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산골에서 농사를 짓고 약초를 재배하는 분을 만났습니다. 아파트 재건축이 한창인 서울 잠실 거리를 함께 걸었습니다. 그 분은 하늘을 찌르며 솟구치는 고층아파트의 위세에 질린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여기서는 못살겠네요. 숨이 막혀요. 그래도 다들 도시로 몰려드니…. 하지만 도시 사람들이 우리 시골을 부러워할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이렇듯 공기가 오염되면 이 도시에도 날마다 약을 뿌려야 할지 몰라요. 논이나 밭에 약을 치듯 말입니다."
오염된 도시 속의 생명들- 즉 사람, 동물, 나무, 풀에게 매일 약물을 살포하는 날이 올 수 있을까요? 그건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중국에서 `여행 설계"를 하는 후배에게서 메일이 왔습니다.
"베이징의 여름은 너무 갑자기 왔습니다. 열대야에 가까운 날들이 지속됩니다. 지구는 많이 힘드나 봅니다. 열이 좀 많은 저는 가끔 팔등에 열이 피어난 것 같은 두드러기가 생기는데 지구도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씩 원난(雲南)의 녹아가는 만년설산을 생각해 봅니다. 머잖아 그들이 하얀 모자를 벗는 날 지구도 멸망이 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생각도 듭니다. 요즘 베이징은 밤 6시만 되면 인공 비를 열심히 뿌리게 합니다. 효과는 있지만 왠지 께름칙합니다."
인공비! 질식할 것 같은 도시에 뿌려지는 인공비. 열 받은 도시를 식혀 사람들의 짜증을 씻어내는 가짜 비. 그 인공 비에 약을 섞어 뿌려야 할 날이 온다면… 화단에 조리개로 물을 뿌리듯, 밭에 분무기로 약을 뿌리듯, 이 도시에도 무엇인가를 뿌려야 하는 때가 온다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장맛비가 너무 고마웠습니다.
이 도시는 정말 건강할까요?
이 도시는 정말 건강할까요?
얼마 전 산골에서 농사를 짓고 약초를 재배하는 분을 만났습니다. 아파트 재건축이 한창인 서울 잠실 거리를 함께 걸었습니다. 그 분은 하늘을 찌르며 솟구치는 고층아파트의 위세에 질린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여기서는 못살겠네요. 숨이 막혀요. 그래도 다들 도시로 몰려드니…. 하지만 도시 사람들이 우리 시골을 부러워할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이렇듯 공기가 오염되면 이 도시에도 날마다 약을 뿌려야 할지 몰라요. 논이나 밭에 약을 치듯 말입니다."
오염된 도시 속의 생명들- 즉 사람, 동물, 나무, 풀에게 매일 약물을 살포하는 날이 올 수 있을까요? 그건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중국에서 `여행 설계"를 하는 후배에게서 메일이 왔습니다.
"베이징의 여름은 너무 갑자기 왔습니다. 열대야에 가까운 날들이 지속됩니다. 지구는 많이 힘드나 봅니다. 열이 좀 많은 저는 가끔 팔등에 열이 피어난 것 같은 두드러기가 생기는데 지구도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씩 원난(雲南)의 녹아가는 만년설산을 생각해 봅니다. 머잖아 그들이 하얀 모자를 벗는 날 지구도 멸망이 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생각도 듭니다. 요즘 베이징은 밤 6시만 되면 인공 비를 열심히 뿌리게 합니다. 효과는 있지만 왠지 께름칙합니다."
인공비! 질식할 것 같은 도시에 뿌려지는 인공비. 열 받은 도시를 식혀 사람들의 짜증을 씻어내는 가짜 비. 그 인공 비에 약을 섞어 뿌려야 할 날이 온다면… 화단에 조리개로 물을 뿌리듯, 밭에 분무기로 약을 뿌리듯, 이 도시에도 무엇인가를 뿌려야 하는 때가 온다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장맛비가 너무 고마웠습니다.
〈김택근/시인〉 경향신문 아침글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