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까짓 운전면허 필기라고 이야기 하지만

방종우200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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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까짓 운전면허 필기라고 이야기 하지만 나는 그것이 까닭없이

두렵고 어렵기만 했다.

무엇보다 한시간만 봐도 합격은 한다거나 시험보러 가는길에 지하철에서 한번 흝어만봐도 합격한다는 사람들 덕분에 더욱 그랬다.

 

처음 문제집을 펴봤을때,

내가 가장 먼저 한말은, 뭐야 이건. 이었다. 

뭐야 이건. 도저히 한시간만 대충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닌데?

 

기능을 먼저 신청하고 운전대를 잡으며 덜덜 떨면서도, 그러다 이제 익숙해져 점수 체크기에서, 합격입니다 라는 도도한 여자의 목소리가 반복해서 들려도 내 머릿속에는 필기시험을 아직 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목에 가시가 걸린것만 같았다.

그런 체증을 좀 가시게 해보고자 안전교육을 단번에 다 듣고 그 다음날 학과 과목까지 다 들었어도 도저히 망할 필기 때문에 나아지지 않았다.

 

아마도 내가 바보인가 바보인가 멍청이인가 망설이다 망설이다가 그러면서도 공부안하는 내가 아, 정말 구제불능인가를 생각하면서

2주를 보낸것 같다.

 

이유없이 한번에 합격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나에게 손가락질하며 비웃을 것만 같았다. 얼굴에 필기시험 불합격이라고 누군가 도장을 찍을 것만 같았다.

이거, 쉽지 않은걸.

 

그런 와중에 잠깐 남산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다. 아직 대학들이 방학을 하지 않은 그때에 오후의 도서관은 대체로 한가로웠고 그곳에 앉아있는 사람은 대부분이 중년의 아저씨들이었다. 대충 곁눈짓으로 훔쳐보니 대부분이 공인중개사나 부동산 자격증 같은 시험 공부였다. 나는 조용히 그들의 틈새에서 운전면허 책자를 꺼내 뒤적거렸다. 아,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우리들. 나는 내가 조금 특별한 사람이 된것만 같았다.

그렇게 깔짝 깔짝 공부를 하고 어제 스위스 토고전을 애써 소파에 앉아 힐끔힐끔 쳐다보며 연습문제를 몇번이고 풀어 이제 점수가 좀 나아졌다 싶어도 나는 혹시나가 역시나가 된다는 생각에 계속해서 덜덜덜 떨고 있었다.

 

시험 신청을 하러 신체검사를 하는 데도 마찬가지였다. 나의 신체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을 빤히 알면서도 혹시나 신체에 결함이 있다고 응시자격없음이라는 결과가 나올까봐 나는 두려웠다.

도로위에서 자동차를 움직이는 운전자들은 아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서류를 작성하고 창구에 가니 안내원은 친절히 이야기했다.

지금 바로 신청을 하시면 십분안에 필기 시험을 보셔야 합니다.

지금 신청해드릴까요?

아, 이를 어쩌나. 한번은 더 이론을 흝어 봐야 하는데.

 

온갖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으나 에라 모르겠다라는 생각에 그래요, 그렇게 해주세요. 라고 답변을 하고도 나는 조금 후회한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합격을 축하한다는 말이 모니터에 나타났을때 내가 진정 자랑스러웠다는 말은 물론 두말하면 잔소리다.

 

나는 누가 필기에 관해 물어본다면 한시간만 공부했다거나 하는

따위의 말은 하지 않겠다. 공부, 그래도 어느 정도는 해야된다.

모든 시험이 그렇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