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가는 33주에 태어나서 지금 120일 되었다. 금요일 날 디피 티. B형 간염. 소아마비 예방 접종을 했었다. 주사 3대중에 2대 맞을 동안 울지도 않았다. 너무 순한 우리 혜리... 그런데 그 날밤 열이 38도까지 올라갔다. 디피티 접종의 부작용으 로 열이 날 수 있다고 해서 좀 기다렸는데 아무래도 불안해서 물수 건으로 몸을 닦아서 열을 식힌 다음에 아침 일찍 대구 서문시장에 위치한 D 종합병원 응급실로 갔다. 그래서 병원을 가니까 대뜸 입원부터 시키라고 한다. 그래서 입원 시키니까 폐 사진, 피검사. 소변검사를 다 해보았다. 그러고는 이상 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열은 37도 로 평소보다 아주 조금 높았다. 하지만 기관지의 기침 소리도 괜찮고, 감기도 아니었다. 피에 염증 수치가 조금 높은데 병원에서는 몸이 안 좋으면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더니 주치의라면서 레지던트 2년 차 여의사가 갑 자기 뇌수막염일 수도 있다고 척수 액 검사를 하자고 한다. 그런데 아무 이상도 없다면서 갑자기 그런 검사를 하기가 불안했 다. 크고 길다란 주사바늘로 허리에서 척수 액을 뽑는 검사는 어른 도 힘든데, 이제 갓난아기한테 너무 아프고 힘들 것 같아서 그 정도 로 열이 많이 나는 것도 아니니까 안 한다고 했더니 그 여자 의사는 위험하다면서 꼭꼭 해야한다고 마구 겁을 주면서 강요를 했다. 그래 서 어쩔 수 없이 하라고 하자 의사는 처치실로 데리고 가더니 엄마 랑 나보고는 밖에 있으라고 했다. 우리가 불안해하자 지금까지 수없이 뇌척수액 검사를 했고, 단 한 번도 문제가 일어난 적이 없다면서 너무나 간단한 검사라고 레지2 년 차가 말했다 그리고 엄마는 처치실 밖에 서있고, 나는 병실로 돌아와 있었다. 그러길 한 10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밖에서 심하게 울부짖는 소리 가 들려서 나가보니 우리엄마가 혜리가 죽어간다 면서 울고 있는 거 였다, 아이가 숨을 안 쉰다는 거다. 의사에게 안겨 있는 혜리는 온몸이 파랗게 변하고 초점을 잃은 눈 동자에 호흡이 정지된 상태였다. 나는 혜리의 쌍둥이 동생인 유리를 떠나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이대로 세상이 끝나버리는 것 같았 다. 혜리는 곧 소아 중환자 실로 들어가서 산소호흡기를 달고 다시 숨 쉬도록 여러 명의 의사와 간호사가 붙어서 조치를 하는 중이었다. 나는 마음이 불안했다. 왜? 간단한 검사라면서 왜 저렇게 되었을까? 정말 미칠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울면서 소리쳤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중환자 실에서는 지금 우리 아기가 숨을 안 쉬 고, 죽어 가는데 다른 환자들도 있으니 조용히 하라고 간호사가 오 히려 난리다. 당장 중 환자실 밖으로 나가라고 한다. 나는 너무 화가 났다. 우리 유리가 세상을 떠날 때도 대구 D병원 간호사들은 내가 엄마인데도 옆에 와보지도 못하게 했었다. 나는 그 래서 이번에는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내가 옆에 꼭 있겠다고 했다. 그러자 자신들 때문에 내 아기가 죽어 가는데 어이없게도 자 신들 병원 이미지 나빠진다면서 조용히 하라고 한다. 엄마 입장에서 한 아이가 떠났는데 그때는 아무 말도 않고 참았는 데, 병원의 이미지만 생각하니 나는 정말 억울하고 눈물이 났다. 나 는 속으로 빌었다. 혜리가 제발 엄마 혼자 두고 가지 말아 달라고 끝 없이 빌었다. 먼저 떠난 유리에게 유리야 언니 좀 도와달라고 정말 한 없이 빌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흐르고 (나는 그 시간이 백년도 더 지난 것 같 았다.) 그제야 우리 아기가 숨을 쉰다고 한다. 얼마나 숨을 안 쉬었 는가 물어보니 의사도 모르겠단다. 1분 이상 산소공급이 안되면 뇌 에 손상이 있을 수도 있는데 의사는 별 거 아니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래도 난 그 순간 다시 살아준 혜리에게 너무나 고마웠다. 그리고 좀 있다가 자세한 상황얘기를 엄마에게 들으니 뇌척수액 검사가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혜리가 숨이 넘어갈 정도로 울었다고 한다. 그래서 엄마가 처치실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까 우리 혜리의 온몸이 완전히 빨갛게 변했다고 한다. 그래서 엄마는 좀 우리 손녀 딸 달래가면서 해달라고 부탁을 하니 오히려 보호자는 나가라고 하 면서 문을 닫아버렸다고 한다. 그런데 밖에서 서있는 엄마가 갑자기 혜리 우는 소리가 심상치 않 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우는 소리가 뚝 끊어져서 다시 문을 열고 보 니까 아기 몸이 검 푸른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고 한다. 우리 혜리 는 축 늘어져서는 숨도 쉬지 않았다. 그런 상황인데도 그 레지던트 는 엄마에게 나가라고 소리를 쳤다고 한다. 조금 지난 후 다시 문을 열고 보니 검사 끝났다면서 혜리를 안겨주 는데 아기가 숨을 안 쉬고 계속 늘어진 채 였다고 한다. 이미 2번째 문을 열었을 때 아기를 호흡 곤란이 왔는데 의사는 그것도 모르고 계속 애가 죽든 말든 검사를 계속 했던 거다. 그래서 왜 이렇게 된 거냐고 물으니까 열 때문에 생긴 경기라고 한 다. 열이 37도였는데 열성경기이냐고 물으니까 37도 이상이면 그럴 수도 있다고 대답한다. 우리가 바보도 아니고 그 어린 레지던트의 거짓말에 기가 막힐 뿐이었다. 게다가 지금까지 수없이 뇌척수액 검사를 했지만 단 한번도 잘못 된 적 없었다면서 우리 아기만 우연히 검사하던 중 경기를 했다면서 우기는 거다. 그래 그건 그 말이 맞다라고 가정하더라도, 그 경기해 서 축 늘어진 애를 왜 산소공급 안하고 그대로 두고 계속 검사를 한 건지가 더 어이가 없었다. 그래도 의사라는 인간이 어떻게 애가 숨 을 쉬는지 안 쉬는 지도 모르고 계속 척수액만 뽑은 거였다. 그리고 나서 한참 후에 담당 소아과 교수님이 오셨다. 그러면서 뇌 척수액 검사를 하다보면 기도 폐색으로 무 호흡이 어린 아기일 경우 올 수 있다고 했다. 교수님의 말을 들은 후에 레지던트 2년 차 여자 는 멍청하게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그 여자는 검사 중에 무 호흡 같은 건 오지도 않는 다고 했고, 지금 까지 문제가 없었다고 했는데, 교수님 말을 듣고는 갑자기 벙어리가 되었다. 게다가 그 여자 레지던트는 아기가 숨을 안 쉬는 상태인데 도 무리하게 계속 검사를 했고. 아기 생명을 위태롭게 해놓고는 아 기가 경기를 한다는 식이었다. 열이 조금 났어도 방긋 웃던 우리 아가가 검사가 끝나고 살펴보니 상태가 최악이었다 질식 상태로 고통 받아서 왼쪽 눈동자에는 실핏 줄이 다 터져서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고. 팔, 다리. 뺨에도 혈관이 터져서 군데군데 새빨갛게 변해있었다. 우리가 걱정하는 중에 여자 의사는 그런 건 시간 지나면 없어진다 면서 전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과연 자기 자식이면 저렇게 쉽게 말할 수 있었을까? 그래, 당신 말이 맞겠지.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 겠지, 하지만 아기가 받은 그 죽음의 고통은 어떻게 할건지...정말 기가 막혔다. 중환자 실에서 이틀째가 되어서 우리 아기는 피에 염증수치 말고 는 아무런 이상이 없어서 이젠 일반 병실로 가도 문제가 없다고 했 다. 그래서 옮겨달라고 그 여자 레지던트에게 말했더니 오후에 바로 보내준다고 했다. 그런데 오후 5시가 넘어도 옮겨주지 않아서 옆에 있던 간호사한테 물어보니 그 레지던트는 아무 얘기도 전달 안하고 퇴근했다고 한다. 그 레지던트는 자기 책임도 못하고 그렇게 신경도 안 쓰고 간 거였 다. 결국 병원을 통해 그 담당 레지던트에게 전화해서 1인 실로 옮 겨달라고 했다. 비용이 부담은 되었지만 우리 혜리를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1인 실은 소아과 층이 아니라서 의사들이 왔다 갔다 하기가 힘드니까 그냥 일반 3인 실에 있으라고 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3인 실에 혜리를 두었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자, 아기 주치의였던 레지던트 2년차는 다른 남자 레지던트로 교체되었다. 의사들이 사과를 잘 안 하는 건 알았 지만 아기가 그렇게 되었는데 사과나 얼굴 한번 안보이고는 신생아 실로 옮겨버렸다. 더 웃긴 것은 다음 담당자에게 자세한 보고나 얘 기도 없이 그냥 아기가 열성 경기가 일어나서 잠시 경련이 일어난 것말고는 자기가 다 조치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단다. 아무 문제가 없는데 다른 의사들이나 소아과 교수님, 그리고 간호 사들까지 아기 얼굴을 보면서 위험한 질병에 걸린 줄 알고 얼굴과 눈에 핏줄이 다 터졌는데 왜 이러냐고 물었던 것일까? 다른 사람들 은 상황을 몰라 애가 이렇게 된 것이 원래 그런 줄 알고 있었다. 그 여자 레지던트는 끝까지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다른 담당자나 교수 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냥 조용히 수습하고 넘기려는 중이었 다. 그러다 한번도 그런 적이 없던 우리 혜리가 그렇게 어린데도 충격 이 컸는지 자다가 자지러지게 울고, 어른이 우는 듯한 이상한 울음 소리를 내고는 했다. 그럴 땐 가슴에 품어서 꼭 안아줘야지 잠이 들 곤 했다. 나는 너무나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 그렇게 병원에서 4일째. 마음 같아서는 빨리 퇴원하고 싶었지만 병원에서는 자꾸 더 있으라고 했다. 그런데 4일째 되는 날 갑자기 아기가 점액 성 설사를 하기 시작했다. 주치의에게 보여주니까 항생 제 때문에 설사한다면서 걱정 말라고 했다. 내가 읽은 책에서는 점 액성 설사는 장염이라고 나와있었는데, 그래도 실제 진료하는 주치 의가 아니라고 하니까 아닌가 보다하고 그냥 넘어갔다. 그런데 혜리가 그 날부터 5일째에도 계속 설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간호사에게 변을 보여주니까 상태가 이상하다며 다시 주치 의에게 물으러 가는 거다. 그제야 주치의는 장염일 수도 있다고 한 다. 나는 또 한번 어이가 없었다. 종합병원의 레지던트에게 아이를 맡기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면서 주치의는 일단 변 검사를 하자고 한다. 검사결과 가성 콜 레라라고 불리는 로타바이러스 장염이었다. 그런데 그때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 병원에 일어났다. 그래도 명색이 100년이 넘었다는 병 원에서 로타바이러스 장염에 걸린 아이하나가 입원했는데, 그 아이 를 격리하지 않고, 일반 다인 병실에 같이 입원시켜서 치료를 했다 는 거다. 그 바람에 다른 질병으로 아파서 온 아기들도 여럿이나 전염된 상 태였다. 혜리도 그렇게 전염이 된 것이었다. 혜리는 아직 어려서 전 염되면 치명적일 수도 있었다. 나는 화가 나서 왜 1인 실을 안 줘서 감염되게 했냐고 하니까 감염 된 아기 변을 만진 손으로 아기를 만져서 전염된다면서 아기 엄마가 전염시킨 것 일수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말이 되지 안았다. 나는 밖 에 나간 적도 없고 다른 아가들 병실을 다닌 적도 없고, 꼭 나가야 할 경우에도 내 손이 물러질 만큼 손도 소독했다. 그래서 오히려 내가 따졌다. 간호사나 의사가 안 씻은 손으로 아기 들 만진 횟수가 더 많지 않냐고, 그리고 피검사하는 처치 실을 모두 가 같이 쓰게 한 건 원인이 아니냐며 오히려 그쪽에 가능성이 더 크 지 않냐고 따졌더니 그럴 가능성도 없지 않다면서 아무 말도 못한 다. 그러고는 이런 장염은 별거 아니니까 링겔 달아서 수액치료만 잘 하면 된다고 했다. 물론 치료를 잘하면 낫기야 하겠지만 아무문제 없는 아기를 호흡곤란을 만든 걸로 모자라 이젠 장염까지 전염되게 하고는 태도가 너무 뻔뻔했다. 별 거 아니라니..., 레지던트 2년 차 들은 다 이런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날 혜리는 병원에 처음 입원했을 때보다 오히려 열이 올라 38.8 을 왔다갔다했다. 조산으로 태어나서 몸도 약한 아기가 신음 소리를 내고 앓으면서 밤새 설사하고 힘없이 축 늘어진 모습을 보니 또다시 화가 나고 눈물이 났다. 혜리는 그 날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다. 결국 6일째 되는 날 아침에 병 원장실로 항의 전화를 했다. 장염까 지 전염되고 의사들이 실수를 하는데도 그냥 둘 거냐고 면담을 요청 했다. 그러자 한참 후 주치의가 오더니 날더러 그렇게 원장 실에 전 화하면 문제 해결도 안되고 우리 의사도 감정만 상하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하면 보호자한테도 좋을 게 없다면서 그러지 말라고, 반 협 박 조로 말하는 거였다. 나는 또 기가 막혔다. 그래서 주치의 남자 레지던트에게 장염도 이 병원에서 잘못 조치 해서 전염되었고. 애 죽일 뻔한 그 여자 의사는 얼굴도 안 보이는 게 말이 되냐고, 그 날 있었던 일 사과라도 받아야겠다고 그 여자 이름 만 대며 좀 불러달라고 했더니 이 주치의는 비록 레지던트지만 의사 인 자기동료를 존칭 없이 부르는 게 못마땅한 눈치였다. 그리고는 아무런 대답도 없더니, 너무 바빠서 그런 문제로는 일일 이 불러 줄 수가 없다고 한다. 그러면 내 자식을 죽일 뻔하고 사과도 없는 사람을 예의를 지키며 의사선생님이라고 불러줘야 하나. 그 와중에 우리 아기는 또 전염성 장염 덕분에 설사를 너무 많이 해서 철분부족이 심해졌다. 그래서 수혈을 받아야했다. 수혈 중에 링겔 바늘 꽂은 자리가 많이 부어서 새로 바늘을 꽂아야했다. 그 날 호흡곤란 쇼크 후에 혜리는 처치 실에 눕히기만 해도 극심하게 울어 댔다. 우리는 달래가면서 잘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다시 밖에서 기다리는데 또 혜리가 숨 넘어갈듯 울더니 소 리가 뚝 끊기는 거였다. 그래서 끝났나하고 들여다보니까 이번에도 저번처럼 얼굴이 빨갛게 변한 채 눈동자가 풀리는 거였다. 달려가서 아기를 안아드니까 숨을 안 쉬고 아무리 흔들어도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엄마랑 나랑 울면서 혜리를 흔들고 두들기고 하니까 그제 야 겨우 숨을 쉬면서 다시 울어댔다. 간호사랑 링겔 꽂던 주치의 (당연하지만 이 사람도 레지던트였다.)는 우리가 너무 소리질러서 애가 놀라서 이렇게 된 거라면서 오히려 우리에게 화를 내는 거였 다. 혹시라도 자기들에게 책임을 물을까봐 우리 쪽으로 책임을 몰아 가는 거였다. 정말 칼만 있으면 찔러 죽이고 싶었다. 아기가 너무 심하게 울다가 쇼크 받아서 질식상태가 되었는데 의 사라는 사람들이 걱정하거나 돌보기는커녕 애가 죽든 말든 자기책 임 회피에만 급급한 상태였다. 옆에서 소리를 듣고 달려온 레지던트 의사 한 명은 "별일 도 아니네. 난 또 무슨 큰일난 줄 알았네. 에이 씨!" 이러면서 가버렸다. 나는 정말 너무 분하고 억울했다. 아기가 숨을 안 쉬는게 별일 아니란 건가? 그때 정말 나도 엄마도 똑같은 생각을 하게되었다. 얘들이 일부러 아기를 괴롭히는구나. 설마 설마 했는데 정말 말도 못하고 아무 죄 없는 아기를 아무리 아기엄마가 밉다고는 해도정말 그럴 리는 없다 고 생각했는데.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구나 라는 생각 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온몸이 떨렸다. 속으로 혜리야 엄마가 그냥 가만히 있을걸. 원장실에 전화하고 아 기 죽을 뻔했다고 소리치고, 그래서 오히려 네가 피해를 보는 구나. 그러면서 계속 울었다. 나는 계속 혜리야 미안해. 엄마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하는구나. 미안해 그러면서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다른 아가들은 손, 발에 링거 바늘을 꽂거나 허벅지 안쪽에서 피를 뽑을 때 5분도 안되어서 금방 금방 하는데 유독 우리 혜리만 10분이 넘게 걸리고, 특히 피검사를 할 때는 혈관이 안 보인다면서 허벅지 안쪽을 여기저기 찔러댔었다. 그렇게 검사가 끝난 후에는 허벅지안 쪽 여기저기에 주사바늘 자국이 가득했고 혜리는 울다가 지쳐서 반 나절씩 늘어져있었다. 피를 한번 뽑을 때마다 항상 3.4번이나 찔러서 뽑더니 어느 순간에 는 양이 적어서 재검사하자면서 또 뽑고, 처음에는 정말 혈관이 안 보여서 그런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기가 아파서 우는 모습 보면서 내가 괴로워하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아니라고 생각하다가도 곧바로 확신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종합 병원으로 옮긴 후였다. 나와 엄마는 의사들의 의도적인 행동이 너무 무서워서 그 새벽에 결국 D병원을 강제퇴원해서 동대구 역 근처에 있는 P 종합병원으로 옮겼다. 정말 그곳에서는 혜리의 피검사나 링거를 단 한번만에 끝내는 거 였다. 혜리는 바늘이 들어가는 순간 잠시만 울었을 뿐이었다. 정말 아무리 의사와 간호사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자기네 보다 더 역사가 작은 병원에서도 충분히 한번에 가능한 일을 10분씩 붙잡고 그랬다 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난 정말 확신했다. 내가 너무 울고 시끄럽게 굴어서 D병원 의사들 이 아기와 나에게 고통을 주려고 그랬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다. 옮긴 종합병원 간호사들에게 내 상황을 얘기하니까 정말 이상하게 생각했다. 게다가 D 병원에서 겨우 링거를 겨우 3번 달았는데 손발에 주사바 늘 자국은 왜 이렇게 많으냐면서 혈관도 아주 안 보이는 것도 아닌 데 너무 여기저기 많이 찔러놔서 더 이상 아기한테 찌를 곳이 없다 고 그러는 것이었다. 그 얘기를 듣고 나니 정말 더 많이 속상했다. 의사라는 자신의 직 업을 이용해서, 그리고 일반인이 잘 모르는 의학적 지식을 이용해서 아기 엄마한테 기분 나쁘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를 이렇게 괴롭 히다니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정말 그 D병원에서 레지던트 초년 차들은 아기생명은 장난감처럼 느껴지나 보다. 교수님이나 전문의가 없는 그 밤에 우리 아가가 위 급한 상황이 될 때도 제대로 봐주지도 않고 무슨 일이 생기면 그때 는 또 이것저것 의학지식을 붙여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자기들 잘못 탓했다고 기분 나쁘다고 말도 못하는 아기를 괴 롭히다니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을까? 정말 설마설마 했는데 인간으로서 그럴 수가 있나 하는 생각에 정말 마음이 아팠 다. 아마 D종합병원에 계속 있으면 정말 우리 혜리 마저 잃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마 옮기지 않았으면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 텐데, 옮긴 P종합 병원은 D병원과 차원이 달랐다. 너무나 친절한 간호사 분들과 의사 선생님들. 링거 꽂으면서 혜리가 우니까 "미안해. 아프게 해서 미안 해." 하면서 진심으로 대해줬다. 그리고 그 D병원에서 6일간 고생을 했던 혜리는 옮긴 P병원에서 는 의사 분이 내 얘기를 듣고는 머리에 열나는 데 무조건 뇌척수액 을 왜 뽑고, 왜 6일이나 입원 시켰냐고 하면서 어이 없어했다. 바이 러스성 장염이 전염된 것도 어이없어했고, 그걸 치료하는데 항생제 를 쓰는 것도 어이없어했다. 얼마 전 남편이 뉴스를 보니까 D병원이 항생제를 많이 쓰는 병원 2위로 뽑혔다고 얘기한 게 떠올랐다. 정말 나는 이번에 빈대 잡으려 다 집을 태울 뻔했다. 소중한 아기를 떠나보낸 것도 모자라 또 그런 큰일을 당할 뻔했다. 옮긴 병원에서는 아기가 정말 편하고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아픈 고 힘든데도 약을 잘 받아먹고, 남편이 안아서 놀면 웃어주고는 했 다. 나는 정말 그때서야 안심을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옮긴 병원에서 는 이틀정도 입원 후에 퇴원했다. 사실 집으로 돌아온 현재도 나는 정신적인 충격이 너무 크다. 그리 고 초보 의사에 대한 실망도 크다. 물론 지금은 레지던트니까 그렇 다지만 그런 의사들이 곧 전문의가 되고 개원을 해서 소아과의사가 되거나 병원에 남아서 아기들을 돌본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친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아기들을 저렇게 대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 다. 그리고 어떤 교육을 받았기에 어른 보다 훨씬 약한 아기들의 생 명을 쉽게 생각하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집에 와서 그 후에 D병원 원장실에 다시 전화를 해서 이런 일을 바로 잡아달라고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을 당했다. 그런 문제를 일일이 해결 해 줄 수 없다는 전화 받는 비서 아가씨 얘기만 들을 수 있었다. 나는 큰 걸 바라지 않았다. 그저 우리 아기 에게 사과를 바랬을 뿐이었다. 또한 의사로서 자격도 없는 사람들에 게 소중한 아이들의 생명을 맡기지 말아달라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말을 하지 못한 지금 너무나 마음이 씁쓸하다. 사실 D병원에는 남편 친구가 의사로 근무하는 곳이기도 하고, 엄 마 친구 분이 수납부에 계셔서 처음 가게 된 곳이었다. 하지만 남편 친구는 소아과가 아니었기 때문에 신경을 써주기가 어려웠다. 사실 소아과 아닌데 친구 분이 너무 신경 써주느라 고생을 하셨다. 그리고 이번에 혜리가 너무 위험할 때는 남편이 결국 서울대 병원 에 있는 또 다른 의사 친구에게 상황을 얘기했다. 남편에게 상황을 들은 남편 친구 분은 어이없어했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P병원으로 옮길 때 오히려 소아과는 초보가 없는 그곳이 났다며 얼른 그쪽으로 라도 가라고 했다. 그리고 혹시나 정말 급하면 응급차 타고 서울대 병원 응급실로 오 면 자기가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그랬다. 정말 남편 친구들은 의사지 만 좋은 사람들은 틀림없었다. 분명 이번에 그 엉망인 레지던트도 나쁜 의사의 일부였겠지 하는 생각도 가져보았다. 그리고 옮긴 병원에서의 그 친절은 정말 잊을 수 없다. 정말 이런 생각 가지면 안되지만 만약에 우리 아가들을 D병원이 아닌 서울대 병원이나 P병원에서 낳았다면 먼저 하늘로 떠난 우리 소중한 유리 도 살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미련을 가져 보았다. 대구 서문시장에 자리잡은 D종합병원 소아과 레지던트 2년 차 여 자 SHJ . 그리고 또 다른 소아과 레지던트 PJH (년 차는 정확히 모 름) 그리고 피 뽑던 이름 모를 레지던트까지 너희들은 나중에 너희 아가들을 낳고 나면 정말 다신 그럴 수 없을 거다. 1
다시 생각해도 병원때문에 너무 속상해서....
우리 아가는 33주에 태어나서 지금 120일 되었다. 금요일 날 디피
티. B형 간염. 소아마비 예방 접종을 했었다. 주사 3대중에 2대 맞을
동안 울지도 않았다. 너무 순한 우리 혜리...
그런데 그 날밤 열이 38도까지 올라갔다. 디피티 접종의 부작용으
로 열이 날 수 있다고 해서 좀 기다렸는데 아무래도 불안해서 물수
건으로 몸을 닦아서 열을 식힌 다음에 아침 일찍 대구 서문시장에
위치한 D 종합병원 응급실로 갔다.
그래서 병원을 가니까 대뜸 입원부터 시키라고 한다. 그래서 입원
시키니까 폐 사진, 피검사. 소변검사를 다 해보았다. 그러고는 이상
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열은 37도
로 평소보다 아주 조금 높았다.
하지만 기관지의 기침 소리도 괜찮고, 감기도 아니었다. 피에 염증
수치가 조금 높은데 병원에서는 몸이 안 좋으면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더니 주치의라면서 레지던트 2년 차 여의사가 갑
자기 뇌수막염일 수도 있다고 척수 액 검사를 하자고 한다.
그런데 아무 이상도 없다면서 갑자기 그런 검사를 하기가 불안했
다. 크고 길다란 주사바늘로 허리에서 척수 액을 뽑는 검사는 어른
도 힘든데, 이제 갓난아기한테 너무 아프고 힘들 것 같아서 그 정도
로 열이 많이 나는 것도 아니니까 안 한다고 했더니 그 여자 의사는
위험하다면서 꼭꼭 해야한다고 마구 겁을 주면서 강요를 했다. 그래
서 어쩔 수 없이 하라고 하자 의사는 처치실로 데리고 가더니 엄마
랑 나보고는 밖에 있으라고 했다.
우리가 불안해하자 지금까지 수없이 뇌척수액 검사를 했고, 단 한
번도 문제가 일어난 적이 없다면서 너무나 간단한 검사라고 레지2
년 차가 말했다
그리고 엄마는 처치실 밖에 서있고, 나는 병실로 돌아와 있었다.
그러길 한 10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밖에서 심하게 울부짖는 소리
가 들려서 나가보니 우리엄마가 혜리가 죽어간다 면서 울고 있는 거
였다, 아이가 숨을 안 쉰다는 거다.
의사에게 안겨 있는 혜리는 온몸이 파랗게 변하고 초점을 잃은 눈
동자에 호흡이 정지된 상태였다. 나는 혜리의 쌍둥이 동생인 유리를
떠나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이대로 세상이 끝나버리는 것 같았
다.
혜리는 곧 소아 중환자 실로 들어가서 산소호흡기를 달고 다시 숨
쉬도록 여러 명의 의사와 간호사가 붙어서 조치를 하는 중이었다.
나는 마음이 불안했다. 왜? 간단한 검사라면서 왜 저렇게 되었을까?
정말 미칠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울면서 소리쳤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중환자 실에서는 지금 우리 아기가 숨을 안 쉬
고, 죽어 가는데 다른 환자들도 있으니 조용히 하라고 간호사가 오
히려 난리다. 당장 중 환자실 밖으로 나가라고 한다.
나는 너무 화가 났다. 우리 유리가 세상을 떠날 때도 대구 D병원
간호사들은 내가 엄마인데도 옆에 와보지도 못하게 했었다. 나는 그
래서 이번에는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내가 옆에 꼭 있겠다고
했다. 그러자 자신들 때문에 내 아기가 죽어 가는데 어이없게도 자
신들 병원 이미지 나빠진다면서 조용히 하라고 한다.
엄마 입장에서 한 아이가 떠났는데 그때는 아무 말도 않고 참았는
데, 병원의 이미지만 생각하니 나는 정말 억울하고 눈물이 났다. 나
는 속으로 빌었다. 혜리가 제발 엄마 혼자 두고 가지 말아 달라고 끝
없이 빌었다. 먼저 떠난 유리에게 유리야 언니 좀 도와달라고 정말
한 없이 빌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흐르고 (나는 그 시간이 백년도 더 지난 것 같
았다.) 그제야 우리 아기가 숨을 쉰다고 한다. 얼마나 숨을 안 쉬었
는가 물어보니 의사도 모르겠단다. 1분 이상 산소공급이 안되면 뇌
에 손상이 있을 수도 있는데 의사는 별 거 아니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래도 난 그 순간 다시 살아준 혜리에게 너무나 고마웠다.
그리고 좀 있다가 자세한 상황얘기를 엄마에게 들으니 뇌척수액
검사가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혜리가 숨이 넘어갈 정도로 울었다고
한다. 그래서 엄마가 처치실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까 우리 혜리의
온몸이 완전히 빨갛게 변했다고 한다. 그래서 엄마는 좀 우리 손녀
딸 달래가면서 해달라고 부탁을 하니 오히려 보호자는 나가라고 하
면서 문을 닫아버렸다고 한다.
그런데 밖에서 서있는 엄마가 갑자기 혜리 우는 소리가 심상치 않
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우는 소리가 뚝 끊어져서 다시 문을 열고 보
니까 아기 몸이 검 푸른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고 한다. 우리 혜리
는 축 늘어져서는 숨도 쉬지 않았다. 그런 상황인데도 그 레지던트
는 엄마에게 나가라고 소리를 쳤다고 한다.
조금 지난 후 다시 문을 열고 보니 검사 끝났다면서 혜리를 안겨주
는데 아기가 숨을 안 쉬고 계속 늘어진 채 였다고 한다. 이미 2번째
문을 열었을 때 아기를 호흡 곤란이 왔는데 의사는 그것도 모르고
계속 애가 죽든 말든 검사를 계속 했던 거다.
그래서 왜 이렇게 된 거냐고 물으니까 열 때문에 생긴 경기라고 한
다. 열이 37도였는데 열성경기이냐고 물으니까 37도 이상이면 그럴
수도 있다고 대답한다. 우리가 바보도 아니고 그 어린 레지던트의
거짓말에 기가 막힐 뿐이었다.
게다가 지금까지 수없이 뇌척수액 검사를 했지만 단 한번도 잘못
된 적 없었다면서 우리 아기만 우연히 검사하던 중 경기를 했다면서
우기는 거다. 그래 그건 그 말이 맞다라고 가정하더라도, 그 경기해
서 축 늘어진 애를 왜 산소공급 안하고 그대로 두고 계속 검사를 한
건지가 더 어이가 없었다. 그래도 의사라는 인간이 어떻게 애가 숨
을 쉬는지 안 쉬는 지도 모르고 계속 척수액만 뽑은 거였다.
그리고 나서 한참 후에 담당 소아과 교수님이 오셨다. 그러면서 뇌
척수액 검사를 하다보면 기도 폐색으로 무 호흡이 어린 아기일 경우
올 수 있다고 했다. 교수님의 말을 들은 후에 레지던트 2년 차 여자
는 멍청하게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그 여자는 검사 중에 무 호흡 같은 건 오지도 않는 다고 했고, 지금
까지 문제가 없었다고 했는데, 교수님 말을 듣고는 갑자기 벙어리가
되었다. 게다가 그 여자 레지던트는 아기가 숨을 안 쉬는 상태인데
도 무리하게 계속 검사를 했고. 아기 생명을 위태롭게 해놓고는 아
기가 경기를 한다는 식이었다.
열이 조금 났어도 방긋 웃던 우리 아가가 검사가 끝나고 살펴보니
상태가 최악이었다 질식 상태로 고통 받아서 왼쪽 눈동자에는 실핏
줄이 다 터져서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고. 팔, 다리. 뺨에도 혈관이
터져서 군데군데 새빨갛게 변해있었다.
우리가 걱정하는 중에 여자 의사는 그런 건 시간 지나면 없어진다
면서 전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과연 자기 자식이면 저렇게 쉽게
말할 수 있었을까? 그래, 당신 말이 맞겠지.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
겠지, 하지만 아기가 받은 그 죽음의 고통은 어떻게 할건지...정말
기가 막혔다.
중환자 실에서 이틀째가 되어서 우리 아기는 피에 염증수치 말고
는 아무런 이상이 없어서 이젠 일반 병실로 가도 문제가 없다고 했
다. 그래서 옮겨달라고 그 여자 레지던트에게 말했더니 오후에 바로
보내준다고 했다. 그런데 오후 5시가 넘어도 옮겨주지 않아서 옆에
있던 간호사한테 물어보니 그 레지던트는 아무 얘기도 전달 안하고
퇴근했다고 한다.
그 레지던트는 자기 책임도 못하고 그렇게 신경도 안 쓰고 간 거였
다. 결국 병원을 통해 그 담당 레지던트에게 전화해서 1인 실로 옮
겨달라고 했다. 비용이 부담은 되었지만 우리 혜리를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1인 실은 소아과 층이 아니라서 의사들이 왔다 갔다
하기가 힘드니까 그냥 일반 3인 실에 있으라고 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3인 실에 혜리를 두었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자, 아기 주치의였던 레지던트 2년차는 다른
남자 레지던트로 교체되었다. 의사들이 사과를 잘 안 하는 건 알았
지만 아기가 그렇게 되었는데 사과나 얼굴 한번 안보이고는 신생아
실로 옮겨버렸다. 더 웃긴 것은 다음 담당자에게 자세한 보고나 얘
기도 없이 그냥 아기가 열성 경기가 일어나서 잠시 경련이 일어난
것말고는 자기가 다 조치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단다.
아무 문제가 없는데 다른 의사들이나 소아과 교수님, 그리고 간호
사들까지 아기 얼굴을 보면서 위험한 질병에 걸린 줄 알고 얼굴과
눈에 핏줄이 다 터졌는데 왜 이러냐고 물었던 것일까? 다른 사람들
은 상황을 몰라 애가 이렇게 된 것이 원래 그런 줄 알고 있었다. 그
여자 레지던트는 끝까지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다른 담당자나 교수
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냥 조용히 수습하고 넘기려는 중이었
다.
그러다 한번도 그런 적이 없던 우리 혜리가 그렇게 어린데도 충격
이 컸는지 자다가 자지러지게 울고, 어른이 우는 듯한 이상한 울음
소리를 내고는 했다. 그럴 땐 가슴에 품어서 꼭 안아줘야지 잠이 들
곤 했다. 나는 너무나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
그렇게 병원에서 4일째. 마음 같아서는 빨리 퇴원하고 싶었지만
병원에서는 자꾸 더 있으라고 했다. 그런데 4일째 되는 날 갑자기
아기가 점액 성 설사를 하기 시작했다. 주치의에게 보여주니까 항생
제 때문에 설사한다면서 걱정 말라고 했다. 내가 읽은 책에서는 점
액성 설사는 장염이라고 나와있었는데, 그래도 실제 진료하는 주치
의가 아니라고 하니까 아닌가 보다하고 그냥 넘어갔다.
그런데 혜리가 그 날부터 5일째에도 계속 설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간호사에게 변을 보여주니까 상태가 이상하다며 다시 주치
의에게 물으러 가는 거다. 그제야 주치의는 장염일 수도 있다고 한
다. 나는 또 한번 어이가 없었다. 종합병원의 레지던트에게 아이를
맡기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면서 주치의는 일단 변 검사를 하자고 한다. 검사결과 가성 콜
레라라고 불리는 로타바이러스 장염이었다. 그런데 그때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 병원에 일어났다. 그래도 명색이 100년이 넘었다는 병
원에서 로타바이러스 장염에 걸린 아이하나가 입원했는데, 그 아이
를 격리하지 않고, 일반 다인 병실에 같이 입원시켜서 치료를 했다
는 거다.
그 바람에 다른 질병으로 아파서 온 아기들도 여럿이나 전염된 상
태였다. 혜리도 그렇게 전염이 된 것이었다. 혜리는 아직 어려서 전
염되면 치명적일 수도 있었다.
나는 화가 나서 왜 1인 실을 안 줘서 감염되게 했냐고 하니까 감염
된 아기 변을 만진 손으로 아기를 만져서 전염된다면서 아기 엄마가
전염시킨 것 일수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말이 되지 안았다. 나는 밖
에 나간 적도 없고 다른 아가들 병실을 다닌 적도 없고, 꼭 나가야
할 경우에도 내 손이 물러질 만큼 손도 소독했다.
그래서 오히려 내가 따졌다. 간호사나 의사가 안 씻은 손으로 아기
들 만진 횟수가 더 많지 않냐고, 그리고 피검사하는 처치 실을 모두
가 같이 쓰게 한 건 원인이 아니냐며 오히려 그쪽에 가능성이 더 크
지 않냐고 따졌더니 그럴 가능성도 없지 않다면서 아무 말도 못한
다.
그러고는 이런 장염은 별거 아니니까 링겔 달아서 수액치료만 잘
하면 된다고 했다. 물론 치료를 잘하면 낫기야 하겠지만 아무문제
없는 아기를 호흡곤란을 만든 걸로 모자라 이젠 장염까지 전염되게
하고는 태도가 너무 뻔뻔했다. 별 거 아니라니..., 레지던트 2년 차
들은 다 이런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날 혜리는 병원에 처음 입원했을 때보다 오히려 열이 올라 38.8
을 왔다갔다했다. 조산으로 태어나서 몸도 약한 아기가 신음 소리를
내고 앓으면서 밤새 설사하고 힘없이 축 늘어진 모습을 보니 또다시
화가 나고 눈물이 났다. 혜리는 그 날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다.
결국 6일째 되는 날 아침에 병 원장실로 항의 전화를 했다. 장염까
지 전염되고 의사들이 실수를 하는데도 그냥 둘 거냐고 면담을 요청
했다. 그러자 한참 후 주치의가 오더니 날더러 그렇게 원장 실에 전
화하면 문제 해결도 안되고 우리 의사도 감정만 상하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하면 보호자한테도 좋을 게 없다면서 그러지 말라고, 반 협
박 조로 말하는 거였다. 나는 또 기가 막혔다.
그래서 주치의 남자 레지던트에게 장염도 이 병원에서 잘못 조치
해서 전염되었고. 애 죽일 뻔한 그 여자 의사는 얼굴도 안 보이는 게
말이 되냐고, 그 날 있었던 일 사과라도 받아야겠다고 그 여자 이름
만 대며 좀 불러달라고 했더니 이 주치의는 비록 레지던트지만 의사
인 자기동료를 존칭 없이 부르는 게 못마땅한 눈치였다.
그리고는 아무런 대답도 없더니, 너무 바빠서 그런 문제로는 일일
이 불러 줄 수가 없다고 한다. 그러면 내 자식을 죽일 뻔하고 사과도
없는 사람을 예의를 지키며 의사선생님이라고 불러줘야 하나.
그 와중에 우리 아기는 또 전염성 장염 덕분에 설사를 너무 많이
해서 철분부족이 심해졌다. 그래서 수혈을 받아야했다. 수혈 중에
링겔 바늘 꽂은 자리가 많이 부어서 새로 바늘을 꽂아야했다. 그 날
호흡곤란 쇼크 후에 혜리는 처치 실에 눕히기만 해도 극심하게 울어
댔다. 우리는 달래가면서 잘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다시 밖에서 기다리는데 또 혜리가 숨 넘어갈듯 울더니 소
리가 뚝 끊기는 거였다. 그래서 끝났나하고 들여다보니까 이번에도
저번처럼 얼굴이 빨갛게 변한 채 눈동자가 풀리는 거였다. 달려가서
아기를 안아드니까 숨을 안 쉬고 아무리 흔들어도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엄마랑 나랑 울면서 혜리를 흔들고 두들기고 하니까 그제
야 겨우 숨을 쉬면서 다시 울어댔다. 간호사랑 링겔 꽂던 주치의
(당연하지만 이 사람도 레지던트였다.)는 우리가 너무 소리질러서
애가 놀라서 이렇게 된 거라면서 오히려 우리에게 화를 내는 거였
다. 혹시라도 자기들에게 책임을 물을까봐 우리 쪽으로 책임을 몰아
가는 거였다. 정말 칼만 있으면 찔러 죽이고 싶었다.
아기가 너무 심하게 울다가 쇼크 받아서 질식상태가 되었는데 의
사라는 사람들이 걱정하거나 돌보기는커녕 애가 죽든 말든 자기책
임 회피에만 급급한 상태였다. 옆에서 소리를 듣고 달려온 레지던트
의사 한 명은 "별일 도 아니네. 난 또 무슨 큰일난 줄 알았네. 에이
씨!" 이러면서 가버렸다. 나는 정말 너무 분하고 억울했다. 아기가
숨을 안 쉬는게 별일 아니란 건가?
그때 정말 나도 엄마도 똑같은 생각을 하게되었다. 얘들이 일부러
아기를 괴롭히는구나. 설마 설마 했는데 정말 말도 못하고 아무 죄
없는 아기를 아무리 아기엄마가 밉다고는 해도정말 그럴 리는 없다
고 생각했는데.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구나 라는 생각
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온몸이 떨렸다.
속으로 혜리야 엄마가 그냥 가만히 있을걸. 원장실에 전화하고 아
기 죽을 뻔했다고 소리치고, 그래서 오히려 네가 피해를 보는 구나.
그러면서 계속 울었다. 나는 계속 혜리야 미안해. 엄마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하는구나. 미안해 그러면서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다른 아가들은 손, 발에 링거 바늘을 꽂거나 허벅지 안쪽에서 피를
뽑을 때 5분도 안되어서 금방 금방 하는데 유독 우리 혜리만 10분이
넘게 걸리고, 특히 피검사를 할 때는 혈관이 안 보인다면서 허벅지
안쪽을 여기저기 찔러댔었다. 그렇게 검사가 끝난 후에는 허벅지안
쪽 여기저기에 주사바늘 자국이 가득했고 혜리는 울다가 지쳐서 반
나절씩 늘어져있었다.
피를 한번 뽑을 때마다 항상 3.4번이나 찔러서 뽑더니 어느 순간에
는 양이 적어서 재검사하자면서 또 뽑고, 처음에는 정말 혈관이 안
보여서 그런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기가 아파서 우는 모습
보면서 내가 괴로워하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아니라고 생각하다가도 곧바로 확신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종합
병원으로 옮긴 후였다. 나와 엄마는 의사들의 의도적인 행동이 너무
무서워서 그 새벽에 결국 D병원을 강제퇴원해서 동대구 역 근처에
있는 P 종합병원으로 옮겼다.
정말 그곳에서는 혜리의 피검사나 링거를 단 한번만에 끝내는 거
였다. 혜리는 바늘이 들어가는 순간 잠시만 울었을 뿐이었다. 정말
아무리 의사와 간호사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자기네 보다 더 역사가
작은 병원에서도 충분히 한번에 가능한 일을 10분씩 붙잡고 그랬다
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난 정말 확신했다. 내가 너무 울고 시끄럽게 굴어서 D병원 의사들
이 아기와 나에게 고통을 주려고 그랬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다.
옮긴 종합병원 간호사들에게 내 상황을 얘기하니까 정말 이상하게
생각했다.
게다가 D 병원에서 겨우 링거를 겨우 3번 달았는데 손발에 주사바
늘 자국은 왜 이렇게 많으냐면서 혈관도 아주 안 보이는 것도 아닌
데 너무 여기저기 많이 찔러놔서 더 이상 아기한테 찌를 곳이 없다
고 그러는 것이었다.
그 얘기를 듣고 나니 정말 더 많이 속상했다. 의사라는 자신의 직
업을 이용해서, 그리고 일반인이 잘 모르는 의학적 지식을 이용해서
아기 엄마한테 기분 나쁘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를 이렇게 괴롭
히다니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정말 그 D병원에서 레지던트 초년 차들은 아기생명은 장난감처럼
느껴지나 보다. 교수님이나 전문의가 없는 그 밤에 우리 아가가 위
급한 상황이 될 때도 제대로 봐주지도 않고 무슨 일이 생기면 그때
는 또 이것저것 의학지식을 붙여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자기들 잘못 탓했다고 기분 나쁘다고 말도 못하는 아기를 괴
롭히다니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을까? 정말 설마설마
했는데 인간으로서 그럴 수가 있나 하는 생각에 정말 마음이 아팠
다. 아마 D종합병원에 계속 있으면 정말 우리 혜리 마저 잃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마 옮기지 않았으면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 텐데, 옮긴 P종합
병원은 D병원과 차원이 달랐다. 너무나 친절한 간호사 분들과 의사
선생님들. 링거 꽂으면서 혜리가 우니까 "미안해. 아프게 해서 미안
해." 하면서 진심으로 대해줬다.
그리고 그 D병원에서 6일간 고생을 했던 혜리는 옮긴 P병원에서
는 의사 분이 내 얘기를 듣고는 머리에 열나는 데 무조건 뇌척수액
을 왜 뽑고, 왜 6일이나 입원 시켰냐고 하면서 어이 없어했다. 바이
러스성 장염이 전염된 것도 어이없어했고, 그걸 치료하는데 항생제
를 쓰는 것도 어이없어했다.
얼마 전 남편이 뉴스를 보니까 D병원이 항생제를 많이 쓰는 병원
2위로 뽑혔다고 얘기한 게 떠올랐다. 정말 나는 이번에 빈대 잡으려
다 집을 태울 뻔했다. 소중한 아기를 떠나보낸 것도 모자라 또 그런
큰일을 당할 뻔했다.
옮긴 병원에서는 아기가 정말 편하고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아픈
고 힘든데도 약을 잘 받아먹고, 남편이 안아서 놀면 웃어주고는 했
다. 나는 정말 그때서야 안심을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옮긴 병원에서
는 이틀정도 입원 후에 퇴원했다.
사실 집으로 돌아온 현재도 나는 정신적인 충격이 너무 크다. 그리
고 초보 의사에 대한 실망도 크다. 물론 지금은 레지던트니까 그렇
다지만 그런 의사들이 곧 전문의가 되고 개원을 해서 소아과의사가
되거나 병원에 남아서 아기들을 돌본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친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아기들을 저렇게 대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
다. 그리고 어떤 교육을 받았기에 어른 보다 훨씬 약한 아기들의 생
명을 쉽게 생각하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집에 와서 그
후에 D병원 원장실에 다시 전화를 해서 이런 일을 바로 잡아달라고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을 당했다.
그런 문제를 일일이 해결 해 줄 수 없다는 전화 받는 비서 아가씨
얘기만 들을 수 있었다. 나는 큰 걸 바라지 않았다. 그저 우리 아기
에게 사과를 바랬을 뿐이었다. 또한 의사로서 자격도 없는 사람들에
게 소중한 아이들의 생명을 맡기지 말아달라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말을 하지 못한 지금 너무나 마음이 씁쓸하다.
사실 D병원에는 남편 친구가 의사로 근무하는 곳이기도 하고, 엄
마 친구 분이 수납부에 계셔서 처음 가게 된 곳이었다. 하지만 남편
친구는 소아과가 아니었기 때문에 신경을 써주기가 어려웠다. 사실
소아과 아닌데 친구 분이 너무 신경 써주느라 고생을 하셨다.
그리고 이번에 혜리가 너무 위험할 때는 남편이 결국 서울대 병원
에 있는 또 다른 의사 친구에게 상황을 얘기했다. 남편에게 상황을
들은 남편 친구 분은 어이없어했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P병원으로
옮길 때 오히려 소아과는 초보가 없는 그곳이 났다며 얼른 그쪽으로
라도 가라고 했다.
그리고 혹시나 정말 급하면 응급차 타고 서울대 병원 응급실로 오
면 자기가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그랬다. 정말 남편 친구들은 의사지
만 좋은 사람들은 틀림없었다. 분명 이번에 그 엉망인 레지던트도
나쁜 의사의 일부였겠지 하는 생각도 가져보았다.
그리고 옮긴 병원에서의 그 친절은 정말 잊을 수 없다. 정말 이런
생각 가지면 안되지만 만약에 우리 아가들을 D병원이 아닌 서울대
병원이나 P병원에서 낳았다면 먼저 하늘로 떠난 우리 소중한 유리
도 살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미련을 가져 보았다.
대구 서문시장에 자리잡은 D종합병원 소아과 레지던트 2년 차 여
자 SHJ . 그리고 또 다른 소아과 레지던트 PJH (년 차는 정확히 모
름) 그리고 피 뽑던 이름 모를 레지던트까지 너희들은 나중에 너희
아가들을 낳고 나면 정말 다신 그럴 수 없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