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이현주200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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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나는 몰랐습니다

살포시 접어든 착한 두 날개는

한 순간 머물다 가는 온기일 뿐이라고

누군가 그렇게 속삭였습니다

 

단잠을 청하는 나약한 영혼, 눈물 고이면

투명한 자장가로 어루만지던 순수도

기약없는 설레임일 뿐이라고

스스로 눈감았습니다

 

이유없이 밀려드는 슬픈 바다는

미처 알지 못한 채

나만 남겨두고 돌아서는 당신 벅찬 상처 모르고

철없이 떠나 보냈습니다

 

저 머언 하늘을 넘어 전해진

당신 애틋한 목소리 가슴에 묻어

시리고 저며올 줄 알았더라면,

 

환란을 잊은 여리던 웃음, 구름마다 맺혀

내 발걸음따라 좇으며 전신을 휘감아

아프게 물들일줄 알았더라면,

 

당신, 파도를 삼키고 미소짓던 이별

간절히 붙잡아 내 안에 묶어둘걸

마음에 흥건히 쓴물 고이지 못하게

그림자조차 꿰매어 심장 어귀에 이어둘걸

 

해같은 오묘한 빛에 눈부셨던 나를,

칠흙같은 안식에 잠들던 나를,

당신 숨결에만 길들여져 있는 나를,

까맣게 몰랐습니다

 

여전히 곁에서 떠나지 못하는 짙은 흔적

가슴에 고이 모셔 묻히우고

애타게 노래하는 님 잃은 혼은

당신의 작은 별에만 살려 합니다

 

당신, 아득한 여정 마치면 추억하시기를

티끌같은 연정이라도 품어 담아주시기를

세월에 띄워 보내는 붉은 기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