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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희200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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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날,
난 문득 샐러드볼 표면에 얼룩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스테인리스는 관리하기가 힘들어'
하던 경의 말이 생각났다.

경에게 물었다.
'스테인리스는 어떻게 씻어야 해?'

경이 대답했다.
'뜨거운 물로 씻고, 아주 고운 마른행주로 닦아야 해.'

수세미 같은 건 쓰지 않았지만,
고운 마른행주로 닦지도 않았던 나는
'이미 늦은거야?' 하고 다시 물었다.

'글쎄', 경이 대답했다.

'정말 예쁜 것들은 너무나 까다로워.

그것이 그들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하고 난 생각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은으로 만든 목걸이는
샤워할 때도, 잘때도 빼놓고 있어야 한다.
게다가 매일 아침 천으로 닦아주어야 한다.

하지만 난 영원히 변하지 않는 다이아몬드보다,
매일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키며
아껴달라고 조르는 은이 좋다.

하루만 물을 갈아주지 않아도
시들어버리는 꽃이라거나
유통기간이 너무나 짧은 모짜렐라 치즈,
조금만 오래 놔두면 맛이 변해버리는 와인...

그리고 쉽게 상처받는,
쉽게 절망하는, 쉽게 눈물흘리는, 쉽게 행복해지는,
유리로 만든 구슬처럼 불안하고 위험한,

그러나 반짝반짝 빛나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바로 지금 이순간.

이 세상의 어떤 현악기도,
느슨하게 조율된 상태에서는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없다.

그러므로 자신에 대해,
지금 이 순간에 대해 더욱 까다로워져라.

당신의 영혼이 아름다운 소리를 내길 원한다면.
누군가에게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되길 원한다면.

- PAPER 황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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