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와 김영선·전여옥·이혜훈 등 한나라당 여성실세 3인방 이야기 5·31 지방선거를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이끌어 ‘선거의 신(神)’으로 등극한 박근혜 전 대표가 6월 16일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열린우리당이 당의장을 8번이나 바꾸는 동안 당 대표로서 10%로 추락했던 당 지지율을 50%까지 끌어올리고 모든 선거를 승리로 이끈 후 물러나는 박근혜 전 대표의 퇴장은 쓸쓸하기는 커녕 화려하기만 하다.
대부분 당원들의 집합소로 여겨지는 대표의 집은 굳게 닫아놓고, 흉허물없이 속내를 털어놓는 측근도 없고, 믿었던 이들에게 배신당해 ‘사람보는 눈이 꽝’이란 평까지 받았지만 박 전 대표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진정한 애국자’ ‘수첩공주가 아닌 정치여왕’ 등으로 찬양하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박 전 대표를 향해 비수를 던졌던 이들조차 박 전 대표가 테러를 당했을 때는 병실을 찾아 눈물을 흘렸고 특히 투표 직전에는 구급약을 요청하듯 ‘한 번만 납시기를’ 간청했다.
대권 행보가 확실해진 요즘, 박 전 대표의 주변도 화사해졌다.
과거 유승민·김무성·김형오 의원 등 남성들이 그를 감쌌다면 이젠 독특한 개성과 충성심을 자랑하는 여성의원들이 근접해 있다.
왕의 남자와 겨루는 여왕의 여자들은 누구일까.
“법인카드는 물려받았어요. 며느리가 광 열쇠를 넘겨받는 순간, 주인이 되는 것 아시죠? 그런데 (박 전 대표로부터) 숨겨놓은 애인은 인계받지 못했어요.”
6월 17일, 박근혜 전 대표에 이어 한나라당 대표가 된 김영선 의원이 기자과 오찬을 하며 던진 농담이다. 대표직 승계 1순위였던 원희룡 최고위원이 대표직 승계를 포기, 전대 서열 3위인 김영선 최고위원은 오는 7·11 전대에서 새로운 당 지도부가 선출될 때까지 대표직을 수행하게 됐다.
박 전 대표는 김 대표의 ‘수호천사’
겨우 24일짜리 당 대표면서도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한 원로들을 찾아 다니고 새로운 비서실장까지 임명하는 등 튀는 행보를 보이는 김영선 대표는 박 전 대표와 가장 가까운 여성의원 중 하나로 꼽힌다.
둘 다 미혼이라는 것, 때론 소녀같이 순진한 면모를 보이다가도 여장군처럼 당찬 면모를 보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이런 면모보다는 박 전 대표가 곤경에 처했을 때 김 대표가 공사석을 막론하고 항상 도와주고 지지를 보냈다는 점을 더 높이 평가받는다.
위_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김영선 한나라당 신임대표와 임시국회가 열린 6월 1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가운데_박근혜 전 대표에게 4년중임제 개현문제를 취재하려는 기자를 막아서는 전여옥 의원. 아래_이혜훈 의원이 지난해 8월 일본의 양심적 시민단체가 왜곡교과서 채택에 반대한다는 취지로 국내 일간지에 게재한 광고를 들어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과거 5인의 최고의원들, 특히 원희룡 의원 등이 박 전 대표에게 수시로 딴죽을 걸었을 때도 김 대표는 언제나 박 전 대표 편이었다”며 “김 대표는 거칠고 투박하고 막무가내같은 언행을 보일 때도 있지만 항상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고 의리가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지정해서’ 대표직을 물려준 것은 아니지만 두 번째 여성대표이자 40대 당대표가 된 그는 “이재오 원내대표가 ‘박 전 대표를 모셨던 것처럼 (나를)모시겠다’고 했는데 나는 그런 모심을 당하고 싶지 않다”며 “즐겁고 경쾌한 카우보이 같은 대표가 되겠다”고 밝혔다.
안티에서 찬미자로 변신한 전 의원
자타가 공인하는 ‘박근혜가 사랑하는 여자’인 전여옥 의원은 박 전 대표를 가장 극렬히 비난했던 안티에서 최측근이자 최고찬미자로 변신한 경우다. 그가 “다음 대통령은 대학 나온 사람이 돼야 한다”고 방송에서 한 발언이 파장을 일으켰을 때 당사자보다 먼저 박 전 대표가 ‘당 대표로서 사과한다’며 진화에 나섰고 전 의원을 구제했다. 그후로도 열린우리당은 물론 급진세력에 저격수다운 과격한 발언으로 파문이 일 때마다 전 의원을 감싸 오히려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전 의원의 박 전 대표에 대한 사랑은 지고지순하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테러를 당해 유세를 못하게 된 박 전 대표를 대신해 ‘꿩 대신 닭’의 심정으로 강행군을 했다. 하루에 적게는 13차례, 많게는 26차례까지 연설을 했고 13일 동안 7000~8000㎞를 이동하는 기록적인 행군을 했다. 방송 토론프로에 출연했을 때의 날카롭고 예리한 말솜씨보다 대중연설할 때의 강렬한 파워는 거의 부흥회 수준이라는 것이 목격자들의 전언이다.
전여옥 의원 홈페이지에 실린 글들에는 박 전 대표에 대한 애정과 감사함이 뚝뚝 묻어난다. “박 대표께서 (대변인)이임선물로 예쁜 스카프를 주셨어요, 대표님은 당직자들이 물러날 때마다 정성어린 선물을 주시죠” “박 대표와 인터뷰한 일본 언론인이 ‘그는 아무도 미워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등 여성 특유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필체로 박 전 대표와의 관계를 전하고 있다. 전 의원은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져 다른 후보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이혜훈 의원도 박 전 대표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이다. 미국 UCLA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후 한국개발연구원, 연세대 동서문제 연구원 연구교수 등을 역임한 그는 17대 선거에서 한나라당 최초로 경제전문가로 기획공천을 받아 첫발에 서울 서초구에 당당히 입성했다. 한나라당이 이념에 얽매인 열린우리당과 차별화를 위해 경제정책 등을 내세우면서 이 의원의 입지도 커졌고 박 전 대표도 수시로 상의를 했다. 부동산 대책을 비롯한 현 정부의 각종 경제정책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과 대안을 제시하는 이 의원에게 박 전 대표도 신뢰와 지지를 보냈고 이 의원 역시 박 전 대표 사람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이 의원 “옳은 길 가시니 적극 응원”
“박 전 대표는 항상 원리원칙을 중요시하는 분이라 자기 사람이라고 특별히 감싸거나 특혜를 주는 일이 없어요. 누구나 타인을 위해 방어해주거나 희생할 때는 그만큼의 대가를 기대하죠. 국회에 들어와보니 정말 크고 작은 대소사들이 멀티플로 얽혀 있더군요. 상임위에 자리 줄 테니 전당대회에서 나를 찍어라, 이걸 포기하면 저걸 주겠다 등의 협상도 하고 자기 사람이면 안 되는 일도 되게 만들어 주죠. 그런데 박 전 대표의 경우, 나를 보상해주고 챙겨주리라는 기대를 할 수 없는데 누가 대신 총대를 메겠어요. 남자들끼리야 ‘우리가 남이가’라며 도원결의도 하고 확실한 계보를 만들지만 박 전 대표는 사심보다 오로지 원칙과 애국뿐인 걸요. 그래도 옳은 길을 가는 분이란 믿음이 있으니 응원을 하는 겁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특별히 여성의원들만 친하고 아끼는 것은 아니다. 자주 만나 식사하며 수다 떨거나 찜질방에 가는 것도 아니다. 다만 아무리 당대표이고 대권주자여도 미혼여성인지라 여성의원들과의 스킨십이 더 눈에 띈다는 분석이다. 60대의 여자장관이나 외국 여성정치인에게도 ‘아끼꼬가 예쁜 편’ ‘안아보니 푸짐하더라’ 등의 표현을 하는 남성정치인들에게 흉허물없이 대하고 스킨십을 하면 어떤 소문에 시달릴지 뻔하지 않은가.
박근혜가 좋아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
박근혜 전 대표는 참 특이한 사람이다. 항상 소녀의 미소를 짓지만 내공은 도인 수준이다. 테러를 당해 70바늘이나 얼굴을 꿰맸으면서도 호들갑떨거나 범인을 원망하기는커녕 비서실장에게 처음 한 말이 “저 때문에 놀라셨죠”였다. 의료진에게도 상처에 대해 묻지 않고 그저 감사하다고만 했다. 그토록 겸손한데도 정작 만나는 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낮추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유쾌한 복종은 아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종석씨는 “인내·겸손·흡인력을 지닌 박 전 대표는 내항적 감정형으로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어 좋고 싫은 감정을 밖으로 표현하지 않는다”면서 “사람들을 살갑게 대하지 않고 다가가기가 쉽지 않아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단점”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품위있고 우아한 자태, 그러면서도 서민에게 쉽게 다가가는 독특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유세 도중 아무리 바빠도 악수나 사진을 찍자는 사람에게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고 잦은 악수로 손목이 상했을 때는 손으로 숲을 이룬 사람들의 손을 바람처럼 쓰다듬으며 내민 손이 닿지 않는 이들에겐 미소 띤 눈길을 던져 악수하는 것 같은 교감을 나눴고 눈길과 미소로 시민을 감전시켰다”고 평했다.
호감과 비호감을 표현하지 않아도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들은 그래도 몇 가지 기준이 있다고 전한다. 우선 배신자와 생색내는 사람을 혐오한다. 염홍철 전 대전시장의 경우, 한나라당을 배신했다고 생각해 병상에서도 ‘대전은요?’라고 물은 후 퇴원하자마다 대전으로 달려가 판세를 역전시켰다. 응징인 셈이다. 염 전 시장은 “투표 며칠 전부터 유권자들의 태도가 갑자기 냉랭해지는 걸 느꼈다”고 고백했다. 아버지가 심복에게 죽임을 당하고 추종자들이 비판자로 돌아선 것을 보았기 때문에 배신자를 가장 싫어한단다.
앞에서 박 전 대표에 대한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공치사를 늘어놓고 수시로 생색을 내는 이들도 싫어한다. 자신들이 필요할 때는 지역구에 불러들여 손목이 상할 만큼 혹사(?)를 시키고도 사학법 개정 등으로 여론이 나쁠 때는 재빨리 떠나 무섭게 비판하는 이들에 대한 비호감은 어쩌면 당연하다.
반면 좋아하는 사람은 묵묵히 자기 일만 하고 당에 충성도가 높은 이들이다. 얼마 전 정종복 의원을 본회의장에서 만난 박 전 대표는 반갑게 인사하며 “경주는 안전합니까”라고 물었다. 돌아서서야 경주 방폐장 때문에 별일 없느냐는 말임을 알았단다. 정 의원은 박 전 대표와 친하지도 않고 평소 민망하고 쑥스러워 얼굴을 마주치면 인사만 하는 사이. 그런데 지난 4·30 영천 재보궐선거 때 대책위원장을 맡았고 다른 일도 열심히 하는 편인 그에게 박 전 대표는 ‘조용필 콘서트’에 초대하는 등 배려를 했다. 정 의원은 기자들에게 “박 대표가 모르는 것 같지? 그 사람은 자기 할 일 열심히 하면 다 파악해서 먼저 접촉해. 꾀가 있고 지혜로운 사람이야”라고 전했다. 김치파동 때 부지런히 조사를 해서 한나라당의 입지를 살린 고경화 의원 등도 그런 이유로 박 전 대표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다고 득이 되는 건 없지만….
대한민국 박근혜는 이런 사람 !!
[커버스토리]그를 사랑한 여자, 그가 사랑한 여자
뉴스메이커 681호박근혜 전 대표와 김영선·전여옥·이혜훈 등 한나라당 여성실세 3인방 이야기
5·31 지방선거를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이끌어 ‘선거의 신(神)’으로 등극한 박근혜 전 대표가 6월 16일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열린우리당이 당의장을 8번이나 바꾸는 동안 당 대표로서 10%로 추락했던 당 지지율을 50%까지 끌어올리고 모든 선거를 승리로 이끈 후 물러나는 박근혜 전 대표의 퇴장은 쓸쓸하기는 커녕 화려하기만 하다.
대부분 당원들의 집합소로 여겨지는 대표의 집은 굳게 닫아놓고, 흉허물없이 속내를 털어놓는 측근도 없고, 믿었던 이들에게 배신당해 ‘사람보는 눈이 꽝’이란 평까지 받았지만 박 전 대표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진정한 애국자’ ‘수첩공주가 아닌 정치여왕’ 등으로 찬양하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박 전 대표를 향해 비수를 던졌던 이들조차 박 전 대표가 테러를 당했을 때는 병실을 찾아 눈물을 흘렸고 특히 투표 직전에는 구급약을 요청하듯 ‘한 번만 납시기를’ 간청했다.
대권 행보가 확실해진 요즘, 박 전 대표의 주변도 화사해졌다.
과거 유승민·김무성·김형오 의원 등 남성들이 그를 감쌌다면 이젠 독특한 개성과 충성심을 자랑하는 여성의원들이 근접해 있다.
왕의 남자와 겨루는 여왕의 여자들은 누구일까.
“법인카드는 물려받았어요. 며느리가 광 열쇠를 넘겨받는 순간, 주인이 되는 것 아시죠? 그런데 (박 전 대표로부터) 숨겨놓은 애인은 인계받지 못했어요.”
6월 17일, 박근혜 전 대표에 이어 한나라당 대표가 된 김영선 의원이 기자과 오찬을 하며 던진 농담이다. 대표직 승계 1순위였던 원희룡 최고위원이 대표직 승계를 포기, 전대 서열 3위인 김영선 최고위원은 오는 7·11 전대에서 새로운 당 지도부가 선출될 때까지 대표직을 수행하게 됐다.
박 전 대표는 김 대표의 ‘수호천사’
겨우 24일짜리 당 대표면서도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한 원로들을 찾아 다니고 새로운 비서실장까지 임명하는 등 튀는 행보를 보이는 김영선 대표는 박 전 대표와 가장 가까운 여성의원 중 하나로 꼽힌다.
둘 다 미혼이라는 것, 때론 소녀같이 순진한 면모를 보이다가도 여장군처럼 당찬 면모를 보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이런 면모보다는 박 전 대표가 곤경에 처했을 때 김 대표가 공사석을 막론하고 항상 도와주고 지지를 보냈다는 점을 더 높이 평가받는다.
가운데_박근혜 전 대표에게 4년중임제 개현문제를 취재하려는 기자를 막아서는 전여옥 의원.
아래_이혜훈 의원이 지난해 8월 일본의 양심적 시민단체가 왜곡교과서 채택에 반대한다는 취지로 국내 일간지에 게재한 광고를 들어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과거 5인의 최고의원들, 특히 원희룡 의원 등이 박 전 대표에게 수시로 딴죽을 걸었을 때도 김 대표는 언제나 박 전 대표 편이었다”며 “김 대표는 거칠고 투박하고 막무가내같은 언행을 보일 때도 있지만 항상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고 의리가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지정해서’ 대표직을 물려준 것은 아니지만 두 번째 여성대표이자 40대 당대표가 된 그는 “이재오 원내대표가 ‘박 전 대표를 모셨던 것처럼 (나를)모시겠다’고 했는데 나는 그런 모심을 당하고 싶지 않다”며 “즐겁고 경쾌한 카우보이 같은 대표가 되겠다”고 밝혔다.
안티에서 찬미자로 변신한 전 의원
자타가 공인하는 ‘박근혜가 사랑하는 여자’인 전여옥 의원은 박 전 대표를 가장 극렬히 비난했던 안티에서 최측근이자 최고찬미자로 변신한 경우다. 그가 “다음 대통령은 대학 나온 사람이 돼야 한다”고 방송에서 한 발언이 파장을 일으켰을 때 당사자보다 먼저 박 전 대표가 ‘당 대표로서 사과한다’며 진화에 나섰고 전 의원을 구제했다. 그후로도 열린우리당은 물론 급진세력에 저격수다운 과격한 발언으로 파문이 일 때마다 전 의원을 감싸 오히려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전 의원의 박 전 대표에 대한 사랑은 지고지순하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테러를 당해 유세를 못하게 된 박 전 대표를 대신해 ‘꿩 대신 닭’의 심정으로 강행군을 했다. 하루에 적게는 13차례, 많게는 26차례까지 연설을 했고 13일 동안 7000~8000㎞를 이동하는 기록적인 행군을 했다. 방송 토론프로에 출연했을 때의 날카롭고 예리한 말솜씨보다 대중연설할 때의 강렬한 파워는 거의 부흥회 수준이라는 것이 목격자들의 전언이다.
전여옥 의원 홈페이지에 실린 글들에는 박 전 대표에 대한 애정과 감사함이 뚝뚝 묻어난다. “박 대표께서 (대변인)이임선물로 예쁜 스카프를 주셨어요, 대표님은 당직자들이 물러날 때마다 정성어린 선물을 주시죠” “박 대표와 인터뷰한 일본 언론인이 ‘그는 아무도 미워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등 여성 특유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필체로 박 전 대표와의 관계를 전하고 있다. 전 의원은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져 다른 후보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이혜훈 의원도 박 전 대표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이다. 미국 UCLA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후 한국개발연구원, 연세대 동서문제 연구원 연구교수 등을 역임한 그는 17대 선거에서 한나라당 최초로 경제전문가로 기획공천을 받아 첫발에 서울 서초구에 당당히 입성했다. 한나라당이 이념에 얽매인 열린우리당과 차별화를 위해 경제정책 등을 내세우면서 이 의원의 입지도 커졌고 박 전 대표도 수시로 상의를 했다. 부동산 대책을 비롯한 현 정부의 각종 경제정책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과 대안을 제시하는 이 의원에게 박 전 대표도 신뢰와 지지를 보냈고 이 의원 역시 박 전 대표 사람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이 의원 “옳은 길 가시니 적극 응원”
“박 전 대표는 항상 원리원칙을 중요시하는 분이라 자기 사람이라고 특별히 감싸거나 특혜를 주는 일이 없어요. 누구나 타인을 위해 방어해주거나 희생할 때는 그만큼의 대가를 기대하죠. 국회에 들어와보니 정말 크고 작은 대소사들이 멀티플로 얽혀 있더군요. 상임위에 자리 줄 테니 전당대회에서 나를 찍어라, 이걸 포기하면 저걸 주겠다 등의 협상도 하고 자기 사람이면 안 되는 일도 되게 만들어 주죠. 그런데 박 전 대표의 경우, 나를 보상해주고 챙겨주리라는 기대를 할 수 없는데 누가 대신 총대를 메겠어요. 남자들끼리야 ‘우리가 남이가’라며 도원결의도 하고 확실한 계보를 만들지만 박 전 대표는 사심보다 오로지 원칙과 애국뿐인 걸요. 그래도 옳은 길을 가는 분이란 믿음이 있으니 응원을 하는 겁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특별히 여성의원들만 친하고 아끼는 것은 아니다. 자주 만나 식사하며 수다 떨거나 찜질방에 가는 것도 아니다. 다만 아무리 당대표이고 대권주자여도 미혼여성인지라 여성의원들과의 스킨십이 더 눈에 띈다는 분석이다. 60대의 여자장관이나 외국 여성정치인에게도 ‘아끼꼬가 예쁜 편’ ‘안아보니 푸짐하더라’ 등의 표현을 하는 남성정치인들에게 흉허물없이 대하고 스킨십을 하면 어떤 소문에 시달릴지 뻔하지 않은가.
박근혜가 좋아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
박근혜 전 대표는 참 특이한 사람이다. 항상 소녀의 미소를 짓지만 내공은 도인 수준이다. 테러를 당해 70바늘이나 얼굴을 꿰맸으면서도 호들갑떨거나 범인을 원망하기는커녕 비서실장에게 처음 한 말이 “저 때문에 놀라셨죠”였다. 의료진에게도 상처에 대해 묻지 않고 그저 감사하다고만 했다. 그토록 겸손한데도 정작 만나는 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낮추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유쾌한 복종은 아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종석씨는 “인내·겸손·흡인력을 지닌 박 전 대표는 내항적 감정형으로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어 좋고 싫은 감정을 밖으로 표현하지 않는다”면서 “사람들을 살갑게 대하지 않고 다가가기가 쉽지 않아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단점”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품위있고 우아한 자태, 그러면서도 서민에게 쉽게 다가가는 독특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유세 도중 아무리 바빠도 악수나 사진을 찍자는 사람에게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고 잦은 악수로 손목이 상했을 때는 손으로 숲을 이룬 사람들의 손을 바람처럼 쓰다듬으며 내민 손이 닿지 않는 이들에겐 미소 띤 눈길을 던져 악수하는 것 같은 교감을 나눴고 눈길과 미소로 시민을 감전시켰다”고 평했다.
호감과 비호감을 표현하지 않아도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들은 그래도 몇 가지 기준이 있다고 전한다. 우선 배신자와 생색내는 사람을 혐오한다. 염홍철 전 대전시장의 경우, 한나라당을 배신했다고 생각해 병상에서도 ‘대전은요?’라고 물은 후 퇴원하자마다 대전으로 달려가 판세를 역전시켰다. 응징인 셈이다. 염 전 시장은 “투표 며칠 전부터 유권자들의 태도가 갑자기 냉랭해지는 걸 느꼈다”고 고백했다. 아버지가 심복에게 죽임을 당하고 추종자들이 비판자로 돌아선 것을 보았기 때문에 배신자를 가장 싫어한단다.
앞에서 박 전 대표에 대한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공치사를 늘어놓고 수시로 생색을 내는 이들도 싫어한다. 자신들이 필요할 때는 지역구에 불러들여 손목이 상할 만큼 혹사(?)를 시키고도 사학법 개정 등으로 여론이 나쁠 때는 재빨리 떠나 무섭게 비판하는 이들에 대한 비호감은 어쩌면 당연하다.
반면 좋아하는 사람은 묵묵히 자기 일만 하고 당에 충성도가 높은 이들이다. 얼마 전 정종복 의원을 본회의장에서 만난 박 전 대표는 반갑게 인사하며 “경주는 안전합니까”라고 물었다. 돌아서서야 경주 방폐장 때문에 별일 없느냐는 말임을 알았단다. 정 의원은 박 전 대표와 친하지도 않고 평소 민망하고 쑥스러워 얼굴을 마주치면 인사만 하는 사이. 그런데 지난 4·30 영천 재보궐선거 때 대책위원장을 맡았고 다른 일도 열심히 하는 편인 그에게 박 전 대표는 ‘조용필 콘서트’에 초대하는 등 배려를 했다. 정 의원은 기자들에게 “박 대표가 모르는 것 같지? 그 사람은 자기 할 일 열심히 하면 다 파악해서 먼저 접촉해. 꾀가 있고 지혜로운 사람이야”라고 전했다. 김치파동 때 부지런히 조사를 해서 한나라당의 입지를 살린 고경화 의원 등도 그런 이유로 박 전 대표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다고 득이 되는 건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