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괴물은 '그'였다.

강윤태200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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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괴물은 '그'였다.  
 

영화 '괴물'을 보면서,

무엇보다 크게 느낀 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괴물' 이라는 영화에서, 진짜 괴물은 바로 '그',

봉준호 감독이라는 것이다.

단순한 괴수영화가 절대 아니었다. 어쩌면, 그 괴물은, 한 가족의 무력감과 어리석은 미군비판과 풍자,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의 무능력함을 좀 더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한, 단순한 도구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내용위주가 아닌, '괴물'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실감영상을 즐기는 분도 당연히 있으리라 본다.

그러나, 단순히 '괴물'이라는 영화를

'괴물과의 사투'라는, 그동안 할리우드에서 보여준, 지극히 단순할수도 있는,지극히 화면만의 만족감을 주는 영화로 보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영화이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에서 '괴물'이라는

CG 자체는 단순한 소재라는 차원에서 바라보는 입장이다.

 

나는 이 영화에 SF라는 말보다는 BC, 즉 블랙코미디라는 말이 더 어울릴듯싶다. 통쾌할 정도의 어리석은 미군과 미국에 대한 풍자와, 한심해 보일정도로괴물을 잡을 생각은 안하고 소독만 하고 있는 한국 정부에 대한 무능력함은, 어떻게 보면, 요 몇일 전 개봉한 '한반도'와 비슷하다. 단지 미국이 아닌 일본에 대한 풍자와, 한국 정부의 무능력함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말이다.

봉준호 감독은, '한반도'처럼 직접적으로 일본을 헐뜯거나 감정적인

대립상황을 만들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떫떠름한 웃음을 짓게 하면서미국과 한국 정부를 통쾌하게 풍자할 수 있는, '한반도' 보다 한수 위의 풍자를 보여주었다. 더군다나, 누구도 그 가족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다만, 관객만이 진실을 아는 그 처절함은, 마치 소시민들의 애환같기도 하고 현대의 무미건조하고, 물질만능주의 시대의 건조한 '한국'을 보여주고 있다. 친한 '이동통신 회사의 형' 마저 현상금을 위해 배반하는 모습에서는 별 비중없는 씬이었지만, 나에게는 세상 참 더럽고 무섭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했다.

 

특히나 마지막에, 끝까지 어눌하고 바보같을줄만 알았던 '아버지' 송강호와, 끝내 '동'일줄만 알았던 '고모' 배두나, 그리고 끝까지 '술꾼' 일줄만 알았던 '삼촌' 박해일이, 그동안 자신의 길을 막고있었던 그 '어눌하고 바보같음'과 '동메달 수준의 활', 그리고 '술'을 이용해, 어찌보면 정말 무식하고 바보같이,

또 단순히 동메달이라서, 그리고 하고많은 것들 중에 '알콜', 또는 '술' 로서 괴물을 향해 한데 힘을 합쳐 끝내 해내고야 마는 그 가족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통쾌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의 길을 막고있던 것이 도리어 뭔가를 해내는데 한건 하는, 통쾌함 말이다.

 

어떻게 보면, 내가 참 영화를 '잡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올드보이' 처럼 치밀한 스릴러 영화에 빠져

'박찬욱' 감독을 좋아하다가

'클래식' 처럼 맑고 깨끗한 웃음과 감동에 빠져

'곽재용' 감독을 좋아하다가,

이제, '괴물' 처럼 대사 하나하나와 상황 하나하나마다

통쾌하고 시원한 기분에 빠져 '봉준호' 감독이 좋아지고 있다.

끝내 받지 못했던 금메달, 만약 내가 관객으로서 메달을 줄 수 있다면, 누구보다 열심히 사투를 벌였던, 바보같아서 더 당돌했던 한 '가족'과, 그리고 어떤 감독보다도 수준있는 풍자와 디테일이 살아있게 만든 '괴물' 보다도 더 괴물스러운 감독, '봉준호'에게 금메달을 걸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한 가족의, 어쩌면 매우 바보같은 사투장면과, 웃지도,

울수도 없는 아이러니한 풍자식 장면마다, 그에 적절한 음악으로 감동을 두배로 준 '이병우' 음악감독에게도 스캔들, 연애의 목적, 장화홍련, 왕의남자, 호로비츠를 위하여에 이어 '괴물'에서도 그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해준 것에 대하여 진심으로 박수 쳐 드리고 싶다.

진짜 괴물은 '그'였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점은, 어떤 리뷰에서도 보긴 했지만,

괴물의 피부, 즉 질감에 광택이 많아서 전체적으로 볼 때, '한강' 이라는 장소와 매치가 좀 어색하다는, 아주 조그마한 아쉬운점이 있다. 그러나, 이 사소한 아쉬운 점이, 이 영화를 평가하는데, 큰 요소는 아니기에 그 부분에서는, 눈감아 주련다.

 

 

-written by Kang Yun-tae

 

 

진짜 괴물은 '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