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면 된장녀???

김영종2006.07.24
조회6,512


"스타벅스가면 된장녀???
남녀 누리꾼들이 또 맞붙었습니다.

‘스타벅스’를 두고 말입니다. 굳이 남녀대결이라고 규정지은 이유는 대체로 전선(戰線)이 성별에 따라 갈리기 때문입니다. 벌써 몇 차 대전인지 셀 수도 없습니다.

공방의 수단인 댓글은 기사의 내용과는 그다지 상관이 없습니다. 오로지 ‘스타벅스에 가는 것’과 ‘여성의 허영심’ 등이 공격의 대상일 뿐입니다. 사실 이 싸움의 전체적인 내용도 앞서서 수차례 있었던 다른 논쟁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남성 누리꾼들은 ‘왜 비싼 돈 주고 커피를 사 마시느냐’, ‘스타벅스에서 커피 마시면 자기들이 뉴요커인줄 아냐’, ‘저게 다 국부유출이다’, ‘돈 몇 천원에 허영심을 사는거다’라며 여성 누리꾼, 아니 여성 특히 젊은 여성들을 공격합니다.

반면 여성 누리꾼들은 ‘남자들의 술값은 아깝지 않냐’, ‘여자들끼리 조용히 앉아 이야기 나누고 스트레스 푸는데 그 정도가 뭐가 그리 문제가 되냐’라며 반론을 제기하죠.

그러나 수적인 면에서나 공격의 ‘질’(?)에 있어서 여성 누리꾼은 늘 밀립니다.

"스타벅스가면 된장녀???
그러던 어느 날, 아니 오늘, 누리꾼들의 싸움 가운데서 ‘된장녀’라는 단어를 발견했습니다.

‘아, 이게 뭐지?’

시청녀, 엘프녀, 치우녀 등등 여러 종류의 ‘○○녀’에 대한 의미를 따라잡아왔던 기자로서 당혹스러운 단어였습니다. ‘아, 내가 드디어 뒤쳐지기 시작하는구나’란 푸념을 하며 바로 검색에 들어갔습니다.

‘된장녀 : 인터넷에서 극단적인 페미니즘을 가지고 있는 여자를 지칭하는 말’

국내 굴지의 포털사이트는 이 같은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좀 더 알아보니 사실 페미니즘과는 별로 관계가 없어 보였습니다.

한 누리꾼의 블로그에서 ‘된장녀란?’이란 상세한 설명을 참조하자면 ‘된장녀’는 △아○백과 스타벅스에 집착하고 △미국 드라마 ‘프렌즈’나 ‘섹스 앤 더 시티’를 너무 많이 봐서 자신들이 뉴요커라고 착각하며 △백마 탄 왕자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미혼 여성이라고 하더군요.

여기에 덧붙여 명품, 성형, 화장품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싸이월드 미니홈피 등에 ‘내 남자는 이래야 한다 Best100’과 같은 글을 올리며 자신의 욕망을 드러낸다는 것이었습니다. ‘된장녀의 하루’라는 이야기까지…….

‘된장녀의 하루’를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특정 상표는 노출은 ○○ 등으로 표기했습니다.^^;)

“아침 7시 30분 휴대폰 알람 소리에 기상한다. 된장녀의 하루가 시작되는 거다.

10시에 첫 수업이 있긴 하지만, 일찍 일어나야 학교 갈 준비를 할 수 있다. 졸린 눈으로 머리 감으러 욕실로 향한다. 된장녀는 전지현 같은 멋진 머릿결을 위해 싸구려 샴푸랑 린스는 안쓴다. 엘라○○이나 펜○, ○○센 정도는 써줘야 한다. … 마치 내가 전지현, 한가인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다. …(중략)

평소 얼굴 마주치기도 힘든 아빠에게 다가가 갖은 애교를 총 동원해 용돈을 긁어낸다. 지난주에 구입한 빈○ 원피스를 입고, 지난달에 알바 뛰어서 번 돈으로 질렀던 레○○삭 토드백을 한손에 들고 다른 한손에는 레포트 화일과 전공서적 한권을 겨드랑이 사이에 꼽고 집을 나선다. 진작 큰 가방을 살 수도 있을 법도 하지만, 이게 여대생스러운 거다.…(중략)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뭐 심각한 고민은 아니고 주로 오늘 점심을 뭘 먹을까 정도다. 버스가 안 오면 문자질이 시작된다. 메시지 내용도 별거 아니다. '오늘 점심 뭐 먹을꺼남?ㅋㅋㅋ' 이런 게 대부분이다.…(중략)

화장한다고 아침 식사를 못한 된장녀는 출출해지기 시작한다. 학교 앞 던○도너츠로 향한다. 다이어트를 위해 설탕이 가미되지 않은 아메리카노를 시킨다. 그러면서 설탕과 쨈이 범벅된 도너츠를 먹는다.… 마치 뉴요커인 것만 같다.…(중략)

점심시간이다. 비슷한 된장녀들끼리 모이는, 하루 중 가장 고민되는 선택의 시간이다. ‘과연 뭘 먹을까’…(중략)

다른 요일보다 수업이 별로 없어서 일찍 마친 된장녀들은 시내로 향한다. 롯○백화점에서 아이쇼핑의 시작이다. 된장녀들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명품관을 배회하면서 훗날 만날 결혼 상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3000cc이상의 그랜○ 몰고 다니는 키 크고 옷 잘 입고 유머있는 의사’ 정도면 나한테 충분하다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된장녀들의 대화는 계속된다. 대부분 진담이다.…(중략)

저녁 먹을 시간이 됐다. 시내 왔으니까 패밀리 레스토랑은 당연히 가야 하는거다. T○○, ○○건스, ○I○S의 고민은 결국에 ○I○S로 결정났다. …디지털 카메라로 음식 사진 한 장 찍는 건 필수다. 싸이홈피에 비싼 음식 올리면 자신의 품위도 동반상승 한다는 착각은 된장녀의 공통점이다. … 된장녀의 하루는 이렇게 지나간다. 집에 가면 어머니는 ‘우리딸~공부한다고 힘들지?’”

한마디로 ‘된장녀’는 ‘개념이 없는 젊은 여성’을 비하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럼 ‘된장남’은 없나? 있었습니다.

‘된장녀의 하루’를 패러디한 ‘된장남의 하루’도 있었습니다.

“오전 11시 엄마가 소리 질러서 일어났다. 된장남의 하루가 시작되는 거다.

10시에 첫 수업이 있긴 하지만, 밤새 야동 보다 무리를 했더니 늦게 일어났다. …(중략)
아까 자는데 깨웠다고 짜증냈던 엄마한테 가서 용돈을 달라고 한다. ‘어제 준 건 어쨌냐’는 말에 ‘몇 푼이나 줬다고 그러냐’고 소리 질러서 용돈을 타낸다.

전역하고 받은 용돈으로 산 빈○ 남방을 입고, 지난 달에 알바 뛰어서 번 돈으로 질렀던 엠○○○ ○마니 시계를 차고 켈○ ○○인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선다. 학교 앞에서 길 건너다 보니 같은 가방이 세 개 보인다. ○마켓 공구(공동구매)니 어쩔 수 없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뭐 심각한 고민은 아니고 주로 오늘 당구는 누구랑 칠까 정도다. …(중략)

학교에 도착했다. 마지막 수업 하나는 30분 남았기에 제꼈다. …(중략) 밥 먹고 피시방 가서 네이버랑 디시 들어가서 된장녀 낚을 댓글 좀 달다 보니 저녁이다. …(중략)

된장남들은 지나가는 평범한 여인들을 위아래로 훑어 내리며 점수를 매긴다. 평가를 내리면서 당구장으로 향한다. 레이싱 걸 같은 여자들은 우리 학교에 없는 건가, 물이 너무 썩었다며 그래도 입학 할 때 비해 치마가 짧아져서 좋다고 떠들면서 학교를 나선다.

집에 갔더니 부모님이 취업준비는 좀 하고 있냐고 묻는다. ‘아, 나도 스트레스 받아. 말 시키지마’하고 들어가서 네이버 뉴스에 단 답글로 몇 명을 낚았나 확인한다.…(중략)

이런 글 보면 남자가 기분 나쁜 거도 마찬가지 아닌가? 제발 어차피 이민 안 가고서야 살면서 보는 50%는 한국 여자·남잔데 비하는 하면서 살지 맙시다.”

‘된장남’은 사실 ‘된장녀’와 별반 다를 것이 없으면서도 아닌 척 하는 마초적인 남성을 비꼬고 있는 듯합니다.

다시 스타벅스 이야기로 돌아올까요?

‘된장녀’, ‘된장남’까지 거론한 남녀 누리꾼들의 논쟁은 정말로 진흙탕 싸움이었습니다. 마치 절대로 이성과 함께 생활하지 않을 듯이 말이죠.

그런 가운데 눈에 띠는 댓글 하나.

‘dldkdus1004’ : “남자 여자 편 갈라서 싸우면 재밌나? 지금 중학생밖에 안됐고 여자지만 베스트글을 봐도 웃기는군요. ‘아니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까’, ‘우리 고치자’ 이것도 아니고 남자 여자 서로 깎아내리고 또 편 나눠서 싸우고 ‘여자가 이랬네’,‘ 남자가 이랬네’…. 그런 기사가 아닌데…. 또 그게 중요한 것도 아니잖습니까.

그리고 여자들 사실 명품에 죽고 사는 분들 있는 거 잘 알고 아웃백가서 사진 찍느라 바쁘신 분 있는 것도 잘 알지만, 남자라고 모두 술 마시면서 여자끼고 그런 거 아닌 것처럼 여자들도 아니신 분 많고요. 남자들도 명품 좋아하지만 경제적이신 분들도 많듯이 여자들도 개념 잡히신 분 많은데, 너무 서로 단점만 보고 비하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여자가 남자, 남자가 여자인 척하면서 일부로 싸움 일으키시는 분 있는데 제발좀 안 그러셨으면 좋겠네요. -_-a”

"스타벅스가면 된장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