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의 애인이었고, 림프 비즈킷(Limpbizkit)의 프레드 더스트(Fred Durst)가 자신과 잤다고 주장하고,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기어이 성관계 사실을 밝혀 자신이 성경험이 있었음을 만천하에 밝혀야했던 여자.
그리고 작년 MTV 뮤직비디오 시상식에서는 마돈나(Madonna)와 키스를 했고, 그로부터 얼마 뒤에는 마돈나와 함께 노래를 부른 신곡을 발표했으며, 다시 그로부터 얼마 뒤에는 한국을 찾아와 보아와 함께 특집 쇼무대를 가졌던 인물.
브리트니 스피어스 주변에는 스타들과 관련된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그것은 언론에 의해 가쉽꺼리나 스캔들로 가공되며, 그렇기 때문에 언론은 더욱더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뒤쫓는다.
같은 무대에서, 같은 여성 팝스타와의 키스라 하더라도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마돈나의 키스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guilera)와 마돈나의 키스는 그 관심도가 다르다.
한마디로 그녀는 스타이고, 스캔들 메이커이며, 그래서 언론에서 매우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스타이다.
People want dirty pop !
이것은 한국인의 입장에서 굉장히 이상하게 생각할만한 일일지도 모른다.
왜 미국은 브리트니 스피어스같은 가수에게 열광하는가. 그것은 단지 한국인의 입장에서 그녀의 외모나 가창력이 그리 출중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브리트니 스피어스같은 아이돌 스타가 그렇게 온 언론에서 화제를 삼아야할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 되는 사실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보기에 그저 춤과 노래 그럭저럭 잘하는 애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난리를 치는지 말이다. 미국에서도 어느정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이돌이 스타가 되고, 화제꺼리가 되는 것을 단지 기획의 힘으로 생각한다거나, 혹은 사회적인 이슈가 된다는 것에 대해 굉장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듯 하다. 물론, 말그대로 춤추고 놀뿐인 음악들이 ‘아티스트’의 음악들과 비교되는 것 자체가 기분나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혹시 그건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왜 그렇게 수많은 가수들이 나오지만 그 중에서 성공하는 것은 극소수이고, 그들 중에서도 누가 봐도 상업적인 음악에, 그 스스로도 상업성을 인정하는 음악을 내놓은 가수들이 인기도 얻고 때론 롱런까지 하는지 말이다. 거기엔 그만큼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요소가 들어있고, 또 그만큼 철저한 자기관리와 대중에 대한 면밀한 분석, 그리고 자신의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왜 같은 기획사에서 나왔는데 누구는 뜨고, 누구는 안뜨며, 또 누구의 음악은 괜찮은데 누구의 음악은 별로일까. 그리고, 과연 팝음반 산업이 발달할대로 발달하고, 대중들의 음악수준이 일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이란 나라에서 단지 스캔들 메이커란 이유로 그 인기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바로 그런 팝산업의 힘,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이 가야할 방향성과 대중이 원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최대한 맞춰 나가는 모범 사례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스캔들 메이커가 되고, 언론이 따라붙는 것은 그녀가 다른 인물들보다 유독 스캔들을 만들어내는 인물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 자체가 ‘스캔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이미지와 인기를 가졌고, 그녀가 꾸준히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엔터테이너로서의 자격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지 단 한번의 히트로 달성되는 것도 아니고, 매번 파격적인 변신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대중은 늘 스타에게서 새로운 것을 원하지만 동시에 자신들이 따라갈 수 있을만큼의 변화를 원한다. 그걸 조절하고, 자기 이미지를 꾸준히 유지하고 바꿔가면서도 대중이 좋아할 수 있는 음악, 자신도 만족할 수 있는 음악을 계속 만들어나간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것은 처음에는 기획사에서 해줄 수 있는 일이어도 어느 순간부터는 결국 자신이 해 나갈 수 밖에 없고,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In The Zone ]은 바로 그 예를 보여주는 앨범이다. 생각해보라. 대체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언제부터 마돈나와 어울리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고, 그렇게 격렬한 춤을 추며, ’Toxic' 뮤직비디오처럼 아예 드러내놓고 섹시함을 강조할 수 있게 되었는가. [ In The Zone ]은 기존의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당황스러울수도 있는 앨범이겠지만, 그녀로서는 ’해야할 일‘을 했던 앨범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대중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상당히 훌륭하다.
소녀의 욕망
우선 그녀가 왜 지금까지 톱스타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는지부터 생각해보자.
물론 기본적으로는 그녀의 음악이 대중을 끌어들였기 때문이겠지만,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장점은 그녀가 대중음악계의 아이콘이 될 수 있는 어떤 포지션을 획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효리와 이수영의 차이에서 느낄 수 있듯, 아이콘은 다른 스타들보다 더 많은 이야기꺼리를 만들어내고, 그녀의 직업뿐만 아니라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사가 될 수 있으며, 더불어 현재 대중의 어떤 흐름을 반영한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바로 그것을 ‘선점’했다. 10대 아이돌은 예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다. 그것은 시기를 두고 일정하게 반복되는 유행과도 같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때마다 10대가 요구하는 것은 달라진다는 사실이고,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바로 그당시의 10대가 요구하는 것을 채워주었다. 그것은 바로 ‘소녀’의 ‘욕망’이다. 세상 대부분의 10대는 지금 자신이 10대이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것들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걸 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너무 ‘갈데까지 가는’ 것은 두려워하고, 그들의 부모역시 아이들을 너무 과잉보호하는 부모가 되기는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자식이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 ‘날라리’가 되는 것 역시 싫어한다.
1,2집 시절의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그 모든 요구들을 만족시켜주었다.
마돈나(Madonna)이후 미국의 10대 소녀들은 성관계 자체에 대해서는 그렇게 드러내놓고 즐길수는 없어도 더 이상 섹시함을 감춰야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게 되었다. 적어도 직접적인 성관계가 아니라면, 그들은 섹시함을 드러내는데 주저하지 않고, 그것은 자신을 돋보이도록 만드는 수단이 될 수도 있으며, 설령 그렇지 못하더라도 자기 또래의 누군가가 섹시한 모습을 선보이는 것을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그것은 어느정도 안전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너무 ‘야하게’ 놀아서 ‘천박한’ 느낌을 주면 안되니까 말이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바로 그런 10대였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단번에 톱스타로 만들어준 ‘Baby One More Time'의 뮤직비디오를 보라. 그녀는 마치 교복을 연상시키는 패션을 적절히 응용해서 소녀이면서 최대한 섹시한 ’척‘을 하려 하고 있고, 그녀의 춤과 함께 학생들은 학교에서 춤을 춘다. 그리고 그녀의 무대가 끝나면 그들은 다시 교사 앞에서 얌전한 학생으로 돌아간다. 이것은 진부한 구성이긴 하지만, 그만큼이나 간단하게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그녀가 아직 ’여자‘가 아니란 것은 그녀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는 스스로 ’소녀‘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I'm not a girl, Not yet a woman).
어른이 보기에는 10대는 여전히 어리지만, 그들 스스로는 자신들을 그리 어리다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도 충분히 섹시해지고, 온갖 규제를 뚫고 자신들 하고 싶은대로 하기를 원한다. 본질적으로는 귀엽고 깜찍한, 어느 순간에는 아기곰 인형을 안고 자고, ’대디‘의 품에 안길 것같지만, 그러면서도 자기 나름대로 도발적이려고 하는 소녀,
그것이야말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정체성이었고, 대중은 그런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모습에 열광했다. 그녀는 10대가 보기엔 따라하고 싶거나, 혹은 귀여우면서도 섹시한 여자친구가 될 수 있는 인물이고, 어른들이 보기엔 섹시하려고 노력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안심’하고 귀여워할수도 있는 캐릭터였던 것이다.
그러니 그녀가 미국처럼 스타의 성생활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나라에서 성관계를 가졌느냐 가지지 않았느냐를 가지고 논란이 벌어진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건 성관계를 가졌느냐 가지지 않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 때문에 벌어졌다고 할 수 있는 일이다. 분명히 10대임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미지는 최대한 ‘어른’처럼 섹시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그래서 대중과 언론은 한편으로는 그녀의 사생활에 있어 ‘섹시한’ 것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어느정도의 마지노선을 그어놓으려고 한다. 지금까지 적어도 10대, 혹은 이제 막 20대로 넘어가는 백인 팝스타가 공식적으로 드러낼 수 없었던 섹시함을 실컷 보여주면서도, 그것이 ‘소녀’로서의 정체성을 해치는 것은 안되었고, 덕분에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매스컴의 관심도 실컷 얻는 대신, 반대로 자신이 몇 년 내에 반드시 벗어나야할 숙제도 함께 지게 된 것이다.
3집 [ Britney ]에 실린 ’I love Rock & Roll'의 뮤직비디오를 보라.
이 곡에서 나오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모습은 정말 로커로 변신하려는 것이 아니라, 록을 도발적으로 소화해내는 ‘소녀’의 그것에 가깝다. 그녀가 아무리 로커 ‘흉내’를 낸다해도 아무도 그녀를 진짜 로커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마치 한국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소녀가 그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오히려 발랄하면서도 조금은 성숙하고, 그래서 예뻐보이는 소녀의 그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비슷했다. 그녀는 앞서 말한것처럼 소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여자도 아니었으며, 그 자체를 자신의 매력으로 이용한 것이다.
10대 소녀가 제니퍼 로페즈를 따라하겠는가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따라하겠는가. 그리고 그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좋아하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I'm slave 4 U
그런데 문제는 이 ‘I love Rock & Roll'3집 앨범 ‘Britney'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녀의 캐릭터를 만들어준 1집, 그것을 강화시킨 2집까지 그녀는 점점더 자신의 스타성을 공고히 할 수 있었다. 그녀는 나이로도 10대였고, 그녀가 미국 팝계에 준 충격은 한번 더 간다고 해서 쉽게 약발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가 만 스무살이 되던 그때부터 그녀는 변화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 된다. 그것은 음악적으로도 더 이상 맥스 마틴(Max Martin)의 밝고 경쾌한 멜로디에만 의존하기엔 대중이 그 작법에 너무나 익숙할 수 밖에 없게 되었고, 더불어 그녀도 슬슬 소녀의 귀여움을 간직할 수 없는 나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19살에 누구와 잤냐 안잤냐는 대단한 화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25살때는? 30살때는? 분명히 나이에 맞춰 변하긴 변해야했다. 아무리 그녀가 소녀로 머물러있길 원한다해도, 정말 소녀의 감성을 가지고 자기 나이에 맞는 성숙함을 함께 조화시킨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그건 대중에게 주책이란 얘기밖에 못 듣는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다고 급진적으로도 변할 수도 없다는 사실이다.
멀리 볼 것도 없이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2집 앨범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라. 그녀의 변신은 일부 사람들에게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을 수도 있지만,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달리 좀더 뮤지션에 가까운 모습으로 또다른 시장을 형성하고 있던 그녀는 2집에서 지나치게 파격적인 변신으로 오히려 ’트러블 메이커‘같은 존재가 되었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자신이 지나치게 얌전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도 싫었고, 실제로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도 그녀는 노래뿐만 아니라 좀더 춤도 잘추고, 놀기도 잘 노는 여성 팝스타가 되는 것이 좋았지만, 그녀의 변신은 일반적인 대중이 받아들이기엔 파격적인 면이 많았던 것이다(물론, 덕분에 그녀는 3집에서 마음놓고 달릴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자신의 모습을 어느정도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섹시한 이미지를 더욱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것은 바로 그녀의 현재 위치를 좀더 대중에게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을 통해 이루어졌다.
내가 화끈하게 섹시하길 바래? 그러면 ‘I'm slave 4 U'. 하지만 그래도 도발적이지만 귀여운 소녀의 모습이 그립다고? 그럼 ’I love Rock & Roll'. 그렇지만 난 지금 귀여운 10대이기만하지는 않아. 난 10대지만 사람들이 너무 관심을 가지는 거물이라고. 그래서 ‘Overprotected'. 정말, 난 ’I'm not a girl, not yet a woman'이란 말야.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 Britney ]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자기 스스로 더욱 강하게 대중에게 밀어붙였고, 이것은 음악적인 선택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그녀는 여전히 맥스마틴과 작업하면서 대중적인 안정성을 유지했지만 ’Overprotected'같은 곡에서 확인할 수 있듯 같은 작곡가의 곡이라 할지라도 보다 리듬이 강조되고, 훅에서 발랄하고 힘찬 멜로디보다는 저음에 조금더 비중을 두며 강한 느낌을 가지도록 만들었고, 그런 안정성위에 올려진 넵튠즈의 ‘I'm slave 4 U'는 브리트니를 섹시하려고 노력하는 10대가 아니라 정말 섹시한 20대로 만들어주었다.
’I'm slave 4 U'는 단지 그 섹시한 컨셉뿐만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이후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방향을 잡아주었다고 할 수 있는 곡으로, 이 곡에서 그녀는 자신이 음악적으로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제대로 찾으면서 자신의 20대를 보낼 수 있는 무기를 얻게 되었다. 심플한 리듬 중심의 곡 구성, 기존의 팝이 아닌 힙합이나 일렉트로니카같은 다른 장르에서 가져온 음악적인 자양분같은 사운드적인 요소도 중요했지만, 이 곡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가장 어울리는 멜로디와 보컬을 찾아주었다는 것이다. 이 곡은 굉장히 섹시한 곡으로 기억되고 있지만, 멜로디 자체는 기존에 들려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팝댄스와 새로운 멜로디를 동시에 가져간 곡이다. 각절의 멜로디라인은 경쾌하게 팝적으로 진행되면서 누구나 쉽게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지만, 인도스타일의 리듬에서 빌려온 넵튠즈의 비트와 보다 무겁고 끈적거리는 사운드 톤이 긴장감을 연출하고, 그 뒤에 이어지는 훅이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섹시함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이 곡의 훅은 ‘Baby One More Time'이나 ’Oops ! I did it again'처럼 신나게 터지는 대신 뮤직비디오에서 갈증을 느끼던 남자들이 한줄기 빗방울을 맞고 시원해하는 바로 그 순간처럼, ‘I'm a slave~'에서 분위기를 절정까지 이끌었다가 다시 저음으로 내려가며 곡의 긴장감을 유지한다. 그래서 이 곡은 익숙한 팝이지만, 더불어 힙합의 비트와 섹시한 여성의 캐릭터가 함께 녹아있는 곡이 된다. 그리고 이 곡에서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자신이 대중에게 먹힐 수 있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음을 확실히 증명한다. 그녀는 분명히 풍부한 성량을 가지거나, 소화할 수 있는 음역대가 넓은 가수는 아니다. 하지만 그녀는 저음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섹시함이 묻어나오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고, ’I'm slave 4 U'는 바로 그 목소리가 있었기에 가능한 곡이었다.
1,2집 시절에서는 발랄한 목소리에 묻혀있던 그녀만의 장점이 이 앨범에서 살아났고, 이것으로 그녀는 자신의 이미지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었다. 적어도 섹시함에 관해서만큼은, 그녀는 확실히 어른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교복 치마’가 필요업게 된 것이다.
또한 이와 더불어 이슈 메이커로서 그녀의 모습도 극대화되기 시작했다. 그녀가 드디어 ‘섹시한 여자’가 되면서 매스컴에서는 그녀의 남자관계에 대해 더욱 파헤치기 시작했고, 프레드 더스트뿐만 아니라 에미넴의 브리트니 스피어스에 대한 관심역시 화제가 되었으며, 저스틴 팀버레이크와의 관계, 심지어는 그녀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며 가슴수술 여부를 확인하는 일도 있었다. 그동안 ‘선’을 정해놓고 ‘여기까지만’을 외치던 소녀가 나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니라면서 '난 당신의 노예‘라 노래하는데 누군들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런 각종 가쉽들은 브리트니 스피어스 자신에겐 괴로운 것이 되었을지 몰라도 사람들이 계속 그녀에게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었고, 그녀는 좀더 안정적인 스타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10대 소녀로서 보호될 대상이 아니라 막 성인식을 치룬 팝스타로서, 더 넓은 팬층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파격과 익숙함을 통제하다
그리고, 드디어 ‘In The Zone'에서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자신에게 부족했던 것, 즉 섹시함뿐만이 아니라 여성 ’뮤지션‘으로서 가져야할 성숙함과 음악성을 가지려하는 듯 하다.
이제 그녀가 프레드 더스트와 잤다는 보도까지 나온 이상, 그녀가 섹시함에 있어서 자제해야할 부분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전세계의 모든 아이돌 스타가 그렇듯, 어떻게 자신의 모습을 성숙하게 발전시켜나가느냐는 것이다. 지난 앨범에서 섹시하게 나왔다고 이번 앨범에서 또 섹시하게만 나올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너무 파격적인 변신을 하면 그것은 ’컨셉 놀이‘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 과연 어떻게 팝스타로서의 대중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변신을 제대로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 그녀는 그 키워드를 가장 기본적인 것, 바로 팝에서 찾았다. 물론, 이 앨범에서 팝멜로디란 것은 부차적인 것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우선 들려오는 것은 ’Me against the music'의 화려한 리듬진행이고, ‘Toxic'의 인상적인 현악세션일테니 말이다. 게다가 ’Breathe On Me'나 ‘Early Mornin’'은 일렉트로니카 곡이고, ‘Touch of my hand'같은 곡은 일렉트로니카를 기반으로 동양적인 사운드를 초반에 깔아두니 이 앨범은 그런 변화가 중심이 되는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오히려 이렇게 다채롭게 변화하는 사운드 색깔이나, 리듬을 중심에 둔 곡 구성을 조율해내는 것은 바로 브리트니 스피어스 특유의 팝적인 멜로디이다. 그것이 달라진 사운드와 절묘하게 합쳐지면서, ’In The Zone'은 새로우면서도 대중적인 접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무엇이든 끌어들여도 좋고, 어떤 모습으로 변해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음악이 그것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결과적으로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냐는 것이다. 그게 바로 팝이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두 번째 싱글 ‘Toxic'은 그것을 가장 절묘하게 보여주는 트랙이다.
’Me against the music'이 타이틀곡으로서의 상징적인 역할, 즉 변화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좀더 극단적으로 나아갔다면, ‘Toxic'은 대중에게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달라진 음악을 보다 쉽게 전달하면서, 속된말로 ’돈을 벌 수 있는‘ 곡이다. 이 곡은 최근 팝의 새로운 경향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기본적으로 리듬으로 곡을 이끌고 있고, 멜로디는 하나로 이어지기보다는 조금씩 단절된채로 각 부분을 따로 강조하고 있으며, 현악세션에서 확실히 확인할 수 있듯 보컬 멜로디 이상으로 인상적인 사운드가 또다른 훅 역할을 한다.
그리고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여기에 자신의 ‘무게감’을 더할 수 있는 이미지를 입히고, 그 토대위에 자기 특유의 발랄한 팝 멜로디를 입힌다. 이 곡의 베이스라인을 따라가보면 알겠지만, 이 곡의 리듬은 사실 굉장히 경쾌한 펑키/디스코의 그것에 가깝다. 그러나, 이 곡이 팝으로서는 굉장히 어둡고 공격적인 느낌을 받았다면 그것은 리듬의 문제가 아니라 그 리듬을 장식하고 있는 사운드 톤의 문제이다. 현악세션으로 표현된 곡의 메인 리프는 그 리듬 자체로는 경쾌하게 진행되지만, 날카로운 톤에 그 리듬이 하나로 이어지는 현악세션이 그것을 연주하면서 이 리프는 굉장히 공격적인 느낌을 준다. 두개의 리듬구성으로 나뉘어져 완급을 조절하고, 앞 부분과 뒷부분의 톤이 달라지면서 더욱 공격적인 느낌을 만들어내며 긴장감을 연출하는 현악세션의 완성도는 이 앨범의 사운드 퀄리티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현악세션은 너무 튀지도않고, 그렇다고 너무 묻히지도 않은채 약간멀리서 분위기를 조성하며 곡을 끌고 가다가 멜로디가 전환되는 부분에서 또다르게 퍼지는 현악세션 연주와 합쳐지면서 다음으로 곡을 전개시키고, 이런 과정들이 이어지면서 곡은 계속 긴장감을 이어간다. 거기에 노이즈가 들어간 간주의 사운드나 보코더로 처리한 보컬들은 그런 공격적이고 강한 느낌을 그대로 유지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이끄는 것은 1집부터 이어져온, 그러나 방향을 달리한 브리트니 스피어스 특유의 경쾌한 팝 멜로디이다. 그녀는 각 절의 멜로디라인에서는 최대한 섹시한 느낌을 강조하며 곡을 이끌어나가면서 사운드 톤이 주는 느낌으로 곡을 이끌어나간다. 저음에서 그 색깔이 가장 잘 드러나는 그녀의 섹시한 보컬은 1,2절에서 계속 반복되면서 긴장감을 높이지만, 그것을 푸는 훅은 ‘Oh, the taste of your lips...'같은 경쾌한 멜로디이다.
멜로디 사이사이를 끊으면서 곡의 기본적인 리듬을 따라 그대로 신나게 가버리는 이 부분을 통해 ’Toxic'은 지금까지의 브리트니 스피어스와는 다른 고급스럽고 카리스마적인 이미지를 갖추면서도, 자신의 팝적인 대중성을 잃지 않는다. 리듬에서 이미 대중적인 멜로디가 설계 되있고, 그 위에 퀄리티 좋은 사운드의 완성도와 보다 ‘성인’으로 간 자신의 보컬 프로듀싱으로 팝 멜로디에서 나올 수 있는 진부함, 혹은 안일함을 없앤 것이다. 특히 이렇게 훅까지 모두 짧은 멜로디로 이어지는 곡들을 기승전결의 흐름에 따라 익숙한 진행을 보여주면서도 그리 뻔하지 않게 만드는 편곡과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보컬 변화는 흥미로운데, 이 곡은 간주나 후반부까지 신디사이저같은 멜로디 악기들을 쓰기보다는 철저하게 리듬 중심으로 흐르면서 거기에 보코더를 입힌 보컬을 밑에 깐다거나, 리듬 프로그래밍의 톤 변화등을 통해서 곡을 진행시켜나간다. 그래서 곡은 계속 긴장감을 유지하고,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보컬은 그 속에서 자신의 비음섞인 섹시한 보컬과 평상시의 보컬을 번갈아 사용하면서 곡의 흐름을 변화시키고 있다.
물론 ‘Too high...'같은 부분에서 가성을 쓰면서 고음에서 힘이 부족하게 느껴진다든가, ’...ride'같은 부분에서도 그런 유사한 문제가 보인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Toxic'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어떻게 음악을 통해서 자기 이미지를 현명하게 컨트롤하고, 더불어 자신의 장점만을 살리려고 노력하는지 보여주는 곡이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에서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다이아몬드로 만든 옷을 입고 섹시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스튜어디스로 분장해 섹시하면서도 발랄한 모습을 보여주는 연출이 가능한 것은 단지 뮤직비디오 감독 조셉칸의 연출력뿐만 아니라 곡이 가지고 있는 이런 두가지 요소의 조화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팝의 모든 것
그러나, ‘Toxic'은 좋은 곡이고, 앨범의 베스트 트랙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첫 번째 타이틀곡이 될 수는 없다. 전쟁에도 순서가 필요하듯, 가수가 활동을 하는데도 순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Toxic'은 앞서 말을 한대로 ‘돈을 벌 수 있는’ 곡이지만, 그만큼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데는 그에 앞서 이런 식의 ‘팝’으로서의 변화의 과정을 설명해주는 곡이 필요한 것이다.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뮤지션’의 이미지를 가지고자 하는데 처음부터 섹시함을 내세우는 곡을 내놓을수는 없지 않은가. 그것은 ‘I'm slave 4 U'의 재탕이 될 뿐이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변화를 좀더 극단적인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는 곡을 선택했고, 그것이 바로 ’Me against the music'이다. 이 곡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지금 할 수 있는 선에서 가장 극단적인 방법으로자신의 변신을 알린 곡이다. 이 곡은 현재 ‘팝’의 트랜드를 가장 극단적인 모습으로 소화하고 있다. 후렴구에 등장하는 약간의 신디사이저만을 제외하면 모든 사운드는 리듬 파트로만 이루어져있고, 각 멜로디는 단절적으로 구성되어 그 상태에서 각각이 훅이 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곡이 그리 밝고 경쾌한 팝이 아니라는 점이다.
뮤직비디오에서 잘 드러났듯(자꾸 뮤직비디오를 언급하는 것은, 브리트니 스피어스같은 팝스타의 경우 뮤직비디오가 단지 음악을 소개하는 역할이 아니라 그녀의 이미지를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음악이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면, 뮤직비디오는 그것을 시각화시켜 대중에게 이해하도록 만든다), 이 음악의 분위기는 여느 팝과 달리 상당히 어둡고 공격적이다. 그리고 그것은 리듬 중심으로 이루어진 곡의 속도감과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보컬, 그리고 팝 멜로디를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의도적으로 그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멜로디 전개 때문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이 곡에서 곡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부분은 아마도 곡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I'm up against the speaker....'같은 부분일 것이다. 곡의 초반부터 등장, 훅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강하게 치고 나가는 이 부분은, 이 곡이 리듬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고, 지금까지의 팝과는 다른 훅을 선보이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마치 랩을 하듯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그 부분의 멜로디와, 그 밑에 깔린 더욱 빠른 리듬 프로그래밍을 통해 이 곡은 굉장히 공격적이고, 빠르며, 리듬중심의 곡이라는 것을 듣는 사람에게 알려준다. 그리고 더불어, 이 부분의 멜로디가 앞부분과 단절적으로 진행되어 개별적인 훅의 역할을 하면서 이 곡은 훅을 계속 연결시킨 곡처럼 느껴지도록 한다. 그리고 이런 느낌을 강화해주는 것이 메인 보컬뒤에서 계속 따라붙는 마돈나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보컬이다. 이 곡은 듣다보면 보컬 한명만 부르는 파트가 거의 없는데, 이것은 우선 이런 방식이 좀더 멜로디를 강조할 수 있다는 것도 있지만, 그 뒤에 또한겹 쌓인 보컬들이 계속 분위기를 어둡고 나직하게 잡아두는 것도 있다. 즉, 이 곡에서 오버더빙된 보컬들은 멜로디가 직선적으로 계속 흘러가면서도 그것을 밋밋하지 않게 강조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 뒤에 다시 깔린 브리트니 스피어스나 마돈나의 나지막한 보컬이 계속 곡에 어두운 느낌이 베어있도록 하는 것이다. 후렴구라고 할 수 있는 ’All my people...'같은 부분에서 힘차게 뻗어나가는 멜로디와 달리 그 뒤에서 나직하게 진행되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보컬이 그 예이다.
그러나, 이 곡이 흥미로운 것은 이 곡이 이렇게 팝으로서는 어려워 보일수도 있고, 팝에서 요구하는 편안함이나 밝은 분위기의 경쾌함은 거의 제거되어있으면서도 본질적으로는 팝이 갖춰야할 요건, 즉 인상적인 멜로디와 너무 어렵지 않은 곡의 진행을 담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팝의 트랜드를 보여주듯 멜로디 자체가 모든 부분이 훅이 되어 멜로디를 강조할뿐만 아니라, 그 멜로디는 사실 근본적으로는 경쾌한 팝의 느낌을 상당부분 담고 있다. 이를테면 ‘No one cares / it's whippin' my hair...'같은 부분은 뒷부분에 나직하게 깔리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곡 때문에 공격적이고 섹시한 느낌이 나지만, 그전에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마돈나의 보컬이 함께하며 멜로디를 강조하는 ’No one cares'의 멜로디는 매우 단순하게 경쾌한 느낌을 살려낸다. 즉, ‘Toxic'과 마찬가지로 이 곡은 굉장히 다른 팝처럼 느껴지지만, 본질적으로는 대중이 쉽게 잡아낼 수 있는 익숙한 멜로디와 전개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No one cares', ’All my people on the floor'같은 멜로디에서 확인할 수 있듯 곡의 멜로디들은 아무리 리듬 중심으로, 나직하고 빠르게 깔린다 하더라도 근본적으로는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경쾌한 느낌이 담겨있다. ‘Me against the music'은 한 가수의 이미지를 어떻게 잡고, 제대로된 변화를 보여주면서도 자기 정체성은 유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팝으로서의 해답‘이 담겨있는 곡이다. 특히 이 곡에서 흥미로운 점은 이 곡이 사실상 그렇게까지 빠르지는 않다는 점이다. 쉴새없이 진행되는 리듬프로그래밍의 진행이나, ’I'm up the speaker...'같은 부분 때문에 굉장히 빠르고 쉴새없이 몰아치는 곡 같지만, 이 곡은 의외로 ‘그루브’하다. 그것은 ‘I'm up the speaker...’같은 부분에서도 끝부분에서 갑자기 속도를 바꾸거나,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잠깐씩 호흡을 조절하며 완급 조절을 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곡 전체가 속도의 차이로 완급을 조절하면서 춤출 수 있는 음악으로서의 대중성을 계속 유지한다. ‘No one cares...'로 시작하는 1절이나, ’All my people on the floor..'같은 후렴구가 그러하고, 브릿지겸 또하나의 훅 역할을 하는 ‘Get on the floor...'역시 처음에는 코러스와 함께 멜로디를 강조하고, 그 다음에는 살짝 낮고 좀더 빠르게 멜로디를 진행시키며 완급 조절을 한다. 그리고, 이 곡의 사운드는 빠르게 반복되는 리듬 프로그래밍을 제외한다면 기타나 드럼이나 속도를 내세우기 보다는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반복되면서 리듬 프로그래밍과 대조를 이루며 곡의 속도를 조절하고, 멜로디가 보다 자유롭게 변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미지를 변화한다고해서 무작정 속도전으로만 나간 것이 아닌 것이다.
이전의 팝에서 곡을 이끄는 것이 음정의 차이, 즉 음정이 올라가느냐 내려가느냐로 기승전결을 만드는 것이었다면,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21세기의 팝‘으로서 내세운 것은 음정이 아닌 리듬의 조절이고, 멜로디에 어울리는 악기가 아니라 멜로디의 느낌을 바꿔버리는 편곡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대중에게 자연스럽게 통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단순히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이미지메이킹을 위한 변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그녀 스스로 팝스타임을 잊지 않았고, 그것을 거부하지 않았으며, 그안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갔다.
이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 브릿지의 역할을 하는 ‘Get on the floor...;'같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은 사실 처음 등장할때는 리듬 중심으로 진행되는 곡에서 상당히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다시한번 멜로디가 강조되기도 하지만, 이것으로 인해 긴장감있게 진행되던 곡의 페이스가 떨어진다. 그러나, 이 부분은 다시 마돈나가 피처링한 부분과 합쳐지면서 브릿지로서의 역할을 정확하게 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 부분만 띄어놓고 본다면 이 부분은 그전까지의 흐름과는 어울리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마돈나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함께한 부분이 등장하면서 그것은 진정한 곡의 하이라이트를 위한 준비였음이 드러나고, 그 부분이 지나가고 다시 브릿지가 등장하면, 절정까지 곡을 뛰우는 역할이었던 그 브릿지는 이번에는 오히려 그 신디사이저와 멜로디의 전개에 의해 곡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즉, 리듬 중심으로 이어졌던 각절의 멜로디와 훅에 이어 등장하는 브릿지는 곡을 상승시키는 느낌을 주지만, 마돈나가 등장해 처음부터 ’Hey Britney~'하며 곡에 더 힘을 주며 절정을 만들고 나면, 오히려 이 브릿지는 이미 절정으로 몰고간 곡에 다시한번 긴장감을 부여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브릿지는 곡에 비하면 멜로디나 편곡 자체는 굉장히 뻔하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이 곡에서는 그것을 곡의 흐름안에서 말그대로 ‘브릿지’로서 사용함으로서 그런 멜로디와 사운드가 전개되어야하는 이유를 제시해주었다. 그리고 이것은 이 곡이 새로운 느낌을 주면서도 얼마나 팝의 원칙에 충실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기승전결의 흐름에 따라 인상적인 훅의 멜로디를 한차례 제시해놓고, 다시 그것을 반복시켜 익숙해질 때쯤 새로운 전개를 보여주면서 진부함을 뚫고 나가며, 마돈나의 등장을 통해 곡의 두 번째 절정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이 곡은 실질적으로 두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는것처럼 곡의 흐름을 다양하게 변화시키고, 마지막에 다시 ‘All my people...'이 등장하면서 그것을 하나로 봉합시킨다. 귀에 잘 들어오고, 익숙하면서도 다른 곡들과 차별화되야하며, 적당히 반복되면서도 진부하지는 않아야 한다. ’Me against the music'은 새로운 사운드, 작법, 그리고 마돈나라는 팝의 아이콘을 모두 동원해 그것을 이뤄놓았다.
사소한 부분일수도 있지만 마돈나의 솔로가 등장하는 부분의 ‘Sexy lady~'에서부터 슬쩍 바뀌는 이 곡의 리듬프로그램을 들어보라. 굉장히 속도감있게 진행되던 리듬프로그래밍대신 퍼쿠션처럼 타악기의 질감을 더욱 강조한 리듬 프로그래밍이 들어서면서, 곡은 더욱 강한 리듬감을 얻게 되고, 진부해질 수도 있었던 사운드의 반복을 막는다. 그래서 이 곡은 반복적으로 멜로디와 사운드를 강조하는 듯 하면서도 진부함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타악기의 톤을 살린 표현방식은 이 곡의 리믹스 버전에서 보다 극대화되는데, 원곡의 속도감있는 리듬 프로그래밍을 제거한뒤, 거기에 인도풍의 리듬을 깔고, 처음부터 경쾌하고 원초적인 느낌의 리듬프로그래밍이 덧씌워지면, 이 곡은 빠르고 강력하며, 무거운 느낌의 곡이 아니라 클럽에서 얼마든지 경쾌하게 출 수 있는 리듬이 살아있는 곡이 된다. 물론 이것이야말로 리믹스의 묘미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곡의 경우 전면적인 리믹스보다는 리듬파트에서 새로운 톤을 더한 것에 가깝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곡의 리믹스버젼은 ‘팝’으로서 이 곡의 본질을 잘 설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프로모션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이미지메이킹 때문에라도 원곡으로 해야겠지만, 클럽에서 울려퍼질 곡은 이것이 될 것이다. 원곡이 ‘음악’으로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이미지를 만들어주기위해 조금 극단적인 방법을 썼다면, 이 리믹스버젼은 그것을 더욱 쉽게 대중이 즐기도록 바꿔놓고 있기 때문이다.
Dancer Brit, Sexy Lady Brit
이렇게 ‘Toxic'과 ’Me against the music'이 확실히 기둥을 잡아주면 그 외의 곡들은 그 내용물을 더욱 충실히 하거나, 혹은 이 앨범의 방법론 내부에서 과거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모습을 조금은 남겨두는 곡들이다. 이를테면 ‘Boom Boom'이나 ’Showdown', 'Outrageous', 'The hook up'의 곡들이 ‘Me against the music'의 방법론들을 각자 다른 방향에서 소화하고 있는 곡들이라면, ’Shadow'와 ‘Everytime'은 리듬을 중심으로한 이 곡에서 팝스타로서 브리트니 스피스의 모습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주는 발라드 트랙이며, ‘Brave New Girl'은 역시 이 앨범의 사운드적 토대안에 경쾌하고 발랄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캐릭터를 보여준다. 그리고 ’Breath on me'나 ‘Early morning''등의 곡들은 보다 일렉트로니카적인 느낌을 강조한 곡들이다.
이들중 보다 성공적인 곡들은 ’Boom Boom'이나 ‘Early morning'같은 것들이다. ’Boom Boom'은 클럽을 위한 댄스트랙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색깔안에서 잘 소화하고 있다. 이 곡은 역시 리듬, 사운드의 톤, 그리고 팝적인 접근을 그대로 보여주는 훅이라는 요소를 통해 곡을 이끌어가고 있는데, ‘Me against the music'이 각 파트를 하나하나 강조했다면 이 곡은 보다 익숙한 팝의 흐름에 맞춰 ’I got that boom boom'같은 부분을 확실히 강조하고, 각 절의 멜로디 자체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솔로 보컬만으로 끌고 가면서 부각시키지 않는대신, 다른 한축으로 잉양 트윈스의 랩과 원초적이고 격렬한 리듬 편성을 내놓는다. 일단 사운드가 주는 강한 톤이 사람의 귀를 사로잡고, 잉양 트윈스의 랩이 하나의 훅을 만들어낸다면, 그 반대편에서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경쾌한 멜로디가 이 곡을 지나치게 격렬하거나 진한 힙합곡으로 만들도록 하지 않는다. 너무 힙합쪽 팬들만 즐겨듣지 않도록, 그리고 브리트니 스피어스 자신이 그런 분위기에 너무 빠져 어색한 느낌을 주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이 곡에서도 역시 사운드의 톤은 굉장히 중요한데, 보다 타악기에 가까운 톤을 내서 원초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리듬 프로그래밍뿐만 아니라, 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목소리를 내며 곡에 진한 느낌을 불어넣는 잉양 트윈스의 피처링은 곡의 이미지를 보다 선명하게 만들어준다. 본질적으로 춤추면서 노는 것은 여전히 매끈하고 귀여운 모습도 가지고 있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이지만, 그렇게 노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은 클럽에서 놀줄 아는 남자들인 잉양 트윈스인 셈이다. ‘Me against the music'과 ’Toxic'이 보다 파격적으로 브리트니 스피어스식의 팝을 새롭게 만들어나갔다면, ‘Boom Boom'은 그것을 보다 익숙한 스타일속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Showdown'과 ’Outrageous'같은 곡에서 계속 이어진다. ‘Showdown'과
’Outrageous'는 처음부터 강하게 치고 들어오는 리듬프로그래밍과 훅, 그리고 역시 섹시함을 강조하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목소리, 그리고 그런 전개와 별개로 브릿지를 넣어 곡을 절정으로 이끌어가는 전개등 최종적인 결과물은 다르지만 그 방향은 비슷한 곡들이다. 다만 다른 부분이 있다면 이 두 곡이 지향하는 정서이다. ‘Outrageous'가 계속 훅을 반복하면서 그 훅이 담고 있는 경쾌한 리듬을 반복시키고, 그 안에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섹시함이 살짝 묻어난다면, ’Showdown'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더욱 비음을 첨가해 끈적거리는 목소리를 내고 있고, 사운드역시 좀더 여운을 남기고, 부드러운 톤의 리듬 프로그래밍이 계속 이어지면서 조금은 더 어둡고 신비한 느낌을 강조한다. 즉, 같은 방법론안에서 한쪽은 경쾌하게 잘 노는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다른 한쪽은 섹시하고 신비로운 여성으로서의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강조한 셈인데, 결과물로 봤을대는 ‘Outrageous'가 더 나은 듯 싶다. ’Out rageous'와 ‘Showdown'은 계속 훅을 반복시킨다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강하고 짧은 훅이 반복되는 이 곡의 전개자체가 댄스트랙으로서 무리가 없을뿐만 아니라, 그 훅과 훅 사이에 리듬 편성을 바꾼다든가, 인도풍의 멜로디라인 연주로 사운드에 변화를 주고, 브릿지를 적절히 사용해 곡이 지루해질 수 있는 시점에서 곡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브릿지에서 어색하지 않게 다시 리듬을 통해 원래의 흐름으로 돌아오면서 다시 속도가 붙어 오히려 훅의 느낌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부분은 인상적이다. ’Me against the music'이나 ‘Toxic'처럼 ’이것이 브리트니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더라도 적당히 어둡고 무겁지만, 언제나 클럽에서도 즐길 수 있는 경쾌함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Showdown'은 이 곡에서 정확하게 어떤 느낌을 강조하려했는지 조금은 모호하다. 계속 반복되는 훅이나 훅에서 긴장감있게 펼쳐지는 강렬한 리듬패턴은 댄스곡으로서의 역할을 하지만, 이 곡은 훅에서 이 앨범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잃어버린다. 앞에서 거론한 다른 곡들이 전체적으로 어둡고 강한 분위기의 사운드 속에서도 브리트니 스피어스 특유의 팝 멜로디를 잃지 않았고, 그것들이 적절히 조화되 댄스트랙으로서의 역할을 했다면, ’Showdown'은 사운드 자체는 여전히 댄스트랙의 역할을 하고 있으면서도 멜로디라인은 더욱더 비음을 강조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목소리와 함께 신비한 느낌을 강조해 신나다고도, 그렇다고도 아주 신비하고 섹시한 느낌을 준다고도 할 수 없는 곡이 되었다. 앞에서 거론한 곡들에서는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곡의 전체적인 흐름속에서 자신의 저음보컬에서 드러나는 톤을 살짝 첨가하여 섹시한 느낌도 함께 주었다면 이 곡은 애초에 섹시하고 신비한 느낌을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에는 귀에 잘 들어오지만 그것이 정서적인 흐름없이 계속 반복되면서, 오히려 밋밋한 훅의 반복처럼 들리게 된다.
또한 ‘Showdown'을 기점으로 이 앨범은 ’Toxic' 이전까지 일렉트로니카적인 느낌을 점점 더해가는데, 이것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하나의 사운드적인 색채를 불어넣고, 동시에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여성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사실 이 앨범은 일렉트로니카적이라기보다는 ‘리듬’프로그래밍을 중심으로 만들어낸 또하나의 팝스타일이 들어있는 앨범이라고 해야겠지만, 이런 일렉트로니카곡들이 들어감으로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음악적 캐릭터는 조금더 명확해지고, 일렉트로니카가 사용하는 특유의 소스들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여성적인 측면을 보다 확실히 드러낸다. ‘Showdown'부터 ’Early mornin''까지의 곡들이 그녀의 섹시한 측면을 드러낸다면, 꽤나 복고적인 뉴웨이브 스타일에 발랄한 팝멜로디를 가미한 ‘Brave New Girl'은 발랄한 소녀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런 곡들은 다른 장르로부터 가져온 소스들을 섞어놓은 곡들에 비해서는 완성도가 떨어진다. 그것은 우선 이 곡들에서 아주 섹시하게, 혹은 아주 발랄하게 표현되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목소리가 지금의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가장 잘 낼 수 있는 은근한 섹시함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지나칠정도로 비음을 강조하면서 섹시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내는 그녀의 보컬들은 아직 깊은 맛이 덜하고, 특히 ’Breath on me'같은 곡에서 그녀의 매력을 포기한채 그녀가 ‘노래’를 부르는 부분은 아무래도 고음파트에서 약점을 드러낸다. 이번 앨범에서 잘 보여주듯, 그녀의 강점은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이 아니라 잘게 쪼개진 저음의 멜로디 파트에서 보여주는 톤인데, 그것을 포기하고 기존의 팝의 진행대로 노래를 부르다보니 그 매력이 사라지게 된다.
또한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일렉트로니카 곡들이 굉장히 진부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는 것인데, 일단 다른 곡들이 여러 장르의 소스들을 가져오면서 신선함을 주는데 비해 ‘Breath on me'나 ’Brave new girl'같은 곡들은 이미 진부해진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들을 평이하게 펼쳐놓을 뿐만 아니라 그 전개에 있어서도 팝을 다시 재구성한다고 할만한 전반부의 트랙이나 ‘Toxic'에 비해 기승전결에 따라 굉장히 뻔한 전개를 보여준다. 특히 후렴구에서 더욱 경쾌하게 진행되는 ’Brave new girl'의 멜로디라인은 촌스럽게 느껴질정도로 옛 스타일을 그대로 사용했고, 이는 ‘Breath on me'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이런 접근법을 보여준 곡들중 ’Early mornin''은 별개로 이야기할만하다. ‘한때’ 일렉트로니카 뮤지션이었고 이제는 일렉트로니카를 쓰는 팝 뮤지션이라고 해도 좋을만한 모비(Moby)가 프로듀싱한 이 곡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갖추어야할 팝 멜로디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렉트로니카의 특징을 그 속에 녹여냈다. 반복되는 베이스의 리듬이나 코러스라인, 그리고 오버더빙되어 울리는 보컬등은 곡에 나른하고 신비한 느낌을 더하지만, 그 안에서 곡의 훅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저음이 바탕이 된 ‘섹시한’ 훅이다. 저음으로 편안하게, 그리고 베이스라인의 리듬에 맞춰 짧게 짧게 반복되는 훅의 멜로디라인은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보컬이 가진 섹시함을 드러내고, 동시에 브리트니 스피어스 특유의 경쾌한 팝 멜로디를 만들어낸다. 장르를 달리했다고 근본까지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사운드의 톤으로 그 색깔을 달리하는 것이다. 곡의 시작부터 강조되는 ‘... Early morning'같은 훅은 그 자체로 팝의 훅 역할을 충실히하고, 그것이 다른 사운드들과 연결되면서 일렉트로니카의 신비하고 음습한 느낌도 함께내고 있다. 팝과 장르의 특성이 가질 수 있는 균형을 딱 맞춘 셈이다. 앞에서 거론한 두곡의 일렉트로니카곡이 하나로 연결된 곡의 구성을 반복시키면서 진부한 느낌을 주었다면, 이 곡은 훅까지도 샘플처럼 반복시키면서 오히려 일렉트로니카의 느낌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Touch of my hand'는 이런 일렉트로니카적인 접근에 초반에 중국풍의 멜로디를 깔아놓음으로서 색다른 느낌을 주려하고 있는데, 중국풍의 사운드탓에 초반에는 신선해보이기는 하지만 이 곡 역시 ‘Breath on me'처럼 진부한 전개로 인해 사운드의 톤이 가진 매력을 잘 살려내지 못한다.
전쟁은 시작됐다
그리고 이것은 그녀가 나아가야할 방향이 무엇인지 제공하는 단서이기도 하다. ‘Boom Boom'이나 ’Outrageous'의 뒤를 이어 인도풍의 리듬을 응용해 훅만을 강조하기보다는 더욱 직접적으로 경쾌한 느낌을 제공하며 앨범 후반에 앨범의 성격을 강조하는 ‘The hook up'까지 포함하고, 굉장히 안전하게 나갈 수 밖에 없었던 두곡의 발라드곡을 논외로 한다면, 이 앨범에서 매력적인 트랙들은 일렉트로니카보다는 팝의 멜로디와 귀에 붙는 댄스 비트가 살아있고, 더불어 그녀의 가장 자연스러운 톤이 살아나는 곡들이다. 즉, 그녀가 그녀 자신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딱히 장르적인 특징보다는 리듬이 중심이 된 댄스트랙들을 만들어냈을때 그녀가 하고자하는 것이 보다 잘 드러난 것이고, 반대로 특정 장르에 좀더 중점을 두거나, 혹은 그녀가 지나치게 자신의 여성성을 부각시키는 곡들에서는 그 매력이 반감된다. 물론 이것은 곡의 완성도의 문제인 탓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녀가 지금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것은 팝, 정확하게 말해 최신 트랜드를 따르며 본질적으로는 그것을 경쾌하게 소화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번 앨범에서 그녀는 갑자기 무겁고 진지해지고, 혹은 굉장히 성숙해졌다기보다도 오히려 그것까지도 자신의 유희로 소화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Me against the music'의 뮤직비디오는 묘한 느낌을 준다. 이 뮤직비디오에서 그녀는 스스로 마돈나의 후계자이길 원하고, 섹시한 의상대신 양복 정장을 입고 카리스마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오히려 그것은 21세기의 마돈나가 되고 싶어하는 ’23살짜리 여자애‘의 욕망처럼 느껴진다. 아무리 그녀가 마돈나와 1대1 배틀을 벌이고, 강한 리듬과 이국적인 사운드로 자신의 외양을 치장해도, 그 본질은 여전히 경쾌한 멜로디가 어울리는 팝 뮤지션이고, 아직 성장할 부분이 훨씬 많이 남아있는 20대 가수인 것이다. 마돈나가 지금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를 쌓기까지 근 20년의 시간이 걸렸음을 생각한다면, 지금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보여주는 모습, 팝계의 카리스마적인 거물로 보이고자하는 ’Me against the music'의 모습은 조금은 성급한 것이 아닌가 싶다. 분명히 그녀는 팝스타가 음악못지않게 이미지싸움에서 승리해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대중에게 가장 임팩트가 강할 수 있는 모습을 선보여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미지보다 중요한 것은 가장 자연스러운 자신의 모습속에서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고, 그점에서 그녀는 조금은 기로에 놓여있는 것 같다.
유쾌하고 섹시한 여성의 모습만을 드러낸다고 해서 앨범 한 장이 완성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해서 아주 성숙한 모습만 내면 그것도 어울리지 않는다. 앨범마다 늘 자기 이미지를 바꿔 나가면서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가장 적절한 음악과 이미지를 들고 나온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그것은 인디씬과 달리 늘 이미지와의 전쟁과 싸워야하는 팝스타의 숙명인 동시에, 늘 걱정없이 살것같은 팝스타를 정말 고민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적어도 [ In The Zone ]까지의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그 균형을 절묘하게 찾았고, 소녀에서 섹시한 소녀로, 다시 야망 가득한 20대초반의 여성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다음은 또 알 수 없는 일이다. 보통의 20대에겐 수많은 실수가 인정되지만, 정상에 오른 팝스타는 정상에 오른 그 시점부터 다음 앨범에 대한 고민과 위기의식을 느낄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지금에 있어서 그녀의 미래를 점칠수는 없다. 그녀가 계속 살얼음판같은 메이저 음악씬에 남아서 마돈나처럼 뭘해도 어울리는 팝스타이자 아티스트가 될지, 아니면 어느순간 끊임없이 변화하는 그녀의 컨셉이 그녀의 음악까지 잡아먹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지금에 있어서 분명한건, ‘In The Zone'이 잘 팔리고 있고(2백만장이 팔렸고, 현재도 빌보드차트 상위권을 유지중이며, 그녀는 실질적으로 ’Toxic'을 통해서 미국 프로모션에 나섰다), 인정도 얻었으며, 그것만으로도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소녀’나 ‘인형’이라는 소릴 들을 시기는 지났다는 것이다. 정말, 그녀는 잘 자라고 있다.
브리트니스피어스에 대한 연구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팝스타중 한명.
한때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의 애인이었고, 림프 비즈킷(Limpbizkit)의 프레드 더스트(Fred Durst)가 자신과 잤다고 주장하고,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기어이 성관계 사실을 밝혀 자신이 성경험이 있었음을 만천하에 밝혀야했던 여자.
그리고 작년 MTV 뮤직비디오 시상식에서는 마돈나(Madonna)와 키스를 했고, 그로부터 얼마 뒤에는 마돈나와 함께 노래를 부른 신곡을 발표했으며, 다시 그로부터 얼마 뒤에는 한국을 찾아와 보아와 함께 특집 쇼무대를 가졌던 인물.
브리트니 스피어스 주변에는 스타들과 관련된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그것은 언론에 의해 가쉽꺼리나 스캔들로 가공되며, 그렇기 때문에 언론은 더욱더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뒤쫓는다.
같은 무대에서, 같은 여성 팝스타와의 키스라 하더라도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마돈나의 키스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guilera)와 마돈나의 키스는 그 관심도가 다르다.
한마디로 그녀는 스타이고, 스캔들 메이커이며, 그래서 언론에서 매우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스타이다.
People want dirty pop !
이것은 한국인의 입장에서 굉장히 이상하게 생각할만한 일일지도 모른다.
왜 미국은 브리트니 스피어스같은 가수에게 열광하는가. 그것은 단지 한국인의 입장에서 그녀의 외모나 가창력이 그리 출중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브리트니 스피어스같은 아이돌 스타가 그렇게 온 언론에서 화제를 삼아야할 정도로 대단한 인물이 되는 사실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보기에 그저 춤과 노래 그럭저럭 잘하는 애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난리를 치는지 말이다. 미국에서도 어느정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이돌이 스타가 되고, 화제꺼리가 되는 것을 단지 기획의 힘으로 생각한다거나, 혹은 사회적인 이슈가 된다는 것에 대해 굉장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듯 하다. 물론, 말그대로 춤추고 놀뿐인 음악들이 ‘아티스트’의 음악들과 비교되는 것 자체가 기분나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혹시 그건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왜 그렇게 수많은 가수들이 나오지만 그 중에서 성공하는 것은 극소수이고, 그들 중에서도 누가 봐도 상업적인 음악에, 그 스스로도 상업성을 인정하는 음악을 내놓은 가수들이 인기도 얻고 때론 롱런까지 하는지 말이다. 거기엔 그만큼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요소가 들어있고, 또 그만큼 철저한 자기관리와 대중에 대한 면밀한 분석, 그리고 자신의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왜 같은 기획사에서 나왔는데 누구는 뜨고, 누구는 안뜨며, 또 누구의 음악은 괜찮은데 누구의 음악은 별로일까. 그리고, 과연 팝음반 산업이 발달할대로 발달하고, 대중들의 음악수준이 일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이란 나라에서 단지 스캔들 메이커란 이유로 그 인기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바로 그런 팝산업의 힘,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이 가야할 방향성과 대중이 원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최대한 맞춰 나가는 모범 사례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스캔들 메이커가 되고, 언론이 따라붙는 것은 그녀가 다른 인물들보다 유독 스캔들을 만들어내는 인물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 자체가 ‘스캔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이미지와 인기를 가졌고, 그녀가 꾸준히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엔터테이너로서의 자격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지 단 한번의 히트로 달성되는 것도 아니고, 매번 파격적인 변신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대중은 늘 스타에게서 새로운 것을 원하지만 동시에 자신들이 따라갈 수 있을만큼의 변화를 원한다. 그걸 조절하고, 자기 이미지를 꾸준히 유지하고 바꿔가면서도 대중이 좋아할 수 있는 음악, 자신도 만족할 수 있는 음악을 계속 만들어나간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것은 처음에는 기획사에서 해줄 수 있는 일이어도 어느 순간부터는 결국 자신이 해 나갈 수 밖에 없고,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In The Zone ]은 바로 그 예를 보여주는 앨범이다. 생각해보라. 대체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언제부터 마돈나와 어울리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고, 그렇게 격렬한 춤을 추며, ’Toxic' 뮤직비디오처럼 아예 드러내놓고 섹시함을 강조할 수 있게 되었는가. [ In The Zone ]은 기존의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당황스러울수도 있는 앨범이겠지만, 그녀로서는 ’해야할 일‘을 했던 앨범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대중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상당히 훌륭하다.
소녀의 욕망
우선 그녀가 왜 지금까지 톱스타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는지부터 생각해보자.
물론 기본적으로는 그녀의 음악이 대중을 끌어들였기 때문이겠지만,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장점은 그녀가 대중음악계의 아이콘이 될 수 있는 어떤 포지션을 획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효리와 이수영의 차이에서 느낄 수 있듯, 아이콘은 다른 스타들보다 더 많은 이야기꺼리를 만들어내고, 그녀의 직업뿐만 아니라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사가 될 수 있으며, 더불어 현재 대중의 어떤 흐름을 반영한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바로 그것을 ‘선점’했다. 10대 아이돌은 예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다. 그것은 시기를 두고 일정하게 반복되는 유행과도 같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때마다 10대가 요구하는 것은 달라진다는 사실이고,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바로 그당시의 10대가 요구하는 것을 채워주었다. 그것은 바로 ‘소녀’의 ‘욕망’이다. 세상 대부분의 10대는 지금 자신이 10대이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것들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걸 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너무 ‘갈데까지 가는’ 것은 두려워하고, 그들의 부모역시 아이들을 너무 과잉보호하는 부모가 되기는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자식이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 ‘날라리’가 되는 것 역시 싫어한다.
1,2집 시절의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그 모든 요구들을 만족시켜주었다.
마돈나(Madonna)이후 미국의 10대 소녀들은 성관계 자체에 대해서는 그렇게 드러내놓고 즐길수는 없어도 더 이상 섹시함을 감춰야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게 되었다. 적어도 직접적인 성관계가 아니라면, 그들은 섹시함을 드러내는데 주저하지 않고, 그것은 자신을 돋보이도록 만드는 수단이 될 수도 있으며, 설령 그렇지 못하더라도 자기 또래의 누군가가 섹시한 모습을 선보이는 것을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그것은 어느정도 안전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너무 ‘야하게’ 놀아서 ‘천박한’ 느낌을 주면 안되니까 말이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바로 그런 10대였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단번에 톱스타로 만들어준 ‘Baby One More Time'의 뮤직비디오를 보라. 그녀는 마치 교복을 연상시키는 패션을 적절히 응용해서 소녀이면서 최대한 섹시한 ’척‘을 하려 하고 있고, 그녀의 춤과 함께 학생들은 학교에서 춤을 춘다. 그리고 그녀의 무대가 끝나면 그들은 다시 교사 앞에서 얌전한 학생으로 돌아간다. 이것은 진부한 구성이긴 하지만, 그만큼이나 간단하게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그녀가 아직 ’여자‘가 아니란 것은 그녀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는 스스로 ’소녀‘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I'm not a girl, Not yet a woman).
어른이 보기에는 10대는 여전히 어리지만, 그들 스스로는 자신들을 그리 어리다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도 충분히 섹시해지고, 온갖 규제를 뚫고 자신들 하고 싶은대로 하기를 원한다. 본질적으로는 귀엽고 깜찍한, 어느 순간에는 아기곰 인형을 안고 자고, ’대디‘의 품에 안길 것같지만, 그러면서도 자기 나름대로 도발적이려고 하는 소녀,
그것이야말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정체성이었고, 대중은 그런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모습에 열광했다. 그녀는 10대가 보기엔 따라하고 싶거나, 혹은 귀여우면서도 섹시한 여자친구가 될 수 있는 인물이고, 어른들이 보기엔 섹시하려고 노력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안심’하고 귀여워할수도 있는 캐릭터였던 것이다.
그러니 그녀가 미국처럼 스타의 성생활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나라에서 성관계를 가졌느냐 가지지 않았느냐를 가지고 논란이 벌어진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건 성관계를 가졌느냐 가지지 않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 때문에 벌어졌다고 할 수 있는 일이다. 분명히 10대임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미지는 최대한 ‘어른’처럼 섹시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그래서 대중과 언론은 한편으로는 그녀의 사생활에 있어 ‘섹시한’ 것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어느정도의 마지노선을 그어놓으려고 한다. 지금까지 적어도 10대, 혹은 이제 막 20대로 넘어가는 백인 팝스타가 공식적으로 드러낼 수 없었던 섹시함을 실컷 보여주면서도, 그것이 ‘소녀’로서의 정체성을 해치는 것은 안되었고, 덕분에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매스컴의 관심도 실컷 얻는 대신, 반대로 자신이 몇 년 내에 반드시 벗어나야할 숙제도 함께 지게 된 것이다.
3집 [ Britney ]에 실린 ’I love Rock & Roll'의 뮤직비디오를 보라.
이 곡에서 나오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모습은 정말 로커로 변신하려는 것이 아니라, 록을 도발적으로 소화해내는 ‘소녀’의 그것에 가깝다. 그녀가 아무리 로커 ‘흉내’를 낸다해도 아무도 그녀를 진짜 로커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마치 한국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소녀가 그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오히려 발랄하면서도 조금은 성숙하고, 그래서 예뻐보이는 소녀의 그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비슷했다. 그녀는 앞서 말한것처럼 소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여자도 아니었으며, 그 자체를 자신의 매력으로 이용한 것이다.
10대 소녀가 제니퍼 로페즈를 따라하겠는가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따라하겠는가. 그리고 그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좋아하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I'm slave 4 U
그런데 문제는 이 ‘I love Rock & Roll'3집 앨범 ‘Britney'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녀의 캐릭터를 만들어준 1집, 그것을 강화시킨 2집까지 그녀는 점점더 자신의 스타성을 공고히 할 수 있었다. 그녀는 나이로도 10대였고, 그녀가 미국 팝계에 준 충격은 한번 더 간다고 해서 쉽게 약발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가 만 스무살이 되던 그때부터 그녀는 변화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 된다. 그것은 음악적으로도 더 이상 맥스 마틴(Max Martin)의 밝고 경쾌한 멜로디에만 의존하기엔 대중이 그 작법에 너무나 익숙할 수 밖에 없게 되었고, 더불어 그녀도 슬슬 소녀의 귀여움을 간직할 수 없는 나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19살에 누구와 잤냐 안잤냐는 대단한 화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25살때는? 30살때는? 분명히 나이에 맞춰 변하긴 변해야했다. 아무리 그녀가 소녀로 머물러있길 원한다해도, 정말 소녀의 감성을 가지고 자기 나이에 맞는 성숙함을 함께 조화시킨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그건 대중에게 주책이란 얘기밖에 못 듣는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다고 급진적으로도 변할 수도 없다는 사실이다.
멀리 볼 것도 없이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2집 앨범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라. 그녀의 변신은 일부 사람들에게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을 수도 있지만,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달리 좀더 뮤지션에 가까운 모습으로 또다른 시장을 형성하고 있던 그녀는 2집에서 지나치게 파격적인 변신으로 오히려 ’트러블 메이커‘같은 존재가 되었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자신이 지나치게 얌전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도 싫었고, 실제로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도 그녀는 노래뿐만 아니라 좀더 춤도 잘추고, 놀기도 잘 노는 여성 팝스타가 되는 것이 좋았지만, 그녀의 변신은 일반적인 대중이 받아들이기엔 파격적인 면이 많았던 것이다(물론, 덕분에 그녀는 3집에서 마음놓고 달릴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자신의 모습을 어느정도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섹시한 이미지를 더욱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것은 바로 그녀의 현재 위치를 좀더 대중에게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을 통해 이루어졌다.
내가 화끈하게 섹시하길 바래? 그러면 ‘I'm slave 4 U'. 하지만 그래도 도발적이지만 귀여운 소녀의 모습이 그립다고? 그럼 ’I love Rock & Roll'. 그렇지만 난 지금 귀여운 10대이기만하지는 않아. 난 10대지만 사람들이 너무 관심을 가지는 거물이라고. 그래서 ‘Overprotected'. 정말, 난 ’I'm not a girl, not yet a woman'이란 말야.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 Britney ]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자기 스스로 더욱 강하게 대중에게 밀어붙였고, 이것은 음악적인 선택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그녀는 여전히 맥스마틴과 작업하면서 대중적인 안정성을 유지했지만 ’Overprotected'같은 곡에서 확인할 수 있듯 같은 작곡가의 곡이라 할지라도 보다 리듬이 강조되고, 훅에서 발랄하고 힘찬 멜로디보다는 저음에 조금더 비중을 두며 강한 느낌을 가지도록 만들었고, 그런 안정성위에 올려진 넵튠즈의 ‘I'm slave 4 U'는 브리트니를 섹시하려고 노력하는 10대가 아니라 정말 섹시한 20대로 만들어주었다.
’I'm slave 4 U'는 단지 그 섹시한 컨셉뿐만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이후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방향을 잡아주었다고 할 수 있는 곡으로, 이 곡에서 그녀는 자신이 음악적으로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제대로 찾으면서 자신의 20대를 보낼 수 있는 무기를 얻게 되었다. 심플한 리듬 중심의 곡 구성, 기존의 팝이 아닌 힙합이나 일렉트로니카같은 다른 장르에서 가져온 음악적인 자양분같은 사운드적인 요소도 중요했지만, 이 곡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가장 어울리는 멜로디와 보컬을 찾아주었다는 것이다. 이 곡은 굉장히 섹시한 곡으로 기억되고 있지만, 멜로디 자체는 기존에 들려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팝댄스와 새로운 멜로디를 동시에 가져간 곡이다. 각절의 멜로디라인은 경쾌하게 팝적으로 진행되면서 누구나 쉽게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지만, 인도스타일의 리듬에서 빌려온 넵튠즈의 비트와 보다 무겁고 끈적거리는 사운드 톤이 긴장감을 연출하고, 그 뒤에 이어지는 훅이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섹시함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이 곡의 훅은 ‘Baby One More Time'이나 ’Oops ! I did it again'처럼 신나게 터지는 대신 뮤직비디오에서 갈증을 느끼던 남자들이 한줄기 빗방울을 맞고 시원해하는 바로 그 순간처럼, ‘I'm a slave~'에서 분위기를 절정까지 이끌었다가 다시 저음으로 내려가며 곡의 긴장감을 유지한다. 그래서 이 곡은 익숙한 팝이지만, 더불어 힙합의 비트와 섹시한 여성의 캐릭터가 함께 녹아있는 곡이 된다. 그리고 이 곡에서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자신이 대중에게 먹힐 수 있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음을 확실히 증명한다. 그녀는 분명히 풍부한 성량을 가지거나, 소화할 수 있는 음역대가 넓은 가수는 아니다. 하지만 그녀는 저음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섹시함이 묻어나오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고, ’I'm slave 4 U'는 바로 그 목소리가 있었기에 가능한 곡이었다.
1,2집 시절에서는 발랄한 목소리에 묻혀있던 그녀만의 장점이 이 앨범에서 살아났고, 이것으로 그녀는 자신의 이미지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었다. 적어도 섹시함에 관해서만큼은, 그녀는 확실히 어른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교복 치마’가 필요업게 된 것이다.
또한 이와 더불어 이슈 메이커로서 그녀의 모습도 극대화되기 시작했다. 그녀가 드디어 ‘섹시한 여자’가 되면서 매스컴에서는 그녀의 남자관계에 대해 더욱 파헤치기 시작했고, 프레드 더스트뿐만 아니라 에미넴의 브리트니 스피어스에 대한 관심역시 화제가 되었으며, 저스틴 팀버레이크와의 관계, 심지어는 그녀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며 가슴수술 여부를 확인하는 일도 있었다. 그동안 ‘선’을 정해놓고 ‘여기까지만’을 외치던 소녀가 나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니라면서 '난 당신의 노예‘라 노래하는데 누군들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런 각종 가쉽들은 브리트니 스피어스 자신에겐 괴로운 것이 되었을지 몰라도 사람들이 계속 그녀에게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었고, 그녀는 좀더 안정적인 스타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10대 소녀로서 보호될 대상이 아니라 막 성인식을 치룬 팝스타로서, 더 넓은 팬층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파격과 익숙함을 통제하다
그리고, 드디어 ‘In The Zone'에서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자신에게 부족했던 것, 즉 섹시함뿐만이 아니라 여성 ’뮤지션‘으로서 가져야할 성숙함과 음악성을 가지려하는 듯 하다.
이제 그녀가 프레드 더스트와 잤다는 보도까지 나온 이상, 그녀가 섹시함에 있어서 자제해야할 부분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전세계의 모든 아이돌 스타가 그렇듯, 어떻게 자신의 모습을 성숙하게 발전시켜나가느냐는 것이다. 지난 앨범에서 섹시하게 나왔다고 이번 앨범에서 또 섹시하게만 나올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너무 파격적인 변신을 하면 그것은 ’컨셉 놀이‘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 과연 어떻게 팝스타로서의 대중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변신을 제대로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 그녀는 그 키워드를 가장 기본적인 것, 바로 팝에서 찾았다. 물론, 이 앨범에서 팝멜로디란 것은 부차적인 것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우선 들려오는 것은 ’Me against the music'의 화려한 리듬진행이고, ‘Toxic'의 인상적인 현악세션일테니 말이다. 게다가 ’Breathe On Me'나 ‘Early Mornin’'은 일렉트로니카 곡이고, ‘Touch of my hand'같은 곡은 일렉트로니카를 기반으로 동양적인 사운드를 초반에 깔아두니 이 앨범은 그런 변화가 중심이 되는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오히려 이렇게 다채롭게 변화하는 사운드 색깔이나, 리듬을 중심에 둔 곡 구성을 조율해내는 것은 바로 브리트니 스피어스 특유의 팝적인 멜로디이다. 그것이 달라진 사운드와 절묘하게 합쳐지면서, ’In The Zone'은 새로우면서도 대중적인 접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무엇이든 끌어들여도 좋고, 어떤 모습으로 변해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음악이 그것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결과적으로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냐는 것이다. 그게 바로 팝이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두 번째 싱글 ‘Toxic'은 그것을 가장 절묘하게 보여주는 트랙이다.
’Me against the music'이 타이틀곡으로서의 상징적인 역할, 즉 변화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좀더 극단적으로 나아갔다면, ‘Toxic'은 대중에게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달라진 음악을 보다 쉽게 전달하면서, 속된말로 ’돈을 벌 수 있는‘ 곡이다. 이 곡은 최근 팝의 새로운 경향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기본적으로 리듬으로 곡을 이끌고 있고, 멜로디는 하나로 이어지기보다는 조금씩 단절된채로 각 부분을 따로 강조하고 있으며, 현악세션에서 확실히 확인할 수 있듯 보컬 멜로디 이상으로 인상적인 사운드가 또다른 훅 역할을 한다.
그리고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여기에 자신의 ‘무게감’을 더할 수 있는 이미지를 입히고, 그 토대위에 자기 특유의 발랄한 팝 멜로디를 입힌다. 이 곡의 베이스라인을 따라가보면 알겠지만, 이 곡의 리듬은 사실 굉장히 경쾌한 펑키/디스코의 그것에 가깝다. 그러나, 이 곡이 팝으로서는 굉장히 어둡고 공격적인 느낌을 받았다면 그것은 리듬의 문제가 아니라 그 리듬을 장식하고 있는 사운드 톤의 문제이다. 현악세션으로 표현된 곡의 메인 리프는 그 리듬 자체로는 경쾌하게 진행되지만, 날카로운 톤에 그 리듬이 하나로 이어지는 현악세션이 그것을 연주하면서 이 리프는 굉장히 공격적인 느낌을 준다. 두개의 리듬구성으로 나뉘어져 완급을 조절하고, 앞 부분과 뒷부분의 톤이 달라지면서 더욱 공격적인 느낌을 만들어내며 긴장감을 연출하는 현악세션의 완성도는 이 앨범의 사운드 퀄리티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현악세션은 너무 튀지도않고, 그렇다고 너무 묻히지도 않은채 약간멀리서 분위기를 조성하며 곡을 끌고 가다가 멜로디가 전환되는 부분에서 또다르게 퍼지는 현악세션 연주와 합쳐지면서 다음으로 곡을 전개시키고, 이런 과정들이 이어지면서 곡은 계속 긴장감을 이어간다. 거기에 노이즈가 들어간 간주의 사운드나 보코더로 처리한 보컬들은 그런 공격적이고 강한 느낌을 그대로 유지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이끄는 것은 1집부터 이어져온, 그러나 방향을 달리한 브리트니 스피어스 특유의 경쾌한 팝 멜로디이다. 그녀는 각 절의 멜로디라인에서는 최대한 섹시한 느낌을 강조하며 곡을 이끌어나가면서 사운드 톤이 주는 느낌으로 곡을 이끌어나간다. 저음에서 그 색깔이 가장 잘 드러나는 그녀의 섹시한 보컬은 1,2절에서 계속 반복되면서 긴장감을 높이지만, 그것을 푸는 훅은 ‘Oh, the taste of your lips...'같은 경쾌한 멜로디이다.
멜로디 사이사이를 끊으면서 곡의 기본적인 리듬을 따라 그대로 신나게 가버리는 이 부분을 통해 ’Toxic'은 지금까지의 브리트니 스피어스와는 다른 고급스럽고 카리스마적인 이미지를 갖추면서도, 자신의 팝적인 대중성을 잃지 않는다. 리듬에서 이미 대중적인 멜로디가 설계 되있고, 그 위에 퀄리티 좋은 사운드의 완성도와 보다 ‘성인’으로 간 자신의 보컬 프로듀싱으로 팝 멜로디에서 나올 수 있는 진부함, 혹은 안일함을 없앤 것이다. 특히 이렇게 훅까지 모두 짧은 멜로디로 이어지는 곡들을 기승전결의 흐름에 따라 익숙한 진행을 보여주면서도 그리 뻔하지 않게 만드는 편곡과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보컬 변화는 흥미로운데, 이 곡은 간주나 후반부까지 신디사이저같은 멜로디 악기들을 쓰기보다는 철저하게 리듬 중심으로 흐르면서 거기에 보코더를 입힌 보컬을 밑에 깐다거나, 리듬 프로그래밍의 톤 변화등을 통해서 곡을 진행시켜나간다. 그래서 곡은 계속 긴장감을 유지하고,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보컬은 그 속에서 자신의 비음섞인 섹시한 보컬과 평상시의 보컬을 번갈아 사용하면서 곡의 흐름을 변화시키고 있다.
물론 ‘Too high...'같은 부분에서 가성을 쓰면서 고음에서 힘이 부족하게 느껴진다든가, ’...ride'같은 부분에서도 그런 유사한 문제가 보인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Toxic'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어떻게 음악을 통해서 자기 이미지를 현명하게 컨트롤하고, 더불어 자신의 장점만을 살리려고 노력하는지 보여주는 곡이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에서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다이아몬드로 만든 옷을 입고 섹시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스튜어디스로 분장해 섹시하면서도 발랄한 모습을 보여주는 연출이 가능한 것은 단지 뮤직비디오 감독 조셉칸의 연출력뿐만 아니라 곡이 가지고 있는 이런 두가지 요소의 조화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팝의 모든 것
그러나, ‘Toxic'은 좋은 곡이고, 앨범의 베스트 트랙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첫 번째 타이틀곡이 될 수는 없다. 전쟁에도 순서가 필요하듯, 가수가 활동을 하는데도 순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Toxic'은 앞서 말을 한대로 ‘돈을 벌 수 있는’ 곡이지만, 그만큼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데는 그에 앞서 이런 식의 ‘팝’으로서의 변화의 과정을 설명해주는 곡이 필요한 것이다.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뮤지션’의 이미지를 가지고자 하는데 처음부터 섹시함을 내세우는 곡을 내놓을수는 없지 않은가. 그것은 ‘I'm slave 4 U'의 재탕이 될 뿐이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변화를 좀더 극단적인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는 곡을 선택했고, 그것이 바로 ’Me against the music'이다. 이 곡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지금 할 수 있는 선에서 가장 극단적인 방법으로자신의 변신을 알린 곡이다. 이 곡은 현재 ‘팝’의 트랜드를 가장 극단적인 모습으로 소화하고 있다. 후렴구에 등장하는 약간의 신디사이저만을 제외하면 모든 사운드는 리듬 파트로만 이루어져있고, 각 멜로디는 단절적으로 구성되어 그 상태에서 각각이 훅이 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곡이 그리 밝고 경쾌한 팝이 아니라는 점이다.
뮤직비디오에서 잘 드러났듯(자꾸 뮤직비디오를 언급하는 것은, 브리트니 스피어스같은 팝스타의 경우 뮤직비디오가 단지 음악을 소개하는 역할이 아니라 그녀의 이미지를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음악이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면, 뮤직비디오는 그것을 시각화시켜 대중에게 이해하도록 만든다), 이 음악의 분위기는 여느 팝과 달리 상당히 어둡고 공격적이다. 그리고 그것은 리듬 중심으로 이루어진 곡의 속도감과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보컬, 그리고 팝 멜로디를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의도적으로 그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멜로디 전개 때문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이 곡에서 곡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부분은 아마도 곡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I'm up against the speaker....'같은 부분일 것이다. 곡의 초반부터 등장, 훅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강하게 치고 나가는 이 부분은, 이 곡이 리듬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고, 지금까지의 팝과는 다른 훅을 선보이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마치 랩을 하듯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그 부분의 멜로디와, 그 밑에 깔린 더욱 빠른 리듬 프로그래밍을 통해 이 곡은 굉장히 공격적이고, 빠르며, 리듬중심의 곡이라는 것을 듣는 사람에게 알려준다. 그리고 더불어, 이 부분의 멜로디가 앞부분과 단절적으로 진행되어 개별적인 훅의 역할을 하면서 이 곡은 훅을 계속 연결시킨 곡처럼 느껴지도록 한다. 그리고 이런 느낌을 강화해주는 것이 메인 보컬뒤에서 계속 따라붙는 마돈나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보컬이다. 이 곡은 듣다보면 보컬 한명만 부르는 파트가 거의 없는데, 이것은 우선 이런 방식이 좀더 멜로디를 강조할 수 있다는 것도 있지만, 그 뒤에 또한겹 쌓인 보컬들이 계속 분위기를 어둡고 나직하게 잡아두는 것도 있다. 즉, 이 곡에서 오버더빙된 보컬들은 멜로디가 직선적으로 계속 흘러가면서도 그것을 밋밋하지 않게 강조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 뒤에 다시 깔린 브리트니 스피어스나 마돈나의 나지막한 보컬이 계속 곡에 어두운 느낌이 베어있도록 하는 것이다. 후렴구라고 할 수 있는 ’All my people...'같은 부분에서 힘차게 뻗어나가는 멜로디와 달리 그 뒤에서 나직하게 진행되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보컬이 그 예이다.
그러나, 이 곡이 흥미로운 것은 이 곡이 이렇게 팝으로서는 어려워 보일수도 있고, 팝에서 요구하는 편안함이나 밝은 분위기의 경쾌함은 거의 제거되어있으면서도 본질적으로는 팝이 갖춰야할 요건, 즉 인상적인 멜로디와 너무 어렵지 않은 곡의 진행을 담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팝의 트랜드를 보여주듯 멜로디 자체가 모든 부분이 훅이 되어 멜로디를 강조할뿐만 아니라, 그 멜로디는 사실 근본적으로는 경쾌한 팝의 느낌을 상당부분 담고 있다. 이를테면 ‘No one cares / it's whippin' my hair...'같은 부분은 뒷부분에 나직하게 깔리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곡 때문에 공격적이고 섹시한 느낌이 나지만, 그전에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마돈나의 보컬이 함께하며 멜로디를 강조하는 ’No one cares'의 멜로디는 매우 단순하게 경쾌한 느낌을 살려낸다. 즉, ‘Toxic'과 마찬가지로 이 곡은 굉장히 다른 팝처럼 느껴지지만, 본질적으로는 대중이 쉽게 잡아낼 수 있는 익숙한 멜로디와 전개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No one cares', ’All my people on the floor'같은 멜로디에서 확인할 수 있듯 곡의 멜로디들은 아무리 리듬 중심으로, 나직하고 빠르게 깔린다 하더라도 근본적으로는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경쾌한 느낌이 담겨있다. ‘Me against the music'은 한 가수의 이미지를 어떻게 잡고, 제대로된 변화를 보여주면서도 자기 정체성은 유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팝으로서의 해답‘이 담겨있는 곡이다. 특히 이 곡에서 흥미로운 점은 이 곡이 사실상 그렇게까지 빠르지는 않다는 점이다. 쉴새없이 진행되는 리듬프로그래밍의 진행이나, ’I'm up the speaker...'같은 부분 때문에 굉장히 빠르고 쉴새없이 몰아치는 곡 같지만, 이 곡은 의외로 ‘그루브’하다. 그것은 ‘I'm up the speaker...’같은 부분에서도 끝부분에서 갑자기 속도를 바꾸거나,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잠깐씩 호흡을 조절하며 완급 조절을 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곡 전체가 속도의 차이로 완급을 조절하면서 춤출 수 있는 음악으로서의 대중성을 계속 유지한다. ‘No one cares...'로 시작하는 1절이나, ’All my people on the floor..'같은 후렴구가 그러하고, 브릿지겸 또하나의 훅 역할을 하는 ‘Get on the floor...'역시 처음에는 코러스와 함께 멜로디를 강조하고, 그 다음에는 살짝 낮고 좀더 빠르게 멜로디를 진행시키며 완급 조절을 한다. 그리고, 이 곡의 사운드는 빠르게 반복되는 리듬 프로그래밍을 제외한다면 기타나 드럼이나 속도를 내세우기 보다는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반복되면서 리듬 프로그래밍과 대조를 이루며 곡의 속도를 조절하고, 멜로디가 보다 자유롭게 변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미지를 변화한다고해서 무작정 속도전으로만 나간 것이 아닌 것이다.
이전의 팝에서 곡을 이끄는 것이 음정의 차이, 즉 음정이 올라가느냐 내려가느냐로 기승전결을 만드는 것이었다면,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21세기의 팝‘으로서 내세운 것은 음정이 아닌 리듬의 조절이고, 멜로디에 어울리는 악기가 아니라 멜로디의 느낌을 바꿔버리는 편곡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대중에게 자연스럽게 통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단순히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이미지메이킹을 위한 변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그녀 스스로 팝스타임을 잊지 않았고, 그것을 거부하지 않았으며, 그안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갔다.
이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 브릿지의 역할을 하는 ‘Get on the floor...;'같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은 사실 처음 등장할때는 리듬 중심으로 진행되는 곡에서 상당히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다시한번 멜로디가 강조되기도 하지만, 이것으로 인해 긴장감있게 진행되던 곡의 페이스가 떨어진다. 그러나, 이 부분은 다시 마돈나가 피처링한 부분과 합쳐지면서 브릿지로서의 역할을 정확하게 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 부분만 띄어놓고 본다면 이 부분은 그전까지의 흐름과는 어울리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마돈나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함께한 부분이 등장하면서 그것은 진정한 곡의 하이라이트를 위한 준비였음이 드러나고, 그 부분이 지나가고 다시 브릿지가 등장하면, 절정까지 곡을 뛰우는 역할이었던 그 브릿지는 이번에는 오히려 그 신디사이저와 멜로디의 전개에 의해 곡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즉, 리듬 중심으로 이어졌던 각절의 멜로디와 훅에 이어 등장하는 브릿지는 곡을 상승시키는 느낌을 주지만, 마돈나가 등장해 처음부터 ’Hey Britney~'하며 곡에 더 힘을 주며 절정을 만들고 나면, 오히려 이 브릿지는 이미 절정으로 몰고간 곡에 다시한번 긴장감을 부여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브릿지는 곡에 비하면 멜로디나 편곡 자체는 굉장히 뻔하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이 곡에서는 그것을 곡의 흐름안에서 말그대로 ‘브릿지’로서 사용함으로서 그런 멜로디와 사운드가 전개되어야하는 이유를 제시해주었다. 그리고 이것은 이 곡이 새로운 느낌을 주면서도 얼마나 팝의 원칙에 충실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기승전결의 흐름에 따라 인상적인 훅의 멜로디를 한차례 제시해놓고, 다시 그것을 반복시켜 익숙해질 때쯤 새로운 전개를 보여주면서 진부함을 뚫고 나가며, 마돈나의 등장을 통해 곡의 두 번째 절정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이 곡은 실질적으로 두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는것처럼 곡의 흐름을 다양하게 변화시키고, 마지막에 다시 ‘All my people...'이 등장하면서 그것을 하나로 봉합시킨다. 귀에 잘 들어오고, 익숙하면서도 다른 곡들과 차별화되야하며, 적당히 반복되면서도 진부하지는 않아야 한다. ’Me against the music'은 새로운 사운드, 작법, 그리고 마돈나라는 팝의 아이콘을 모두 동원해 그것을 이뤄놓았다.
사소한 부분일수도 있지만 마돈나의 솔로가 등장하는 부분의 ‘Sexy lady~'에서부터 슬쩍 바뀌는 이 곡의 리듬프로그램을 들어보라. 굉장히 속도감있게 진행되던 리듬프로그래밍대신 퍼쿠션처럼 타악기의 질감을 더욱 강조한 리듬 프로그래밍이 들어서면서, 곡은 더욱 강한 리듬감을 얻게 되고, 진부해질 수도 있었던 사운드의 반복을 막는다. 그래서 이 곡은 반복적으로 멜로디와 사운드를 강조하는 듯 하면서도 진부함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타악기의 톤을 살린 표현방식은 이 곡의 리믹스 버전에서 보다 극대화되는데, 원곡의 속도감있는 리듬 프로그래밍을 제거한뒤, 거기에 인도풍의 리듬을 깔고, 처음부터 경쾌하고 원초적인 느낌의 리듬프로그래밍이 덧씌워지면, 이 곡은 빠르고 강력하며, 무거운 느낌의 곡이 아니라 클럽에서 얼마든지 경쾌하게 출 수 있는 리듬이 살아있는 곡이 된다. 물론 이것이야말로 리믹스의 묘미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곡의 경우 전면적인 리믹스보다는 리듬파트에서 새로운 톤을 더한 것에 가깝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곡의 리믹스버젼은 ‘팝’으로서 이 곡의 본질을 잘 설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프로모션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이미지메이킹 때문에라도 원곡으로 해야겠지만, 클럽에서 울려퍼질 곡은 이것이 될 것이다. 원곡이 ‘음악’으로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이미지를 만들어주기위해 조금 극단적인 방법을 썼다면, 이 리믹스버젼은 그것을 더욱 쉽게 대중이 즐기도록 바꿔놓고 있기 때문이다.
Dancer Brit, Sexy Lady Brit
이렇게 ‘Toxic'과 ’Me against the music'이 확실히 기둥을 잡아주면 그 외의 곡들은 그 내용물을 더욱 충실히 하거나, 혹은 이 앨범의 방법론 내부에서 과거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모습을 조금은 남겨두는 곡들이다. 이를테면 ‘Boom Boom'이나 ’Showdown', 'Outrageous', 'The hook up'의 곡들이 ‘Me against the music'의 방법론들을 각자 다른 방향에서 소화하고 있는 곡들이라면, ’Shadow'와 ‘Everytime'은 리듬을 중심으로한 이 곡에서 팝스타로서 브리트니 스피스의 모습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주는 발라드 트랙이며, ‘Brave New Girl'은 역시 이 앨범의 사운드적 토대안에 경쾌하고 발랄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캐릭터를 보여준다. 그리고 ’Breath on me'나 ‘Early morning''등의 곡들은 보다 일렉트로니카적인 느낌을 강조한 곡들이다.
이들중 보다 성공적인 곡들은 ’Boom Boom'이나 ‘Early morning'같은 것들이다. ’Boom Boom'은 클럽을 위한 댄스트랙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색깔안에서 잘 소화하고 있다. 이 곡은 역시 리듬, 사운드의 톤, 그리고 팝적인 접근을 그대로 보여주는 훅이라는 요소를 통해 곡을 이끌어가고 있는데, ‘Me against the music'이 각 파트를 하나하나 강조했다면 이 곡은 보다 익숙한 팝의 흐름에 맞춰 ’I got that boom boom'같은 부분을 확실히 강조하고, 각 절의 멜로디 자체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솔로 보컬만으로 끌고 가면서 부각시키지 않는대신, 다른 한축으로 잉양 트윈스의 랩과 원초적이고 격렬한 리듬 편성을 내놓는다. 일단 사운드가 주는 강한 톤이 사람의 귀를 사로잡고, 잉양 트윈스의 랩이 하나의 훅을 만들어낸다면, 그 반대편에서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경쾌한 멜로디가 이 곡을 지나치게 격렬하거나 진한 힙합곡으로 만들도록 하지 않는다. 너무 힙합쪽 팬들만 즐겨듣지 않도록, 그리고 브리트니 스피어스 자신이 그런 분위기에 너무 빠져 어색한 느낌을 주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이 곡에서도 역시 사운드의 톤은 굉장히 중요한데, 보다 타악기에 가까운 톤을 내서 원초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리듬 프로그래밍뿐만 아니라, 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목소리를 내며 곡에 진한 느낌을 불어넣는 잉양 트윈스의 피처링은 곡의 이미지를 보다 선명하게 만들어준다. 본질적으로 춤추면서 노는 것은 여전히 매끈하고 귀여운 모습도 가지고 있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이지만, 그렇게 노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은 클럽에서 놀줄 아는 남자들인 잉양 트윈스인 셈이다. ‘Me against the music'과 ’Toxic'이 보다 파격적으로 브리트니 스피어스식의 팝을 새롭게 만들어나갔다면, ‘Boom Boom'은 그것을 보다 익숙한 스타일속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Showdown'과 ’Outrageous'같은 곡에서 계속 이어진다. ‘Showdown'과
’Outrageous'는 처음부터 강하게 치고 들어오는 리듬프로그래밍과 훅, 그리고 역시 섹시함을 강조하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목소리, 그리고 그런 전개와 별개로 브릿지를 넣어 곡을 절정으로 이끌어가는 전개등 최종적인 결과물은 다르지만 그 방향은 비슷한 곡들이다. 다만 다른 부분이 있다면 이 두 곡이 지향하는 정서이다. ‘Outrageous'가 계속 훅을 반복하면서 그 훅이 담고 있는 경쾌한 리듬을 반복시키고, 그 안에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섹시함이 살짝 묻어난다면, ’Showdown'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더욱 비음을 첨가해 끈적거리는 목소리를 내고 있고, 사운드역시 좀더 여운을 남기고, 부드러운 톤의 리듬 프로그래밍이 계속 이어지면서 조금은 더 어둡고 신비한 느낌을 강조한다. 즉, 같은 방법론안에서 한쪽은 경쾌하게 잘 노는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다른 한쪽은 섹시하고 신비로운 여성으로서의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강조한 셈인데, 결과물로 봤을대는 ‘Outrageous'가 더 나은 듯 싶다. ’Out rageous'와 ‘Showdown'은 계속 훅을 반복시킨다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강하고 짧은 훅이 반복되는 이 곡의 전개자체가 댄스트랙으로서 무리가 없을뿐만 아니라, 그 훅과 훅 사이에 리듬 편성을 바꾼다든가, 인도풍의 멜로디라인 연주로 사운드에 변화를 주고, 브릿지를 적절히 사용해 곡이 지루해질 수 있는 시점에서 곡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브릿지에서 어색하지 않게 다시 리듬을 통해 원래의 흐름으로 돌아오면서 다시 속도가 붙어 오히려 훅의 느낌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부분은 인상적이다. ’Me against the music'이나 ‘Toxic'처럼 ’이것이 브리트니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더라도 적당히 어둡고 무겁지만, 언제나 클럽에서도 즐길 수 있는 경쾌함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Showdown'은 이 곡에서 정확하게 어떤 느낌을 강조하려했는지 조금은 모호하다. 계속 반복되는 훅이나 훅에서 긴장감있게 펼쳐지는 강렬한 리듬패턴은 댄스곡으로서의 역할을 하지만, 이 곡은 훅에서 이 앨범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잃어버린다. 앞에서 거론한 다른 곡들이 전체적으로 어둡고 강한 분위기의 사운드 속에서도 브리트니 스피어스 특유의 팝 멜로디를 잃지 않았고, 그것들이 적절히 조화되 댄스트랙으로서의 역할을 했다면, ’Showdown'은 사운드 자체는 여전히 댄스트랙의 역할을 하고 있으면서도 멜로디라인은 더욱더 비음을 강조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목소리와 함께 신비한 느낌을 강조해 신나다고도, 그렇다고도 아주 신비하고 섹시한 느낌을 준다고도 할 수 없는 곡이 되었다. 앞에서 거론한 곡들에서는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곡의 전체적인 흐름속에서 자신의 저음보컬에서 드러나는 톤을 살짝 첨가하여 섹시한 느낌도 함께 주었다면 이 곡은 애초에 섹시하고 신비한 느낌을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에는 귀에 잘 들어오지만 그것이 정서적인 흐름없이 계속 반복되면서, 오히려 밋밋한 훅의 반복처럼 들리게 된다.
또한 ‘Showdown'을 기점으로 이 앨범은 ’Toxic' 이전까지 일렉트로니카적인 느낌을 점점 더해가는데, 이것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하나의 사운드적인 색채를 불어넣고, 동시에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여성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사실 이 앨범은 일렉트로니카적이라기보다는 ‘리듬’프로그래밍을 중심으로 만들어낸 또하나의 팝스타일이 들어있는 앨범이라고 해야겠지만, 이런 일렉트로니카곡들이 들어감으로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음악적 캐릭터는 조금더 명확해지고, 일렉트로니카가 사용하는 특유의 소스들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여성적인 측면을 보다 확실히 드러낸다. ‘Showdown'부터 ’Early mornin''까지의 곡들이 그녀의 섹시한 측면을 드러낸다면, 꽤나 복고적인 뉴웨이브 스타일에 발랄한 팝멜로디를 가미한 ‘Brave New Girl'은 발랄한 소녀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런 곡들은 다른 장르로부터 가져온 소스들을 섞어놓은 곡들에 비해서는 완성도가 떨어진다. 그것은 우선 이 곡들에서 아주 섹시하게, 혹은 아주 발랄하게 표현되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목소리가 지금의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가장 잘 낼 수 있는 은근한 섹시함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지나칠정도로 비음을 강조하면서 섹시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내는 그녀의 보컬들은 아직 깊은 맛이 덜하고, 특히 ’Breath on me'같은 곡에서 그녀의 매력을 포기한채 그녀가 ‘노래’를 부르는 부분은 아무래도 고음파트에서 약점을 드러낸다. 이번 앨범에서 잘 보여주듯, 그녀의 강점은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이 아니라 잘게 쪼개진 저음의 멜로디 파트에서 보여주는 톤인데, 그것을 포기하고 기존의 팝의 진행대로 노래를 부르다보니 그 매력이 사라지게 된다.
또한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일렉트로니카 곡들이 굉장히 진부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는 것인데, 일단 다른 곡들이 여러 장르의 소스들을 가져오면서 신선함을 주는데 비해 ‘Breath on me'나 ’Brave new girl'같은 곡들은 이미 진부해진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들을 평이하게 펼쳐놓을 뿐만 아니라 그 전개에 있어서도 팝을 다시 재구성한다고 할만한 전반부의 트랙이나 ‘Toxic'에 비해 기승전결에 따라 굉장히 뻔한 전개를 보여준다. 특히 후렴구에서 더욱 경쾌하게 진행되는 ’Brave new girl'의 멜로디라인은 촌스럽게 느껴질정도로 옛 스타일을 그대로 사용했고, 이는 ‘Breath on me'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이런 접근법을 보여준 곡들중 ’Early mornin''은 별개로 이야기할만하다. ‘한때’ 일렉트로니카 뮤지션이었고 이제는 일렉트로니카를 쓰는 팝 뮤지션이라고 해도 좋을만한 모비(Moby)가 프로듀싱한 이 곡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갖추어야할 팝 멜로디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렉트로니카의 특징을 그 속에 녹여냈다. 반복되는 베이스의 리듬이나 코러스라인, 그리고 오버더빙되어 울리는 보컬등은 곡에 나른하고 신비한 느낌을 더하지만, 그 안에서 곡의 훅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저음이 바탕이 된 ‘섹시한’ 훅이다. 저음으로 편안하게, 그리고 베이스라인의 리듬에 맞춰 짧게 짧게 반복되는 훅의 멜로디라인은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보컬이 가진 섹시함을 드러내고, 동시에 브리트니 스피어스 특유의 경쾌한 팝 멜로디를 만들어낸다. 장르를 달리했다고 근본까지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사운드의 톤으로 그 색깔을 달리하는 것이다. 곡의 시작부터 강조되는 ‘... Early morning'같은 훅은 그 자체로 팝의 훅 역할을 충실히하고, 그것이 다른 사운드들과 연결되면서 일렉트로니카의 신비하고 음습한 느낌도 함께내고 있다. 팝과 장르의 특성이 가질 수 있는 균형을 딱 맞춘 셈이다. 앞에서 거론한 두곡의 일렉트로니카곡이 하나로 연결된 곡의 구성을 반복시키면서 진부한 느낌을 주었다면, 이 곡은 훅까지도 샘플처럼 반복시키면서 오히려 일렉트로니카의 느낌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Touch of my hand'는 이런 일렉트로니카적인 접근에 초반에 중국풍의 멜로디를 깔아놓음으로서 색다른 느낌을 주려하고 있는데, 중국풍의 사운드탓에 초반에는 신선해보이기는 하지만 이 곡 역시 ‘Breath on me'처럼 진부한 전개로 인해 사운드의 톤이 가진 매력을 잘 살려내지 못한다.
전쟁은 시작됐다
그리고 이것은 그녀가 나아가야할 방향이 무엇인지 제공하는 단서이기도 하다. ‘Boom Boom'이나 ’Outrageous'의 뒤를 이어 인도풍의 리듬을 응용해 훅만을 강조하기보다는 더욱 직접적으로 경쾌한 느낌을 제공하며 앨범 후반에 앨범의 성격을 강조하는 ‘The hook up'까지 포함하고, 굉장히 안전하게 나갈 수 밖에 없었던 두곡의 발라드곡을 논외로 한다면, 이 앨범에서 매력적인 트랙들은 일렉트로니카보다는 팝의 멜로디와 귀에 붙는 댄스 비트가 살아있고, 더불어 그녀의 가장 자연스러운 톤이 살아나는 곡들이다. 즉, 그녀가 그녀 자신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딱히 장르적인 특징보다는 리듬이 중심이 된 댄스트랙들을 만들어냈을때 그녀가 하고자하는 것이 보다 잘 드러난 것이고, 반대로 특정 장르에 좀더 중점을 두거나, 혹은 그녀가 지나치게 자신의 여성성을 부각시키는 곡들에서는 그 매력이 반감된다. 물론 이것은 곡의 완성도의 문제인 탓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녀가 지금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것은 팝, 정확하게 말해 최신 트랜드를 따르며 본질적으로는 그것을 경쾌하게 소화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번 앨범에서 그녀는 갑자기 무겁고 진지해지고, 혹은 굉장히 성숙해졌다기보다도 오히려 그것까지도 자신의 유희로 소화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Me against the music'의 뮤직비디오는 묘한 느낌을 준다. 이 뮤직비디오에서 그녀는 스스로 마돈나의 후계자이길 원하고, 섹시한 의상대신 양복 정장을 입고 카리스마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오히려 그것은 21세기의 마돈나가 되고 싶어하는 ’23살짜리 여자애‘의 욕망처럼 느껴진다. 아무리 그녀가 마돈나와 1대1 배틀을 벌이고, 강한 리듬과 이국적인 사운드로 자신의 외양을 치장해도, 그 본질은 여전히 경쾌한 멜로디가 어울리는 팝 뮤지션이고, 아직 성장할 부분이 훨씬 많이 남아있는 20대 가수인 것이다. 마돈나가 지금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를 쌓기까지 근 20년의 시간이 걸렸음을 생각한다면, 지금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보여주는 모습, 팝계의 카리스마적인 거물로 보이고자하는 ’Me against the music'의 모습은 조금은 성급한 것이 아닌가 싶다. 분명히 그녀는 팝스타가 음악못지않게 이미지싸움에서 승리해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대중에게 가장 임팩트가 강할 수 있는 모습을 선보여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미지보다 중요한 것은 가장 자연스러운 자신의 모습속에서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고, 그점에서 그녀는 조금은 기로에 놓여있는 것 같다.
유쾌하고 섹시한 여성의 모습만을 드러낸다고 해서 앨범 한 장이 완성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해서 아주 성숙한 모습만 내면 그것도 어울리지 않는다. 앨범마다 늘 자기 이미지를 바꿔 나가면서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가장 적절한 음악과 이미지를 들고 나온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그것은 인디씬과 달리 늘 이미지와의 전쟁과 싸워야하는 팝스타의 숙명인 동시에, 늘 걱정없이 살것같은 팝스타를 정말 고민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적어도 [ In The Zone ]까지의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그 균형을 절묘하게 찾았고, 소녀에서 섹시한 소녀로, 다시 야망 가득한 20대초반의 여성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다음은 또 알 수 없는 일이다. 보통의 20대에겐 수많은 실수가 인정되지만, 정상에 오른 팝스타는 정상에 오른 그 시점부터 다음 앨범에 대한 고민과 위기의식을 느낄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지금에 있어서 그녀의 미래를 점칠수는 없다. 그녀가 계속 살얼음판같은 메이저 음악씬에 남아서 마돈나처럼 뭘해도 어울리는 팝스타이자 아티스트가 될지, 아니면 어느순간 끊임없이 변화하는 그녀의 컨셉이 그녀의 음악까지 잡아먹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지금에 있어서 분명한건, ‘In The Zone'이 잘 팔리고 있고(2백만장이 팔렸고, 현재도 빌보드차트 상위권을 유지중이며, 그녀는 실질적으로 ’Toxic'을 통해서 미국 프로모션에 나섰다), 인정도 얻었으며, 그것만으로도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소녀’나 ‘인형’이라는 소릴 들을 시기는 지났다는 것이다. 정말, 그녀는 잘 자라고 있다.
내용출처 : [기타] 글 : 강명석(lennonej@freechal.com)
(출처 : '브리트니 스피어스' - 네이버 지식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