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살아내려고 했었다

이현주200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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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살아내려고 했었다

그렇게 살아내려고 했었다!

툭툭 끊어지는 고집스런 머리터럭처럼은 말고

온갖 새깃털 다 뽑아 제 몸뚱이 장식한 미련맞은 까마귀처럼은 말고

먼 산 바라보다 똑똑한 소리나 맛있게 구워내는 무책임한

소크라테스처럼도 말고

그냥 좁은 땅 한 켠 차지하고서 노곤한 혼 쉬어가려고 했었는데...

세상은 적군 만난 듯 할퀴어 대고,

서슬 시퍼렇게 창날 휘둘러대고,

전쟁 맞았다고 신난 나팔수,

지구 끝까지라도 좇아온다

심장 속에 버틴 사랑 기어이 훑어 내고,

껍데기만 남을 때까지 갉아 먹는 개미떼

제 땅에서 쫓겨난 이방인은 허공에 대고 후렴만 읊조린다

 

그렇게 살아내려고 했었다

좁은 땅 한 켠 차지하고서 노곤한 혼

쉬어가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