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남자친구에게

염지은200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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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남자친구에게

수능끝나고 나면 우리 할일 엄청 많지?

너랑 나 둘다 알바 열심히 해서 돈 열심히 모으면

하루종일 영화만 5편 아니 10편도 보기로 하고,

하루종일 피씨방에서 이게임 저게임 하고,

하루종일 만화방에서 라면먹으면서 만화보고,

우리 둘이 만든 통장에 지금까지 모아온 돈으로

기차타고 강촌도 놀러가서, 자전거도 타고 닭갈비도 먹고,

여름엔 해수욕장에도 가고,

제주도에도 놀러가고,

지금까지 못찍은 스티커사진도 왕창 찍고,

겨울엔 스케이트장에도 가고,

스키장가서 스키도 타고,

수능끝나고 10일 후면 너 생일이잖아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끊어놓고 하루종일 놀이기구 왕창타고,

저녁엔 아웃백까지 내가 다 쏘기로 했잖아

노래방도가고, 보드카페도 가고, 당구장도 가고,

더우면 에어컨 빵빵 나오는 은행가서 좀 쉬다가,

디긴가서 데리야끼 닭꼬치 사먹고,

우리 가기로 해놓고선 엄청 싸우기만 하고 가보지도 못한

마당에 가서 불닭도 왕창 먹고,

고기부페가서 왕창먹고 소화시키고 또 왕창먹고,

도서관가서 맘편히 잠도 못잤는데 수능끝나면

우리 만화책만 왕창 빌려다가 도서관가서 하루죙일 보장

그리고 우리 너무 덥고 돈은 없어서,

그냥 아무 버스 타고 종점까지 왔다갔다 한적도 있었지?

수능끝나고나면 88번 버스타고 부천도 가고 영등포도 가고 그러자^^

환승되니까 1시간안에 이버스 저버스 타면서

서울 시내 구경도 하고,

사람 구경도 하고,

너랑 나

월미도갈래 자유공원갈래

싸우다가 둘다 못갔었잖아,

월미도가 더 가깝네 자유공원이 더 가깝네 싸우다가,

근데 너 친구가 그랬잖아

월미도랑 자유공원이랑 같은데라고,

무지 가깝다고,

그래서 너랑 나 한순간에 바보됐었잖아

우리 귀뒤에 멀미약 붙이고,

2번 버스타고 월미도도 가고,

자유공원도 가자

그때는

디카도 가져와서 사진도 많이 찍자

수능끝나고나면,

부모님들께서도

우리 만나는거 웃으면서 받아주시겠지?

나 저번에 도서관에서 너랑 같이 있을때,

너희 어머님 뵜었잖아.

넌 그자리에서 굳어서,

내어깨에 올렸던 손은 그대로 둔채,

눈은 토끼눈처럼 뜨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난 그때 상황파악도 못하고,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웃겨 그치?

수능끝나고 또 뵜을땐 절대 그러지말자

너도 굳어서 가만히 있지 말고,

나도 굳어서 어색한 웃음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절대 그런 모습 보이지 않을께

웃으면서 인사 드릴수 있도록 하자.

너랑 나 서접가서 문제집사고 시간 좀 남을때면,

우리 맨날 돈 없어서 니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벅스 커피도 못 먹고,

그저 500원짜리 캔커피 두개사서 마시고,

우리 돈없어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냉면 한그릇 못 사먹고,

그냥그냥 너랑나 둘이 있는시간이 그저 좋아서,

하루종일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도서관 옆 공원에 앉아있고,

너랑나 만날때

맨날 비와서,

너 나 비 안맞게 할려고

엄청 큰 우산 들고와서는

나한테 파라솔 들고 왔다고 놀림받고,

나한테 놀림받고 투덜대면서도

지는 비 다맞고,

나 우산 씌워주겠다고 무거운 우산들고 손 바들바들 떨면서

사소한거 하나하나 다 날 위해 챙겨주고,

같이 밥먹을때도,

내가 해야되는걸 지 혼자 다하고,

내 젓가락 숟가락 먼저 챙겨주고,

내 물 떠주고,

음식나오면 한 숟갈 크게 떠서 나 먹여주면

내가 맛있게 먹는 모습 본다음에

웃으면서 자기도 먹고,

우리 가끔 그런 얘기하잖아,

지금 만나지 않았다면,

조금 더 일찍 만났었다면

이렇게 맨날 싸우지도 않았을텐데,

고3이라 더 싸우는거 같다

너랑나 성격은 정말 안맞는거 같다.

그렇게 맨날 말하면서,

조금 더 이해하자고

조금 더 생각하자고

조금 더 아껴주자고

처음 사귈때 그랬잖아,

니네 학교 선생님처럼 우리도 10년 연애하고 결혼하자

우리도 차태현처럼 걔네처럼 그런 사랑하자

남부럽지 않게 해줄께

내 눈에서 눈물 안나오게 할꺼라고 했었잖아

넌 내 눈에서 눈물 나오게 한적 없어

지금까지 니 앞에서 보였던 눈물은

너한테 미안해서 흘린 눈물이고,

나한테 화가나서 흘린 눈물이였으니까

그러니까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나한테 미안하다는 그런 말은 하지마,

날 만나서 처음해보는게 많다고 말하는 널 보면

날 만나서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널 보면

난 진짜 너무너무 고맙기도하고,

미안하기도해

난 항상 너한테 투정만 부리고,

짜증만 내고,

내 기분따라 행동하고,

애처럼 보채기만 하고,

이해심도 없고,

내 할얘기 다해야 직성이 풀리고,

철없이 행동하는 그런여자니까

 

그래도 널 만나서 너한테 최선을 다하려고

진짜 엄청엄청 노력하고 있는거 알지?

 

 

지금은 이렇게 돈도 없고,

공부때문에 힘들고,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속상해하지만,

시간이 다 해결해 줄거라 믿어,

니가 준 편지들 하나하나 다시 읽어보면서,

이겨내도록 노력할게,

 

 

항상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너랑나

변하지말자

영원하자

지금처럼만

아니 지금보다 더 사랑할께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