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때 여름방학동안에 15키로를 빼서 전교생이 개학

송지은200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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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 때 여름방학동안에 15키로를 빼서 전교생이 개학식날 우리반에 날 보러 달려왔었다. 한달동안 내가 먹은건 한 끼에 우유반잔과 감자 반개였다. 그리고 무언가를 씹어주어야 하므로 오이를 수시로 씹고 뱉었다. 식욕을 억제하는 한약을 먹고, 매일 침맞고.....

 

진짜 진짜 기분이 캡짱이었다. 예쁜 옷도 입을 수 있고, 날 다르게 바라보는 친구들의 시선이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근데..조금조금 무언가를 먹기 시작했더니...살이 다시 찌기 시작했다. 그리고선. 고 1 때, 폭식증과 거식증에 걸렸다 .

그 때 난, 내가 생각해도 정상이 아니였다.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살은 계속 찌고 뺀 살이 도로 찔까 너무 두려웠다.

그래서 무언가 먹기만하면 , 바로 화장실에 달려갔다.

그리곤 입안에 손을 넣어서 먹은 걸 다 토해냈다.

 

그런데 하다보니까....'아, 그럼 먹고싶은 걸 다 먹고 토해도 상관없겠구나'라는 미친 생각이 들면서..

폭식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고.

2개월을 그렇게 살았던 것 같다. (이 사실은.내 짱친만 알았다;_)

 

몸이 망가지고, 머리도 어질어질하고, 내가 이상해진 것 같고..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먹고 토하고 먹고 토하는 내 모습이 내 삶으로 정착될까봐....그리고 한달동안 습관을 없애는데 조금 힘들긴 했지만, 완벽히 그 악습들을 극복해냈다.

 

아직도 기억난다. 이제 완벽히 벗어났다고 생각하며 내 자신이 한심해서, 그리고 기뻐서 울었던 날이..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의식한 건 . 내가 목표했던 건, 나의 시각이 아닌 타인의 시선이었다.

 내가 원한건 살을 빼서 건강해지는게 아니라 단순히 남들이 정한 미의 기준에 날 끼워맞추고, 그렇게 단련되어가는 날 칭찬하는 사람들의 장단에 놀아나는 것이었다. 병신 . 건강은 더 나빠졌고, 나중에 골다공증 걸릴 위험도 아마 높을거다.  

다신 그 따위로 살고싶지도 않고 살지도 않을 거다.

 

44사이즈가 열풍이랜다. 분명 과거의 나처럼 미친짓 해가며 살빼는 여성들이 매우 많겠지.

하지만 말이다. 그 사이즈를 원하는게 누구고, 그 사이즈의 기준을 정한 이들이 누군지 똑똑하게 따져보고 몸을 관리했으면 좋겠다.

잘록한 허리, 잘 빠진 다리, 힙업, 글래머까지면 땡큐인 몸매.

 

말안해도 알겠지 이젠. 이 일기장의 비판대상이니까.

 

남성의 시선을 내재화해버린 우리 여성들의 시각이 이젠 바뀌어야 할 때라고 본다.

남성적 시각에서 매력적인 몸매로 관리의 기준을 획일화 시켜서 가꾸는건..여성의 몸에겐 또 하나의 폭력이니까......

 

비약일진 모르겠지만 좀 더 확장해보면, 획일화되고 상품화되서 그저 남성들의 눈만 즐겁게 해주는 도구로 전락할지도 몰라..이미 그런 여자들도 많지...

 

아....살이 뭐길래......

 

그런 의미에서 난, 내 기준으로는 ㅋㅋㅋㅋㅋ 운동할 때 가벼운 내 몸 정도으로만 변화시키고 싶다. 이젠 운동해도....운동하러 나가는 길부터 지친다. 건강이 최고여...(막판 헛소리질 ㅋㅋ)

 

대학붙고 살을 뺀다면, 그건 정말 순전히 나를 위해서 일거다.

살쪄서 힘든 건, 그걸 바라보는 다른 이들이 아니라 바로 내 자신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