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수야~팥빙수야~'' 너 먹고 싶다!

김영종2006.08.09
조회47
''빙수야~팥빙수야~'' 너 먹고 싶다![스포츠서울] ‘빙수야 팥빙수야 사랑해 사랑해/ 빙수야 팥빙수야 녹지마 녹지마’ 아니, 얼마나 사랑했으면 팥빙수 노래가 다 나왔을까.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01년 7월에 발매된 윤종신 9집 ‘팥빙수’는 매년 여름만 되면 크리스마스 캐롤 마냥 거리에서 울려퍼졌다. 여름이면 꼭 한번쯤 먹어야만 할 것 같은 팥빙수는 무더운 여름철의 백미다. 앙꼬 없는 찐빵은 찐빵도 아니라고 했는데, 팥빙수는 여름철 맛 앙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눈처럼 소복히 쌓였던 얼음알갱이

먹고 살기 힘들었던 예전 70년대에도 팥빙수는 냉차와 더불어 여름철이면 별미로 간혹 즐길 수 있었다. 지금이야 사라진 풍경이지만, 팥빙수 돌리는 ‘氷’자 쓰인 파란색 강철기계에 네모난 사각 얼음(가끔 가게에는 ‘어름’이라 쓰여있었다) 끼워놓고, 빙빙빙 돌려대면 얼음눈이 어느새 소복소복 쌓이고, 끼이익 얼음갈리는 소리에 듣는 이의 등에는 닭살이 쌓였다.

그 얼음눈 위에 팥 조금, 그리고 지금으로 따지자면 국적 불명의 주황 혹은 녹색 액체를 몇번 쭉 쭉 뿌리면 팥빙수가 완성됐다. 눈 보다 훨씬 더 차가운 그 얼음눈이 입안에서 녹을 때, 간혹 머리 속은 유리창이 깨지는 듯한 ‘쨍’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머리를 싸안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나면 더위는 어느 새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팥빙수는 여름 철만 되면 팥빙수는 무더위를 날리는 수호천사로 우리 곁에 있어왔다.

◇세월을 먹고 성숙한 자태로

팥빙수도 세월을 먹으면서 점점 더 성숙한 자태를 띄었다.

쥐오줌만큼 들어간 팥은 어느 새 양도 푸짐해졌고, 과일 조각으로 맛을 낸 과일빙수로도 업그레이드됐다.

팥빙수 컵도 대용량화 되면서 연인들 사이에 닭살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서로 팥빙수 떠먹여 주는 풍경이 곳곳에 나타났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 팔에서는 팥빙수 때문인지, 닭살 풍경 때문인지 닭살이 돋기도 했다.

웰빙 바람이 불면서는 녹차 빙수 열풍이 불었다. 녹차 가루를 얼음과 함께 갈아서 만드는 것인데, 녹차 아이스크림과 함께 여름철 양대 산맥을 이뤘다.

넣는 재료를 달리하면 맛도 달라졌다. 인삼 한뿌리를 넣은 인삼빙수가 나오기도 했다. 때로 팥빙수에 계피향 등 향류를 넣어 독특한 맛을 내기도 하는데, 진정한 팥빙수 마니아들은 ‘팥빙수에 장난치지 마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올해는 컵빙수라는 것이 유행이다. 테이크아웃 커피점이 늘어나면서 빙수도 테이크아웃해서 먹는 새로운 풍속도가 생겨났다. 가게마다 천차만별이지만, 1500원 정도에 간편하게 팥빙수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한편 대형 마트에도 해태제과 ‘팥빙수’ 등 제품이 나와있고, G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에도 ‘팥빙수 세트’라고 해서 팥빙수 재료를 팔고 있다. 집에서도 언제나 간편하게 팥빙수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