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결벽증이 있습니다.

최준형200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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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결벽증이 있습니다.


 

흰 종이에 작은 점이 찍혔어.

 

눈에 보일 듯 말 듯, 정말로 먼지보다 작을 지 모르는

 

그런 작은 점이 찍혔어.

 

보통 사람들은, 그냥 웃어넘기겠지.

 

둔감한 사람은 아마 그런 점이 찍힌 줄 모를거야.

 

조금 깨끗한 사람들은 그 점을 지우개로 깨끗이 지우겠지.

 

그런데 말야.

 

 

나란 사람은 안 그래.

 

흰 종이에 검은 점이 찍힌 걸 참을 수가 없어.

 

그래서 말야. 난 연필을 들고, 흰 종이를 마구 칠하기 시작해.

 

 

흰 종이가, 검은 색 종이로 변할때까지.

 

연필 심이 다 닳아가고, 손 여기저기가 검어질때까지.

 

마구 칠하기 시작해.

 

검은 점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왜냐하면 난 결벽증이 있거든.

 

지우개로 지우는게 훨씬 편하고, 즐겁다는 걸 알면서도.

 

항상 흰 종이를 온통 검은 색으로 칠해버리지.

 

난 결벽증이 있으니까.

 

검은 점이 찍힌 것보다는 처음부터 검은색이라고

 

보는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