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의 나는 비를 맨 몸으로 맞는걸 무척이나 좋아했다. 우산을 손에 들고서 온 몸을 빗속으로 던졌었다. 어차피 빗방울에 가려 보이지 않는 거리라면 안경을 벗어도 마찬가지였다. 흐릿한 풍경 위로 아른거리는 빗방울과 도로 위를 세차게 두드리는 불규칙한 리듬이 마치 singing in the rain 영화의 주인공인마냥 내 구두를 들썩이게 했었다. 오늘도 비가 내린다. 무거운 짐들을 양손에 가득 들고 우산은 목과 어깨 사이에 걸치고서 한껏 몸을 웅크려 빗속을 빠르게 해쳐나간다. 행여나 들고 있는 짐과 몸이 젖을까봐 어서 빨리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축축하게 젖은 신발 안에서는 질퍽한 소리가 난다. 차가운 에어컨 바람에 몸을 말리면서 사람들은 하루빨리 비가 개였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어렸을 적 뛰어놀던 빗속은 적어도 시꺼먼 재와 먼지따위의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았다. 내가 다니는 회사가 위치한 곳은 온갖 공장이 한 데에 모여있는 작은 마을. 거리의 온갖 오물들이 섞인 물에 행여나 내 몸이 병들지 않도록 나는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습기탓에 내 방에는 곰팡이가 잔뜩 슬었다. 벽지도 울어버렸다. 올해들어 유난히도 길고 지리한 장마. 그 피해도 엄청나다고들 한다. 이제는 뽀송뽀송한 일상이 그립다. 어서 빨리 비가 그쳤으면 싶다. - 사진은 naver에서.
비가 오면
어렸을 때의 나는
비를 맨 몸으로 맞는걸 무척이나 좋아했다.
우산을 손에 들고서
온 몸을 빗속으로 던졌었다.
어차피 빗방울에 가려 보이지 않는 거리라면
안경을 벗어도 마찬가지였다.
흐릿한 풍경 위로 아른거리는 빗방울과
도로 위를 세차게 두드리는 불규칙한 리듬이
마치 singing in the rain 영화의 주인공인마냥
내 구두를 들썩이게 했었다.
오늘도 비가 내린다.
무거운 짐들을 양손에 가득 들고
우산은 목과 어깨 사이에 걸치고서
한껏 몸을 웅크려 빗속을 빠르게 해쳐나간다.
행여나 들고 있는 짐과 몸이 젖을까봐
어서 빨리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축축하게 젖은 신발 안에서는 질퍽한 소리가 난다.
차가운 에어컨 바람에 몸을 말리면서
사람들은 하루빨리 비가 개였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어렸을 적 뛰어놀던 빗속은 적어도
시꺼먼 재와 먼지따위의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았다.
내가 다니는 회사가 위치한 곳은
온갖 공장이 한 데에 모여있는 작은 마을.
거리의 온갖 오물들이 섞인 물에
행여나 내 몸이 병들지 않도록 나는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습기탓에 내 방에는 곰팡이가 잔뜩 슬었다.
벽지도 울어버렸다.
올해들어 유난히도 길고 지리한 장마.
그 피해도 엄청나다고들 한다.
이제는 뽀송뽀송한 일상이 그립다.
어서 빨리 비가 그쳤으면 싶다.
- 사진은 naver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