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에서 사랑을 놓치다

배진현2006.07.26
조회28

나: 혼자서 울지 말고, 같이 울어요....

 

나: 혼자 괴로워 말고 같이 괴로워 하자구요....

 

나: 왜.. 이..래..요.....

 

나: 살고 싶다면서요.. 그런데, 왜 죽으려 하냐구요...

 

나: 이 문 좀.. 열어 봐요.. 다시는 귀찮게 하지 않을께요..

 

나: 그렇게 할께요.. 그러니까, 이 문 좀 열라구요.......!!!!! 

 

잠겨진 문 뒤로, 터질듯한 울음을 억누르고 억누르며

 

그녀는 마음 속으로 되뇌이고 또 되뇌인다....

 

그녀: "날 위해 애쓰지 말아요.."

 

그녀: "자꾸만.. 살고.. 싶게.. 만.들.지.. 말라..구요.."

 

Fade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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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녀는 간암으로 한 줌의 재가 되어 세상을 떠났다.....

 

오늘.. 그녀의 생일이다.. 사실, 잊고 있었다...

 

6월 20일 화요일, 내가 해외 출장을 가던 그 날, 그녀의 모친이  

 

통영에서 어머니를 뵈려고 찾아온 모양이다.

 

사실, 그녀의 모친과 우리 모친은 지금도 형님, 동생 할 정도로

 

우애가 깊다는 걸 작년에서야, 뒤늦게 알게 되었다....

 

어부셨던 그녀의 아버지가 간암으로 떠나고, 그 이듬해, 외할머님

 

마저 노환으로 떠나, 그녀의 집엔 그녀의 모친 혼자 사신다...

 

작년 봄까지, 얼마 안 되는 생활비를 매달 가지고 찾아 뵈었는데

 

우리 모친도 나 몰래 지금껏 그렇게 해 왔었나 보다...

 

작년 3월 5일이었다. 그녀의 모친을 뵈러 갔다가, 호되게 문전

 

박대를 당했다.. 두 번 다시 집엔 얼씬도 말라고... 

 

얼굴은 상기되어 화를 내고 계셨지만, 당신의 속내는 온통

 

외로움과 안타까움으로 멍울져 있었던 거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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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물메기를 말려, 한 짐을 머리에 이고는 부산으로 올라

 

오셨단다.. 내가 물메기 찜과 물메기 탕을 잘 먹는다면서...

 

눈물이 쾡..하니, 두 눈을 가린다.....  

 

그 날, 어머니와 그녀의 어머니는 집 앞, 광안리 대포집에서

 

거나하게 취하시고는 밤새 서로 부둥켜 안고 우셨다고 한다...

 

이제... 나에겐 어머니가 두 분이다...  작은 어머니가 한 분 더

 

계시니 말이다..

 

오늘.. 비 내리는 그녀의 생일인 이른 아침, 광안리 앞 바다에

 

소주 한 병과  하얀 카라 한 송이를 들고 나갔다....

 

그렇게 바다를 좋아하던 그녀 앞에, 하얗게 포말지는 파도

 

속으로 카라 한 송이와 소주 한 잔을 건넨다...  

 

빗방울이 더욱 거세진다.....

 

당신..... 울고 있네요.....

 

거기에서 울고 있군요.... 

 

울지..마요....

 

혼자서.. 울지말고.. 같이 울기로 한 거.. 기억하죠......?

 

빗방울이 눈물을 마시나, 눈물이 바다를 마시나....

 

바다가 술을 마시고, 술이 추억을 마시는 시간 속으로...

 

한참을 그렇게 서로를 回考하는 소줏잔을 주고 받았다...

 

생일.. 축하해요....... 그리고 사랑하게 해 줘서 고마워요..... 

 

4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경남 통영 사량도(하도).. 외딴 작은

 

마을.. 그 곳에서 사랑을 놓치다.........

 

-  "나의 일기 中에서"  -

                                               Erich From 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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