연히 쫓아서 사는건

 

아닌가...

 

오늘도 질문을 던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