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Madrid 지구 방위대 <2>

송민호200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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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Real이라는 영화가 개봉된 적이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지단과 라울, 베컴, 호나우두, 카를로스 등이 출연한 다큐멘터리에 비슷한 영화였다.

특별한 영화 배우도 없이 운동 선수만으로 영화를 구성하여 수익을 내는 게 가능한 몇 팀을 꼽으라면 극소수일 것이고 그 중에 레알 마드리드도 포함될 것이다.

 

네임벨류만으로 지난 5년 간 레알마드리드를 거쳐간 선수들로 팀을 꾸린다면 세계 올스타급이라고 칭해도 상관없다. 호나우두, 라울, 모리엔테스, 오웬, 반니스텔로이, 베컴, 피구, 지단, 마켈레레, 그라베센, 캄비아소, 카를로스, 살가도, 시싱요, 라모스, 이에로, 사무엘, 우드게이트, 엘게라, 카시야스...

 

명문으로 유명한 구단이라지만 이쯤되면 조금 심했다는 느낌도 든다. 이른바 '갈라티코' 정책으로 레알은 겉과 속이 조금씩 불균형을 이루는 팀으로 변색되기 시작한다.

 

Real Madrid 지구 방위대 <2>

사진 설명 : 레알의 스타들 중에서도 최고의 스타로 불렸던 이른바 6인방. 이들의 몸값을 합치면 글쎄, 잘은 모르겠지만 K리그 선수들 몸값 다 합친 것과 비슷하거나 더 많지 않을까 싶다. 이제 지단은 은퇴하였고 피구는 인터밀란에서 커리어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사진 출처 : Naver 이미지 검색

 


 

레알마드리드에 페레즈 회장이 취임하면서 '갈라티코'정책이 시작된다. 즉, 한 시즌에 적어도 한 명 이상의 스타급 선수를 영입하겠다는 것이다.

페레즈 회장이 구단주로 취임하고 자신의 공약을 지키기 위해 처음 영입한 선수가 바로 루이스 피구이다. 라 리가에서 레알과 바르셀로나는 원수급에 가깝다. 얼마나 심하면 두 팀의 더비가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때 바르셀로나 한 술집에 레알마드리드의 레플리카를 입고 앉아있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농담아닌 농담이 흘러나올까.

루이스 피구는 바로 그 바로셀로나의 스타로서 전성기를 구가하던 선수였다. 팬들의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피구가 인터밀란으로 이적할 때까지 바르셀로나 원정경기에서는 경기장에 햄버거, 샌드위치, 치킨 등 온갖 음식이 그라운드로 쏟아지는(?) 진풍경을 보여주게 된다.

허나 피구의 영입은 꽤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듣는다. 레알의 미드필더진을 강화시켰으며 커리어 상으로도 상당한 활약을 했기 때문이다.

 

Real Madrid 지구 방위대 <2>

사진 설명 : 옛날의 적이 지금의 동지? 바르셀로나 시절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준 피구를 향해 레알 마드리드의 구티가 태클을 걸고 있다. 이들은 한 시즌이 지난 뒤 동료가 된다.

사진 출처 : getty images

 

피구의 활약에 추진력을 얻은 갈라티코 정책은 한 시즌이 지난 뒤 당대 최고의 선수이자 유벤투스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던 지네딘 지단을 영입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비관적인 시각을 내놓았다. 피구나 지단의 활동 범위가 비슷하고 각각 바르셀로나와 유벤투스에서 자신을 중심으로 플레이가 이뤄지는 '플레이메이커'들이였기 때문에 둘 중 하나는 벤치를 지켜야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팀 전력에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다는 분석이었다.

축구란 분석으로만 되는 게 아니지 않는가? 우려가 섞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지단 역시 뛰어난 활약을 펼친다. 특히 챔피언스리그에서 환상의 바이시클 킥은 아직도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Real Madrid 지구 방위대 <2>

사진 설명 : 01-02시즌 지단의 영입까지는 레알 마드리드 갈라티코 정책의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지단은 5시즌을 레알에서 보낸 뒤 2006 독일 월드컵 직전, 은퇴를 하였다.

사진 출처 : getty images

 

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 예상 외(?)로 호나우두가 득점왕에 오르자 레알 마드리드가 영입을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바르셀로나 시절 환상적인 활약을 보였으나 인터밀란으로 이적한 후 잦은 부상에 신음하여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듣고 있던 호나우두. 그가 2002년 월드컵을 기점으로 부활하기 시작한 것이다.

호나우두의 영입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다. 일단 그가 전성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많은 비판이 가해졌다. 그의 불어난 체중에도 우려섞인 시각이 이미 그 때부터 있었으며 이름 값만 보고 영입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하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영입이었다는 생각이다. 그는 이적한 바로 그 시즌에 23골로 리그 득점 2위를 차지하였으며 03-04시즌엔 24골로 프리메라리가 득점왕을 차지했다. 그 이후에도 팀내 득점 1위는 줄곧 호나우두의 몫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레알의 호나우두와 바르샤의 호나우딩요를 비교하면서 전자를 열위에 두는 데 그런 말이 나올 법하지만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는 호나우두는 전성기가 지난 상태에서 레알로 왔고 호나우딩요는 전성기를 바르샤에서 구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호나우두의 영입으로 모리엔테스는 팀 내 입지가 좁아지게 된다.

 

 Real Madrid 지구 방위대 <2>

사진 설명 : 02-03시즌 월드컵에서의 최고의 결정력으로 레알에 입단하게 된 호나우두. 많은 사람들은 그가 모리엔테스가 당시 달고 있던 9번 배번에 탐을 내고 결국 9번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가 인터밀란으로 이적하였을 때 스트라이커의 상징 배번 9번을 요구했고 당시 9번이었던 사모라노가 양보하면서 8+1이라는 배번을 받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호나우두는 11번을 요구했으며 모리엔테스는 계속 9번을 달고 뛰었다.

사진 출처 : getty image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인 나에게 최악의 기억을 꼽으라고 한다면 베컴의 방출이다. 퍼거슨과의 다툼이 있었고 축구화로 얼굴을 맞았다는 소식까지 접하던 찰나에 결국 레알로 베컴이 이적했다는 소식은 어제 접한 반니가 레알로 이적했다는 소식보다 더 큰 충격이었다. 그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였기 때문이다.

결국 페레즈 회장은 베컴을 영입했다. 일단 나부터 어안이 벙벙하였다. 레알 마드리드의 오른쪽은 이미 선수가 차고 넘쳤기 때문이다. 피구가 오기 전부터 맥마나만이 오른쪽 윙으로써 활약을 펼치고 있었고 피구가 오자 그는 왼쪽 윙이나 피구의 서브요원으로서 활약을 펼쳤는데 이제 피구냐 베컴이냐의 문제로 넘어가게 되었다. 혹자는 베컴이 전형적인 윙이 아니기 때문에 중앙 미드필더를 맡을 수도 있다는 말을 했고 오른쪽 윙백으로 살가도와 경쟁을 할 수도 있다고 평했다.

결국 갈라티코 정책은 무리한 스타 영입으로 팀 전력은 고려치 않는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하지만 결과론 적으로 베컴의 영입역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단 베컴은 첫시즌을 중앙 미드필더로서 무난하게 소화하였다. 사실상 레알의 부진이 시작된 03-04시즌부터 레알에서 그나마 제 몫을 해준 선수 중에 한 명으로 항상 거론되는 게 베컴이었다. 그의 볼 배급 능력은 전성기를 향해 여전히 달려가는 중이었지 하향세는 아니었다. 또한 뛰어난 활약으로 인해 결국 피구가 부진하게 되자 오른쪽 윙으로 보직이 변경되고 피구는 인터밀란으로 이적하게 된다.

 

그러나 베컴 자신의 실력과 관계없이 레알은 이 때부터 부진에 시달리게 된다. 마켈레레의 이적으로 시작된 레알의 부진이다.

베컴이 영입되는 등 거물급 스타들, 특히 공격적인 미드필더들이 많이 영입되자 팀의 굳건한 기둥이던 클로드 마켈레레는 자신의 처우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다가 결국 첼시로 이적하게 된다.

결국 레알은 홀딩맨으로서 최고의 기량을 보이던 마켈레레를 대체하여 에스테반 캄비아소를 주전으로 기용하나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의 실력을 갖추지 못한 새로운 얼굴에 불과하였다.

 

마지막으로 여담! 베컴 역시 이적 당시 배번으로 문제가 발생했다. 베컴은 잉글랜드와 맨체스터에서 7번이라는 번호를 달았고 그것을 상징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알에는 또다른 7의 상징인 라울이 있었다. 베컴은 캡틴 라울에게 7을 양보하였다.

 

Real Madrid 지구 방위대 <2>

사진 설명 : 베컴이 오고나서 곧 마켈레레는 레알을 떠난다. 마치 잘가라는 듯 베컴이 격려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레알이 마켈레레를 놓치지 않고 04-05시즌 수비 보강에 성공했다면 글쎄, 바르셀로나가 지금처럼 최고의 활약을 하는데 적어도 견제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 않았을까?

사진 출처 : getty images

 

<3>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