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차관보 日 방문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6자회담 참가국을 순방 중인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오른쪽)가 10일 세 번째 방문국인 일본의 아소 다로 외상을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이어 힐 차관보는 러시아를 방문한다. 도쿄=AP 연합뉴스
5일 북한이 쏜 미사일 7발의 제작과 발사 비용은 약 600억 원에 이른다고 군 당국은 추산하고 있다.
‘외부 세계의 지원 없이는 독자 생존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 북한이 이 같은 거액을 공중에 쏘아 버린 것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6년간 남측의 대북(對北)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5년 4월 북한 최고인민회의 11기 3차 회의에서 공개된 북한의 지난해 예산은 북한 돈으로 3885억 원. 이를 북한의 공식 환율(1달러=150원)로 계산하면 25억9000만 달러. 따라서 미사일 발사에 사용한 600억 원(약 6369만 달러)은 1년 예산의 2.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하지만 북한의 1년 예산을 북한의 시장에서 통용되는 실제 환율(1달러=3000원)로 계산하면 1억2950만 달러밖에 안 된다. 따라서 미사일 발사에 사용한 금액이 1년 예산의 절반에 이른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물론 북한 예산의 불투명성과 미사일 가격 산정 방법의 다양성 등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비교는 단순히 산술적인 수준일 수도 있다. 한국국방연구원 성채기 국방경제연구실장은 “북한이 내놓는 군사비는 경상비이며 무기 획득이나 연구개발비 등이 빠져 있는 상태”라며 “숨어있는 실제 예산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적게는 한 해 예산의 2.5%, 많게는 절반을 하루에 공중으로 날린 데는 의구심이 커지지 않을 수 없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6년간 남북협력기금에서 북한을 지원한 총액은 3조2333억7900만 원. 이를 북한 돈으로 환산하면 공식 환율 적용 시 5148억6926만여 원으로 지난해 예산의 1.3배다.
물론 6년간 남북협력기금을 사용한 정부 차원의 대북 지원이 인도적 지원 물자 또는 개성공단 건설이나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도로 건설 등 인프라 확충 등에 사용됐기 때문에 북한 군비와 직접 연결시키기는 어렵다. 그러나 북한이 이처럼 거액을 지원받은 데서 생긴 여력을 미사일과 핵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9년 1월 “나는 우리 인민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남들처럼 잘 살지 못하는 것을 알면서도 2억∼3억 달러가 들어가는 자금을 인공지구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로 돌리는 것을 허락했다”고 말한 바 있다.
남한 정부의 직접 지원은 아니지만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을 통해 북한이 벌어들이는 외화가 군비로 전용되고 있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는다.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남측 수석대표인 박병원 재경부 차관은
지난달 28일 “북한이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을 통해 얻는 경화 수입은 연간 2000만 달러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더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준 5억 달러의 현금까지 합산하면 남측의 지원이 북한의 미사일과 핵 개발의 토대를 제공했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북한이 핵무기, 생물·화학무기, 잠수함·상륙함 등 기습 전력을 증강시키는 데 사용된 군사비는 상당부분 남한의 대북지원에 의해 조달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흔히 군사(軍事)경제, 궁정(宮庭)경제, 민수(民需)경제의 3원적 경제구조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사경제는 그야말로 무기개발을 위한 경제 분야이며, 궁정경제는 무기개발 지원과 함께 대남공작 등에 사용되는 세칭 김정일의「私금고」「비자금」에 해당한다. 김일성·김정일 우상화 작업이나 「기쁨조 파티」등 당 간부들의 사치·향락을 위한 돈도 궁정경제에서 동원된다.
궁정경제는 국내에서 외화벌이를 담당하는 38호실과 해외에서 마약밀매·위폐제작으로 벌어들인 돈 및 금강산관광·개성공단 등을 통해 남한에서 달러를 흡수하는 39호실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남한에서 소위 「퍼 주는 돈」은 39호실을 거쳐 북한 궁정경제에 들어간 후 무기개발, 대남공작 등에 사용된다고 볼 수 있다.
국방연구원이 발간한 「북한경제위기10년과 군비증강능력(2003년 刊)」은 『90년대 경제난 이후 군사·궁정경제가 전체 경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늘어났으며, 이로 인해 경제난 속에서도 북한의 군사력은 증가됐다』며 금강산관광비용은 물론 인도적지원과 국제적지원 등도 북한의 군사력을 키워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금강산관광비용은 북한체제의 속성상 궁정경제의 금고로 들어가는 것이 자명하다』며 『궁정경제의 금고로 들어가는 것이 사실인 이상 이것이 군사용으로 전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은 너무 단순한 판단이다』고 비판했다.
인도적 지원은 『국내자원의 절약이 아니면 여타 민간의 수입소요 절감을 통해 결국 군사적 가용자원을 늘려 주게 된다』고 평가한 뒤, 국제적 지원 역시 『어떤 방식으로든 북한이 필요로 하는 외화를 절약시켜 줄 것이므로 궁정경제의 금고에 「여유」를 제공, 궁극적으로 군비능력을 제고시킨다』고 지적했다.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은 『북한 김정일 정권은 1990년대 중반 체제위기에 직면하였으나, 2000년 김대중-김정일 회담과 6·15선언으로「대북 퍼주기」가 노골화되면서 기사회생(起死回生)했다』며 『개성공단·금강산관광을 통해 北에 유입되는 현금과 현재 北에 지원되는 연간 50만t의 식량이 북한의 군사력 강화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먹고살기도 벅찬데…北 발사비용 600억 어디서?
먹고살기도 벅찬데…北 발사비용 600억 어디서?
힐 차관보 日 방문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6자회담 참가국을 순방 중인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오른쪽)가 10일 세 번째 방문국인 일본의 아소 다로 외상을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이어 힐 차관보는 러시아를 방문한다. 도쿄=AP 연합뉴스
5일 북한이 쏜 미사일 7발의 제작과 발사 비용은 약 600억 원에 이른다고 군 당국은 추산하고 있다.
‘외부 세계의 지원 없이는 독자 생존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 북한이 이 같은 거액을 공중에 쏘아 버린 것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6년간 남측의 대북(對北)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5년 4월 북한 최고인민회의 11기 3차 회의에서 공개된 북한의 지난해 예산은 북한 돈으로 3885억 원. 이를 북한의 공식 환율(1달러=150원)로 계산하면 25억9000만 달러. 따라서 미사일 발사에 사용한 600억 원(약 6369만 달러)은 1년 예산의 2.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하지만 북한의 1년 예산을 북한의 시장에서 통용되는 실제 환율(1달러=3000원)로 계산하면 1억2950만 달러밖에 안 된다. 따라서 미사일 발사에 사용한 금액이 1년 예산의 절반에 이른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물론 북한 예산의 불투명성과 미사일 가격 산정 방법의 다양성 등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비교는 단순히 산술적인 수준일 수도 있다. 한국국방연구원 성채기 국방경제연구실장은 “북한이 내놓는 군사비는 경상비이며 무기 획득이나 연구개발비 등이 빠져 있는 상태”라며 “숨어있는 실제 예산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적게는 한 해 예산의 2.5%, 많게는 절반을 하루에 공중으로 날린 데는 의구심이 커지지 않을 수 없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6년간 남북협력기금에서 북한을 지원한 총액은 3조2333억7900만 원. 이를 북한 돈으로 환산하면 공식 환율 적용 시 5148억6926만여 원으로 지난해 예산의 1.3배다.
물론 6년간 남북협력기금을 사용한 정부 차원의 대북 지원이 인도적 지원 물자 또는 개성공단 건설이나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도로 건설 등 인프라 확충 등에 사용됐기 때문에 북한 군비와 직접 연결시키기는 어렵다. 그러나 북한이 이처럼 거액을 지원받은 데서 생긴 여력을 미사일과 핵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9년 1월 “나는 우리 인민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남들처럼 잘 살지 못하는 것을 알면서도 2억∼3억 달러가 들어가는 자금을 인공지구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로 돌리는 것을 허락했다”고 말한 바 있다.
남한 정부의 직접 지원은 아니지만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을 통해 북한이 벌어들이는 외화가 군비로 전용되고 있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는다.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남측 수석대표인 박병원 재경부 차관은
지난달 28일 “북한이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을 통해 얻는 경화 수입은 연간 2000만 달러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더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준 5억 달러의 현금까지 합산하면 남측의 지원이 북한의 미사일과 핵 개발의 토대를 제공했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인도적 지원도 군사력 증강시켜>
북한이 핵무기, 생물·화학무기, 잠수함·상륙함 등
기습 전력을 증강시키는 데 사용된 군사비는
상당부분 남한의 대북지원에 의해 조달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흔히 군사(軍事)경제, 궁정(宮庭)경제, 민수(民需)경제의
3원적 경제구조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사경제는 그야말로 무기개발을 위한 경제 분야이며, 궁정경제는
무기개발 지원과 함께 대남공작 등에 사용되는 세칭 김정일의「私금고」「비자금」에 해당한다.
김일성·김정일 우상화 작업이나 「기쁨조 파티」등
당 간부들의 사치·향락을 위한 돈도 궁정경제에서 동원된다.
궁정경제는 국내에서 외화벌이를 담당하는 38호실과
해외에서 마약밀매·위폐제작으로 벌어들인 돈 및 금강산관광·개성공단 등을 통해
남한에서 달러를 흡수하는 39호실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남한에서 소위 「퍼 주는 돈」은 39호실을 거쳐
북한 궁정경제에 들어간 후 무기개발, 대남공작 등에 사용된다고 볼 수 있다.
국방연구원이 발간한 「북한경제위기10년과 군비증강능력(2003년 刊)」은
『90년대 경제난 이후 군사·궁정경제가 전체 경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늘어났으며,
이로 인해 경제난 속에서도 북한의 군사력은 증가됐다』며
금강산관광비용은 물론 인도적지원과 국제적지원 등도
북한의 군사력을 키워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금강산관광비용은 북한체제의 속성상 궁정경제의 금고로 들어가는 것이 자명하다』며
『궁정경제의 금고로 들어가는 것이 사실인 이상
이것이 군사용으로 전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은 너무 단순한 판단이다』고 비판했다.
인도적 지원은 『국내자원의 절약이 아니면 여타 민간의 수입소요 절감을 통해
결국 군사적 가용자원을 늘려 주게 된다』고 평가한 뒤,
국제적 지원 역시
『어떤 방식으로든 북한이 필요로 하는 외화를 절약시켜 줄 것이므로
궁정경제의 금고에 「여유」를 제공, 궁극적으로 군비능력을 제고시킨다』고 지적했다.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은
『북한 김정일 정권은 1990년대 중반 체제위기에 직면하였으나,
2000년 김대중-김정일 회담과 6·15선언으로「대북 퍼주기」가 노골화되면서
기사회생(起死回生)했다』며
『개성공단·금강산관광을 통해 北에 유입되는 현금과
현재 北에 지원되는 연간 50만t의 식량이
북한의 군사력 강화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