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ty Carnival

권칠웅2006.08.09
조회48
Dirty Carnival




분명 번역을 그렇게 한 것이지만,

나중에 똑같은 제목을 택했기에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1973년 작

 

'비열한 거리(Mean streets)'에서

영감을 얻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유하 감독의 이 신작은

전작 '말죽거리 잔혹사'와 유사하게

연기력면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주인공의 원맨쇼를 펼쳐간다는 데 그 유사성이 있다.



나무랄데 없는 몸과 매끈한 마스크에 비해

 

성량과 발음에서 안타까웠던 권상우처럼

누구 말마따나 뭘해도 '발리'에서 벗어날 수 없어 보이는

 

연기력을 선보이는 조인성을

 

극 전반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서 보면서 

마치 이만한 감독이 왜 이만한 배우로 모험을 할까 하는 호기심도

이 영화를 보게 만드는

 

매력 중에 하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누가 봐도 뻔한

 

3류 조폭 세계의 되풀이되는 배신 얘기임에 분명하지만,

그러한 진부함을 끊임없는 긴장감으로 탈바꿈 시킨 능력은

사실성과 극의 짜임새를 탄탄하게 엮어간

 

감독의 능력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리고 감독이 말했듯이

미소년 같은 이미지와 함께

비열함이 살아있는 나쁜 남자의 분위기도 잔뜩 갖고 있는

조인성이라는 배우에 대한 캐스팅도

 

비교적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영화가 다른 조폭 영화들과 차별화 되는 것은

바로 남궁민으로 대변되는

 

조폭과 관련 없는 세계와의 퓨전이 아닐까 싶다.

너무나 많이 봐서

누가 봐도 다음 행동이 예상되는 건달들의 얘기들의 비열함은

관객들이 보기에는

 

눈으로 보이는 비열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으레 그러려니 하는 어느 정도의 면역력과

 

건달 세계에 대한 별도의 관객 나름의 기준이

 

이미 세워져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름의 사연을 갖고 있는

 

남궁민의 영화 감독 얘기가 들어가면서

의도하지 않은 비열함,

 

그를 통해 확대 혹은 재생산 되는 비열함,

 

예기치 못한 비열함이

새로운 비열함에 대한

 

기대치 혹은 기준을 세울 가능성을 내포한 것이다.



이보영으로 대표되는 순수함의 세계는 약간 겉도는 감이 있지만,

말죽거리 잔혹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 존재감은 미약하기 그지없고

단지 상징적인 의미로서 주인공의 순수한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장치에 불과한 수준이다.

 

(물론 '말잔'에서는 비교적 순수한 고딩 시절을 다룬 것이기에

 

한가인이라는 상징이 조금 더 부각된 것만은 사실이지만,

 

그 연장선 상에서 볼 때 이 영화에서의 상징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왜냐. 본격적인 건달의 세계니까.)



남궁민이 자신들의 얘기를 영화화 한 것이

 

그렇게 그들에게 타격이 될만한 꺼리가 되는가 하는

 

논리적 개연성은 상당히 부족하지만,

그러한 부족함은 건달들을 소모품으로 여기는 천호진의 연기력으로

무마가 가능하고,

영화는 최대한 객관적인 방관자적인 입장에서

 

관객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거리를 두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

시대상을 반영한 느낌에 특정 세대와 공감대를 형성했던 전작과

차별화되는 점이라 하겠다.



이 영화는 감독이 계획한 조폭 3부작의 2번째 편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교육을 소재로 삼아 불가항력적인 권력에

큰소리로 외쳤던 1탄 말죽거리 잔혹사에 이어

이번 비열한 거리에서는

현실과 조금 더 유기적으로 녹아들어 있는

건달과 비건달 세계의 뗄래야 뗄 수 없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그러한 의미에서 40대 건달의 모습을 담는 다고 하는

완결편이 한층 기대되는 것이 사실이다.

과연 주연 배우는 누가 될 것인가?

최민수? 조재현? 전광렬? 허준호?

아니면 이전의 2편처럼 연기력 면에서

 

비판을 받는 부류 중의 하나인 차인표?

혹은 국민 배우 안성기? 설경구? 송강호?



이 영화의 예고편에서부터

 

상당히 와닿았던 대사를 마지막으로 적는다.

세상을 살아가려면 두가지만 알면 돼.
 
내게 필요한 사람이 누군지.
 
그사람이 뭘 필요로 하는지.



마지막에 천호진씨가 부른 Old & Wise의 가사를

 

한번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