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2가 거리에 우산수선점이 있습니다. 매일 수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가 오락가락할 때면 어김없이 수선점이 펼쳐집니다. 할아버지 기술자는 고장 난 우산을 멀쩡하게 새 우산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신기한 듯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구경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우산을 고치러 오지 않습니다. 할아버지 기술자는 자신이 가져온 고장난 우산을 수선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팝니다. 그러니 우산 중고판매점이라고 해야 맞을지 모릅니다.
제 친구 아버지도 `우산수선사"(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음)였습니다. 그 아버지는 골목 골목을 돌아다니며 "우산 고쳐요"를 외쳤습니다. 그렇게 돈을 벌어 4남 2녀의 자식들을 가르쳤습니다. 벌이가 크지 않아 늘 쪼들렸지만 화목했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과일이나 고기를 사들고 왔습니다. 그래서 식구들은 비가 오기를 바랐습니다.
요즘은 우산이 고장 나면 그냥 버립니다. "우산 고쳐요"하고 외치는 사람도 없습니다. 우산을 귀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살이 하나만 망가져도 내동댕이칩니다. 고쳐 쓸 생각을 안 합니다. 그러니 비 온 후 쓰레기더미 속에는 버려진 우산이 수북합니다. 남아서, 넘쳐서 문제인 우리 사회의 단면입니다.
아저씨는 헌 우산을 2천원에 팔았습니다. 손 볼 것을 다 보았으니 새 우산보다 튼튼할 것입니다. 저도 하나 샀습니다. 왠지 기분이 좋았습니다. 버려질 것을 고쳐 사회에 다시 내보내는 손길, 그 손길이 정말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비가 오락가락할 때 종로에 나가면 늙은 아저씨가 우산을 고칩니다. 우리네 감사할 줄 모르는 마음과 낭비벽도 함께 고쳐줍니다.
종로에서 중고우산을 쓰니
종로에서 중고우산을 쓰니
서울 종로2가 거리에 우산수선점이 있습니다. 매일 수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가 오락가락할 때면 어김없이 수선점이 펼쳐집니다. 할아버지 기술자는 고장 난 우산을 멀쩡하게 새 우산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신기한 듯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구경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우산을 고치러 오지 않습니다. 할아버지 기술자는 자신이 가져온 고장난 우산을 수선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팝니다. 그러니 우산 중고판매점이라고 해야 맞을지 모릅니다.
제 친구 아버지도 `우산수선사"(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음)였습니다. 그 아버지는 골목 골목을 돌아다니며 "우산 고쳐요"를 외쳤습니다. 그렇게 돈을 벌어 4남 2녀의 자식들을 가르쳤습니다. 벌이가 크지 않아 늘 쪼들렸지만 화목했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과일이나 고기를 사들고 왔습니다. 그래서 식구들은 비가 오기를 바랐습니다.
요즘은 우산이 고장 나면 그냥 버립니다. "우산 고쳐요"하고 외치는 사람도 없습니다. 우산을 귀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살이 하나만 망가져도 내동댕이칩니다. 고쳐 쓸 생각을 안 합니다. 그러니 비 온 후 쓰레기더미 속에는 버려진 우산이 수북합니다. 남아서, 넘쳐서 문제인 우리 사회의 단면입니다.
아저씨는 헌 우산을 2천원에 팔았습니다. 손 볼 것을 다 보았으니 새 우산보다 튼튼할 것입니다. 저도 하나 샀습니다. 왠지 기분이 좋았습니다. 버려질 것을 고쳐 사회에 다시 내보내는 손길, 그 손길이 정말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비가 오락가락할 때 종로에 나가면 늙은 아저씨가 우산을 고칩니다. 우리네 감사할 줄 모르는 마음과 낭비벽도 함께 고쳐줍니다.
〈시인/김택근〉 경향신문 아침글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