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금지’를 원칙으로 교육 받았던 우리는 습작도 제대로 못했고, 그림 솜씨가 있어도 감히 벽에 그림 그릴 생각은 하지 못한다. 남의 담벼락도 아닌 자기 집 벽, 방문, 옷장, 의자, 트렁크에까지 그림을 그린 집. 집에 그림 그린 이야기.
다섯 살짜리 딸을 둔 조인숙 씨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다. 버튼차(www.buttontea.com)라는 아기자기한 홈피도 가지고 있다. 그녀가 일러스트레이터라는 말을 듣고, 집에다 직접 그림을 그려보고 싶었던 에디터는 살짝 좌절했지만 미리 밝혀두자면 반나절 동안 그녀와 수다를 떨면서, 집에 그림 그리는 데는 솜씨만큼 취향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저 자기 색감대로, 그림에 자신이 없으면 모방이라도 하면 되는 것이다. 조인숙 씨는 어린 시절 빨간 머리 앤을 보면서 색깔 있는 집을 꿈꿨다고 한다. 앤이 사는 초록 지붕 집처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다채로운 느낌을 주는 공간. 지금 살고 있는 그녀의 집이 그렇다.
방문 위까지 이어서 날아가는 물고기, 얼룩말. 민소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악어라고 한다. 아이가 서 있는 옆 벽, 폴라로이드 사진이 걸린 아래쪽은 다섯 살인 민소가 크레파스와 색연필로 그림을 그렸다. 집을 닮아 색감이 좋다.
민소네 집은 빌라 꼭대기 5층이다. 본래 사무실로 쓰던 뻥 뚫린 공간이라서 집 구조가 일반 가정집과는 다르다. 주인 말로는, 30평대지만 3면이 널찍한 베란다로 둘러싸여 있어 평수는 작다고 한다. 하지만 통으로 뚫린 공간에 파티션 같은 벽 하나만 달랑 세워져 있어 오히려 넓어 보인다. 구조도 독특하지만 이 집에는 어디서 본 듯한 식상한 가구도 없다. 직접 짜 맞춘 독특한 디자인도 있고, 얻어오거나 주워와서 언밸런스하지만 세월이 묻어 정감어린 가구, 가구 색으로는 상상해본 적도 없는 연보라색 옷장… 이런 것들이다. 게다가 핑크, 그린, 옐로 등 집 안의 모든 벽이 각기 다른 색이다.
1,열려 있는 문이 민소의 방문이다. 연보라색 옷장은 페인트로 칠하고 보통 아크릴 물감보다 색감이 더 다양한 ‘과슈’라는 불투명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넣었다. 옆에 있는 ‘오리’ 트렁크는 민소네 가족이 여행을 다녀온 후 너무 더러워져서 다시 칠하고 그림도 새로 그렸다. 무광 래커를 하지 않아서 새까맣게 더러워졌던 것이다.
2,화장대 옆 천장 코너 벽에는 오리엔탈풍의 꽃 그림을 그렸다. 그림을 그려 넣는 방법은 모두 같다. 색연필이나 노랑 등 연한 컬러의 물감으로 밑그림을 대강 그리고 진한 색부터 칠하는 것.
3,현관문을 열었을 때 맞은편 벽. 민소 엄마가 만든 핸드메이드 가방이 대나무 봉에 걸려 있다. 디자인, 색감 역시 감각이 묻어난다. 아래 민소 책상은 엄마가 디자인해서 짜 맞춰 색칠한 것.
어릴 때부터 색깔 있는 집을 꿈꾼 그녀였지만 신혼 초부터 과감하게 ‘칠’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시작은 어느 학교에나 있는 반질반질 니스 칠이 되어 있는 강의실 나무 의자였다. 우연히 얻게 된 그 나무 의자를 아크릴 물감으로 까맣게 칠하고, 꽃 그림을 그려 넣은 것. 그녀의 전공은 회화가 아닌 디자인이어서 그림의 기법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는데, 당시 유행하던 포크 아트 흉내를 내서 그림을 그린 것이라고 한다. 어두운 색부터 연한 색의 순서로 칠하고, 덧칠로 음영을 주고 마무리 선을 그린다. 그림 역시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고, 마지막에 투명 유광 래커로 뿌려 마무리했다. 그녀의 두 번째 작품은 아이 옷장. 어른 허리 높이의 옷장은 천편일률적인 하얀 가구가 싫어서 민소를 임신했을 때 사이즈와 모양을 그려서 짜 맞춘 가구다. 칠은 하지 않고 사포질로 마무리만 해서 가져와 직접 칠하고 그림을 그려 넣었다. 가구에 아이의 태명도 적어 넣었다. 거실 벽 쪽에 놓인 작은 책상 역시 그녀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해와서 칠해준 가구다. 책상 상판이 열리도록 디자인해서 민소가 물건을 넣어둔다.
침대 위에 있는 퀼트 이불에도 엄마의 색 감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새를 타고 가는 요정에게서 부드러운 느낌이 나는데, 물의 양을 늘리면 부드럽게 표현된다고 한다.
그녀가 본격적으로 집에 색칠을 하게 된 계기는 아이 때문이었다. 민소가 세 살이 되자 벽에 낙서를 하기 시작했다. 아이가 그림을 신나게 그릴 수 있도록 벽에 칠을 했고, 아이에게 다양한 그림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레몬트리 홈페이지(레몬토크→내 손으로 꾸민 예쁜 집 게시판)에 올라와 있던 사진의 집은 바로 전 주거 공간인데 재건축 아파트여서 정말 마음껏 그림을 그렸다. 그 집에서 ‘연습’을 많이 한 민소는 이제 엄마가 사람을 그리면 눈을 그려 넣고, 자기 방 한쪽 벽에 색감 좋은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엄마 역시 지난번의 경험으로 이번 집을 칠할 때는 더 수월했다. 벽은 모두 페인트로 칠했는데 너무 도톰한 롤러는 페인트를 한꺼번에 많이 먹어 낭비도 심하고, 튀는 양도 많다는 것과 조색하는 것보다 쉬운, 다양한 컬러를 구비하고 있는 브랜드(벤자민 무어 www.benjaminmoore.co.kr)도 발견했다. 이제 색칠이 더 만만한 일이 되어버린 것. 그녀의 집을 살펴보던 기자가 벽과 벽이 만나는 선을 따라 반으로 나눠 칠하지 않고 컬러가 한쪽으로 꺾여 넘어오게 칠한 것이 멋지다고 했더니 “남편도 저도 꼼꼼하게 칠하는 것을 잘 못해요. 선을 잘 맞춰서 칠해야 하는데 자꾸 삐뚤어져서 그냥 한쪽으로 넘겨서 칠해버린 거예요”라는 대답이다. 그녀의 집에는 ‘이렇게’ 스타일이 있다.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의 그림책, 사진집 등에 담긴 느낌을 집으로 옮겨놓은 것뿐이라는 그녀의 말.
색다른 인테리어 기법-집안 가득 그림그린 민소네
방문 위까지 이어서 날아가는 물고기, 얼룩말. 민소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악어라고 한다. 아이가 서 있는 옆 벽, 폴라로이드 사진이 걸린 아래쪽은 다섯 살인 민소가 크레파스와 색연필로 그림을 그렸다. 집을 닮아 색감이 좋다.
민소네 집은 빌라 꼭대기 5층이다. 본래 사무실로 쓰던 뻥 뚫린 공간이라서 집 구조가 일반 가정집과는 다르다. 주인 말로는, 30평대지만 3면이 널찍한 베란다로 둘러싸여 있어 평수는 작다고 한다. 하지만 통으로 뚫린 공간에 파티션 같은 벽 하나만 달랑 세워져 있어 오히려 넓어 보인다. 구조도 독특하지만 이 집에는 어디서 본 듯한 식상한 가구도 없다. 직접 짜 맞춘 독특한 디자인도 있고, 얻어오거나 주워와서 언밸런스하지만 세월이 묻어 정감어린 가구, 가구 색으로는 상상해본 적도 없는 연보라색 옷장… 이런 것들이다. 게다가 핑크, 그린, 옐로 등 집 안의 모든 벽이 각기 다른 색이다.
1,열려 있는 문이 민소의 방문이다. 연보라색 옷장은 페인트로 칠하고 보통 아크릴 물감보다 색감이 더 다양한 ‘과슈’라는 불투명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넣었다. 옆에 있는 ‘오리’ 트렁크는 민소네 가족이 여행을 다녀온 후 너무 더러워져서 다시 칠하고 그림도 새로 그렸다. 무광 래커를 하지 않아서 새까맣게 더러워졌던 것이다.
2,화장대 옆 천장 코너 벽에는 오리엔탈풍의 꽃 그림을 그렸다. 그림을 그려 넣는 방법은 모두 같다. 색연필이나 노랑 등 연한 컬러의 물감으로 밑그림을 대강 그리고 진한 색부터 칠하는 것.
3,현관문을 열었을 때 맞은편 벽. 민소 엄마가 만든 핸드메이드 가방이 대나무 봉에 걸려 있다. 디자인, 색감 역시 감각이 묻어난다. 아래 민소 책상은 엄마가 디자인해서 짜 맞춰 색칠한 것.
침대 위에 있는 퀼트 이불에도 엄마의 색 감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새를 타고 가는 요정에게서 부드러운 느낌이 나는데, 물의 양을 늘리면 부드럽게 표현된다고 한다.
그녀가 본격적으로 집에 색칠을 하게 된 계기는 아이 때문이었다. 민소가 세 살이 되자 벽에 낙서를 하기 시작했다. 아이가 그림을 신나게 그릴 수 있도록 벽에 칠을 했고, 아이에게 다양한 그림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레몬트리 홈페이지(레몬토크→내 손으로 꾸민 예쁜 집 게시판)에 올라와 있던 사진의 집은 바로 전 주거 공간인데 재건축 아파트여서 정말 마음껏 그림을 그렸다. 그 집에서 ‘연습’을 많이 한 민소는 이제 엄마가 사람을 그리면 눈을 그려 넣고, 자기 방 한쪽 벽에 색감 좋은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엄마 역시 지난번의 경험으로 이번 집을 칠할 때는 더 수월했다. 벽은 모두 페인트로 칠했는데 너무 도톰한 롤러는 페인트를 한꺼번에 많이 먹어 낭비도 심하고, 튀는 양도 많다는 것과 조색하는 것보다 쉬운, 다양한 컬러를 구비하고 있는 브랜드(벤자민 무어 www.benjaminmoore.co.kr)도 발견했다. 이제 색칠이 더 만만한 일이 되어버린 것. 그녀의 집을 살펴보던 기자가 벽과 벽이 만나는 선을 따라 반으로 나눠 칠하지 않고 컬러가 한쪽으로 꺾여 넘어오게 칠한 것이 멋지다고 했더니 “남편도 저도 꼼꼼하게 칠하는 것을 잘 못해요. 선을 잘 맞춰서 칠해야 하는데 자꾸 삐뚤어져서 그냥 한쪽으로 넘겨서 칠해버린 거예요”라는 대답이다. 그녀의 집에는 ‘이렇게’ 스타일이 있다.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의 그림책, 사진집 등에 담긴 느낌을 집으로 옮겨놓은 것뿐이라는 그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