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스포츠다.

김정훈200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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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스포츠이다”
영어 열풍을 잠재워 줄 영어 스터디 바람
영어는 스포츠다. 우리는 영어를 잘해야 하는가? 그 대답은 당연히 ‘그렇다’이다. 세계는 이미 글로벌 시대로 접어들었고 외국인과의 의사소통 능력에 대한 필요는 앞으로도 점점 더 커질 것이다. 그리고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분명히 우리의 국가 경쟁력에 도움 되는 일이다.

한국 사회에서 취업, 승진을 하는 데 영어 실력이 점수로 반영된다. 이 때문에 더욱 영어 공부에 열심인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공부해야만 하고 필수적인 영어공부가 왜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가? 영어 열풍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이유는 과도한 투자에 비해 그만큼의 수익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요즘 머리 속에 떠올리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간단하게 말하면 ‘발음 좋고 외국인과 영어로 자유자재로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젠 과거처럼 영문법을 잘하거나 영어 시험 성적이 높은 것이 영어를 잘하는 기준이 되지 않는다. 이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시험을 위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교생들은 수능 시험 때문이고 성인들은 취업이나 승진을 위한 토익 점수 때문이다. 이런 제도적인 문제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영어 실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당장 눈앞의 시험 성적에 목표를 두고 공부하게 되고, 이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영어를 사용할 상황에서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에 나가도 뒤쳐지지 않을 수 있는 영어 실력을 키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국내에서 한국 사람들끼리 누구 점수가 더 높은지 순위를 정하기 위해 공부하기 때문에, 열풍이라고 불릴 만큼 노력함에도 그에 걸맞은 성과를 얻기가 힘든 것이다.

물론 영어 열풍이 불고 투자를 많이 하는 만큼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 어린이부터, 중.고등학생 그리고 대학생과 직장인들까지 점점 더 유창하게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발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영어 열풍 속에서 등장한 또 하나의 문제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영어의 권력화’이다. 조기 유학, 어학연수, 학원 등 유리한 영어 학습 환경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이 월등한 영어 실력을 통해 사회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그 상당한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은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영어 열풍과 영어의 권력화, 이 두 가지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사실 그 대답은 간단하다. 우리 모두 영어를 잘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관건은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느냐의 여부인데, 이 문제에 관해서라면 전문가들도 많고 또 많은 사람들이 각자 할 말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수많은 해결책이 있겠지만 필자가 영어 공부를 하면서 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가지를 제안하자면 ‘영어에 대한 생각을 바꾸자’이다. 영어를 잘하려면 영어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 그럼 영어에 대한 생각은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

첫째로 ‘영어는 스포츠다’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영어는 언어이지 지식이나 학문이 아니다. 사람이 혼자서 열심히 외우고 이해한다고 습득되는 것이 아니다. 물론 혼자 해서 가능한 영역도 있겠지만 영어를 잘 사용하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영어를 사용하면서 공부해야 한다. 영어 실력을 쌓고자 한다면 스포츠를 배우는 것처럼 접근해야 한다. 아무리 이론적으로 많은 것을 알아도 지식만으론 절대로 축구나 야구를 잘 할 수 없다. 실제로 공을 차고, 던지고 받으면서 몸에 익혀야 한다. 그래야만 실제 시합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영어도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묻고, 대답하며 연습해야 실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다. 가끔 보면 영어 회화 학원에 돈을 내고 영어 공부를 하러 와서 말하기를 피하고 조용히 설명을 받아 적기만 하고 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일은 돈을 주고 테니스 레슨을 받으러 와서 테니스는 안 치고 테니스 치는 것을 구경만 하고 가는 것과 같다. 영어를 잘하고자 한다면 몸으로 익혀야 한다.

둘째로 ‘우리나라 사람과 한 팀이 되라’는 것이다. 영어 공부를 하는 데 있어 외국인과는 대화를 한마디라도 더 나누려고 하고 또 귀담아 들으면서 한국 사람과는 영어로 얘기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상대방의 발음이 안 좋을 테니까, 그리고 내가 영어로 말할 때 하는 실수를 들킬까 봐, 혹은 콩글리쉬일 수도 있으니까 등일 것이다. 이런 걱정들이 때로 사실일 수도 있다. 같이 영어 공부하는 사람 중에 발음이 특히 안 좋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또 잘못된 표현을 쓰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작은 단점이나 실수로 잃는 것보다는 평소 공부한 것을 활용함으로써 얻는 것이 훨씬 많다.

오늘날 우리는 영어 공부를 위한 훌륭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인터넷과 각종 미디어, 교재, 테이프 등 좋은 발음을 접할 기회는 충분하다. 단지 부족한 것이라면 활용할 기회인데 우리 주위에 열심히 영어 공부하고 실력 있는 한국인을 두고 꼭 외국인만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영어 공부 동료와 함께 하자. 영어 공부는 ‘1+1=3’이 반드시 성립한다.

셋째로 ‘버터 발음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어를 들을 때 발음으로 그 사람의 영어 실력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발음이 외국 사람 같으면 대단한 것으로 생각하고 한국사람 악센트가 느껴지면 실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비록 발음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기는 하겠지만 그것만으로 영어실력을 평가할 수는 없다.

미국에는 스페인식, 독일식 악센트를 가지고 유창하게 영어를 하며 살아가는 미국인들이 많이 있다. 우리 교포들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식 악센트를 가지고 있지만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교수도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발음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려야 한다. 전 세계에 영어를 모국어 혹은 공용어로 사용하는 나라만도 70개국이 넘고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인구보다 제2언어로 사용하는 인구가 3배나 많다고 한다. 얼마나 다양한 영어가 지구상에 존재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인도에 Indian English가 있는데 한국에 Korean English가 있으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 우리는 우리의 영어 발음에 좀더 자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생각의 전환을 보여주는 현상이 우리 사회에 나타나고 있는데 그것은 우리나라 곳곳에서 열리는 영어 스터디이다. 주로 대학가를 중심으로 영어 공부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일주일에 몇 번씩 만나서 함께 영어로 토론도 하고 인터넷을 통해 영어로 채팅도 하고 게시판에 글도 작성하면서 함께 공부하고 있다. 스터디에 따라서 외국인 선생님이 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다면 그 나라의 문화도 배울 수 있기에 더욱더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이런 스터디의 활성화 현상에서 중요한 점은 우리나라 사람들끼리 점차적으로 스포츠를 배우는 식으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끼리 팀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팀플레이를 하면 어마어마한 비용을 들여서 해외에 나갈 필요도 줄어들고, 비용도 적게 들면서 큰 파급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만약 2년간 어학연수를 다녀온 사람과 영어로 토론을 하면서 공부를 한다면 그 사람은 지난 2년간 공부한 영어 실력을 유지하고 또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고 같이 공부한 사람은 그 사람으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팀플레이에 쏟은 시간과 노력은 반드시 실력이 되어 돌아올 것이므로 점점 더 영어 잘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영어 스터디 문화가 대학가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과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많이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어에 대한 생각을 바꾸면 작은 방에 모여 방문만 닫아도 수억 원씩 들여 짓는 영어 마을 못지않은 영어 학습의 현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