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혼자만의 콘서트

박진관2006.07.25
조회27

 

 

새벽, 혼자만의 콘서트


 

 

새벽에 혼자 밖으로 나갔다

비는 내리고 나는 걸었다.

새벽, 혼자만의 콘서트

 

귀에 이어폰을 꼽고 집 주위를 거니는데 ㅡ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새벽, 혼자만의 콘서트

 

비는 내려서 주위의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마치 이 순간을 위해 방음이 되는 것처럼

새벽, 혼자만의 콘서트

 

우산을 쓰고 있어도 우산 안에 비가 내리는 경우가 있다

난 우산이 없었지만 비를 맞진 않은 것 같았다

새벽, 혼자만의 콘서트

 

우연히 버려진 자전거를 발견하고 그걸 타고 월드컵 경기장까지

내달렸다.

새벽, 혼자만의 콘서트

 

귓 속에는 나만의 선곡으로 된 콘서트가 시작 ㅡ

마치 MP3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당신의 고막에 노크를 하리!"

 

비는 서서히 굵어지고

나의 그에 맞춰 볼륨을 높였다.

새벽, 혼자만의 콘서트

 

 

새벽이라서 그런지 거리엔 나만 있었다.

내가 이 거리의 주인공마냥 ㅡ

소리치면서 어느 영화에 나올 미친 사람처럼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

새벽, 혼자만의 콘서트

 

도착한 월드컵 경기장엔 아무도 없었다

이 빗속에 누가 있는게 더 이상하지

오로지 브레이크가 고장난 버려진 자전거와 나 뿐.

여전히 귓 속에서는 콘서트가 진행중이다

새벽, 혼자만의 콘서트

 

 

혼자 있는 이 시간을 더 즐기고 싶어서

자전거를 끌고 월드컵 경기장을 한 바퀴 돌았다.

한 바퀴 돌고 나니까 비가 더 굵어졌다.

이젠 가야될 것 같아서 자전거를 잡아끄니까

페달 하나가 떨어져 나갔다.

새벽, 혼자만의 콘서트

 

 

여기서 어떻게 걸어갈까 ㅡ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미 내 발걸음은 행선지를 향해 ..

고산 밑쪽으로 내려가고 대구농고를 지나치고 있는데

술에 취한 아가씨가 쓰러져 있었다;

새벽, 혼자만의 콘서트

 

 

콘서트를 마감하고 집이 어디냐고 물으니까 대답을 안했다.

비를 맞는게 안쓰러워서 몸으로 비를 막고 계속 물었다.

머리를 흔드니까 깨서 집이 어디냐고 물으니까

계속 이상한 소리를 하더니 저쪽까지만 데려다 달랜다

그래서 저쪽까지 데려다 주니까 어떤 빌라 안으로 쏙- 들어갔다.

새벽, 혼자만의 콘서트

 

 

혼자 아항; 그러면서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갑자기 버려진 자전거가 생각났다.

그리고 나는 집에 도착했다.

 

새벽, 혼자만의 콘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