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탕’ 임수정

배민경200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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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탕’ 임수정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커다란 눈망울을 가진 임수정(26) 그녀가 1년여 만에 말(馬)과 함께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임수정은 관객의 눈물샘을 마음껏 자극하며 올 여름 극장가를 감동의 눈물바다로 만들 준비를 모두 마쳤다. 8월10일 개봉예정인 영화 ‘각설탕’(이환경 감독, 싸이더스FNH 제작)에서 임수정은 최고의 기수를 꿈꾸는 소녀 시은을 맡아 영화팬들과 다시 조우한다. ‘각설탕’은 국내 최초로 동물을 소재로 한 영화로 경주용 말과 최고의 기수를 꿈꾸는 소녀와의 교감을 그린 드라마. 임수정은 이번 영화에서 그동안의 여린 소녀 이미지를 벗고 짧은 머리에 화장기 없는 ‘톰보이 같은 소년적 이미지’를 선보인다.

#시은은 ‘달려라 하니’의 하니 같은 이미지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만화 ‘달려라 하니’의 하니가 떠오르는 거예요.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서 또 달리는 그런 느낌이 시은과 비슷하더라고요. 무언가를 위해 달리려는 욕심도 그렇고요. 참 유오성 선배가 맡은 윤조교사도 홍두깨 선생님 같잖아요. 수염도 안 깎고 매일 똑같은 옷만 입고 나오고. (웃음)”

영화에서 시은의 짧게 자른 머리도 하니를 떠올렸다는 임수정이 먼저 이환경 감독에게 제안을 한 것이다.

“너무 어려보이고 여린 모습의 기존 이미지를 극복하려고 이번 작품을 굳이 선택한 건 아니에요.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모습을 표현하기에 이번 작품이 딱 어울릴 거라고 생각을 한 거죠. 소녀보다는 소년에 가까운 모습을 표현해 보고 싶었어요.”

#몸을 아끼지 않은 연기투혼

임수정은 여배우로는 쉽지 않은 1년에 가까운 시간을 이번 영화에 투자했다. 촬영 전 3개월간의 훈련 과정을 소화해야 했고 7개월 동안 제주도와 과천을 오가며 촬영에 집중해야 했다. 말들과 함께 지내야했던 임수정은 말들을 자극하지 않도록 냄새가 짙은 화장품도 쓰지 않았다.

말과 함께 연기를 펼쳐야 했던 임수정은 “연기에 완벽을 추구하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라며 “제 욕심을 줄이고 말 컨디션에 맞춰가면서 연기를 해야 했어요”라고 까다로웠던 이번 촬영을 회상했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그녀의 연기 스펙트럼을 한 층 넓혀준 작품.

‘각설탕’ 임수정

“연기 훈련을 제대로 한 거죠. 제 스스로 내면적으로 많이 넓어진 것 같고, 연기를 하는데 많이 유연해 진 것 같아요.”

영화의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컴퓨터 그래픽을 최대한 자제하고 실제로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임수정은 이번 영화에서 실제 기수 못지않은 실력을 선보였다. 빠른 경주 장면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촬영은 그녀가 직접 연기를 펼쳤다.

#박찬욱 감독과 작업은 영광

1년여간의 ‘각설탕’ 촬영을 마친 임수정은 쉴 틈도 없이 곧바로 부산으로 내려가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의 촬영에 합류했다. 박찬욱 감독의 ‘부름’을 거절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박찬욱 감독님과는 꼭 한번 일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의외로 빨리 기회가 온 거예요.”

시나리오가 워낙 독특한 까닭에 처음에는 고민도 많이 했다는 임수정은, 그러나 박찬욱 감독 작품이라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다.

“제 연기력으로 감독님의 영화에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까 걱정도 됐는데요.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촬영을 하고 있어요. ‘각설탕’과는 또 다른 임수정의 모습이 나올 거예요. 기대해 주세요. (웃음)”

글 홍동희, 사진 전경우 기자

mystar@sportsworldi.com

●말 다루기 노하우

"마음으로 대하면 말도 마음열죠"

이번 영화 ‘각설탕’을 위해 임수정은 약 1년간 말과 함께 생활했다. 얼마 전 영화 제작발표회를 위해 오래간만에 다시 과천 경마공원을 찾은 그녀는 “오랜만에 말똥 냄새를 맡으니 고향에 돌아온 것 같더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렇지만 촬영하면서 말에 물리고 걷어 차이는 등 몸이 성할 날이 없었다.

말을 타는 법부터 다루는 법까지 ‘진짜’ 기수가 되기 위해 수개월간 말과 함께 생활한 임수정은 “말을 타는 것은 자동차를 타는 것과 다르다”며 말을 다루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개했다. 그녀는 “말을 탈 줄 안다고 해서 모든 말을 잘 타게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인내심을 가지고 마음으로 말을 대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말은 타면 탈수록 느는 것이 아니다. 영화 속 대사처럼 정말 마음으로 대하지 않으면 말을 다루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번 영화에서 단짝 친구이자 상대 배우였던 말 ‘천둥’은 어땠을까. 천둥이는 영화 ‘각설탕’의 스타로 급부상하면서 국내 최초의 동물 연기자를 예약해 놓고 있는 말. 시사회로 영화를 미리 본 관객들은 “말도 저렇게 연기를 잘 할 수 있구나”하면서 극중 천둥이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을 정도다.

천둥이의 나이는 영화에서와 같이 세 살. 임수정은 “나이가 어려서 호기심이 많고 산만한 것 빼고는 얌전한 편이었다”며 천둥이의 성격을 설명했다. 천둥이도 임수정과 마찬가지로 경마 훈련을 받지 않은 초보. 결국 임수정과 천둥은 함께 동고동락(?)하며 기수와 경주마로 트레이닝을 받아야 했다.

홍동희 기자

●비와 조인성은요…

"비는 무서울 정도로 노력파"

“지훈씨는 정말 무서울 정도로 노력을 많이 하는 친구예요. 때로는 제가 그 친구 자세를 배우기도 한다니까요.”

임수정은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박찬욱 감독)에서 상대역으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비’ 정지훈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훈씨하고 연기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는 임수정은 “저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어른스럽고 겸손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보기 좋았다”며 “호흡도 척척 맞고, 어울릴 듯 안 어울릴 듯, 재밌는 듯 안 재밌는 듯 그런 커플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임수정은 같은 소속사의 동료 배우인 조인성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조인성과는 최근 ‘제2회 싸이더스HQ 시놉시스 공모전’을 통해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커플 1위로 선정된 사이.

“인성이와는 가끔 전화도 주고 받는다”는 그녀는 “이번 ‘각설탕’에서처럼 ‘비열한 거리’에서도 인성씨가 혼자서 모든 걸 짊어진 것 같아 동병상련의 기분이 들었다. 부산서 스태프들과 함께 극장을 찾아 ‘비열한 거리’를 봤는데 너무나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언젠가 좋은 영화에서 만난다면 꼭 한번 함께 작업하고픈 배우”라고 말했다.

한편 다음 작품에서 꼭 함께 찍고 싶은 남자배우가 누구냐라는 질문에 “너무 많아서 같이 찍으려면 아마 한국판 ‘오션스 일레븐’을 찍어야 할 것 같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황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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