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풀(in the pool)

공홍식200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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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풀(in the pool)

 

"초등학생이 불안한 표정으로 이라부를 올려다보았다.

사회자는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추첨을 계속 진행해야 할 입장이라 결국 가위바위보로 결정하기로 했다.

'괜찮겠니?'

사회자는 미안한 표정으로 아이에게 동의를 구했다.

가위바위보!

이라부가 이겼다.

두손을 치켜들고 온몸으로 기뻐했다.

옆에 서 있던 초등학생이 울음을 터뜨렸다.

'무슨 저런 놈이 다 있어!'

'어린애에게 양보해!'

구경꾼들이 마구 떠들어댔다.

이라부는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이걸 봐, 이걸!'

하고 경품을 들고서 유타에게로 달려왔다.

'이거 분명히 비쌀 거야'

이라부의 해맑은 웃음을 보면서 유타는 생각했다.

이 남자는 사람에게 사랑받고 미움받는 걸 신경 쓰지 않는다.

어린애와 똑같이, 다른 사람에게 뭘 맞춰 준다는 생각은 아예 없다.

그래서 혼자 있어도 편한 게 아닐까.

이라부의 순진함이 부러웠다.

혹시 그것이 지금의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지 않을까."

 

'오쿠다 히데오'의 "인더풀"중에서..

 

이미 '공중그네'에서 '이라부'와 '마유미'를 만났었다..

처음엔 '뭐 이래?'했다가 이내 웃음으로 그들의 모든 걸 이해했다..

아니 이해당했다는 게 맞을 것 같다..

'공중그네'의 연장선상에 있는 책이 바로 '인더풀'이다..

수영중독에 걸린 샐러리맨, 문자 중독에 걸린 고딩, 자꾸 자신이 예뻐 스토거가 붙는다는 착각에 빠진 여성, 읽어나지도 않을 일을 미리 걱정하는 강박관념을 가진 저널리스트, 자신의 감정이 표현하지 못해 곤란한 일을 겪게되는 회사원..

이들은 바로 우리들의 자화상이었다..

이들이 '이라부'에게서 공통적으로 받은 위안이 있다면 바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점이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

있다면 소중히 지키고 없다면 빨리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