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남의 싸이 월드(고백)

류연범200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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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란 미니홈피를 알게 된것이 어언 1년이 넘어서...

벗꽃이 만발하던 그 봄날 대학 축제에서 만난 그사람...

나는 매일 그 사람의 이름을 검색하는 버릇이 생겼다.

 

맑은 눈을 가진 그사람... 순결한 아침에 퍼올린 옹달샘과 같은 사람...

때론 지긋 지긋 했던 인연... 서로의 욕심을 채워달라고 무던히도 주고받던 무언의 대화...

두사람의 첫경험... 미래를 꿈꾸며 더욱 성숙해 보고자 자신을 토로하던 그날 그시간들...

2만원으로 떠난 2박 3일의 여행... 아픔...성숙... 그리움... 그리고 사랑.

우린 그렇게 7년을 공유 했었다.

 

일본에 와서 나는 줄곧 그 사람을 그리워하면서 나의 어리석음과 그사람의 진실을 알아 주지 못한 우매함에 많은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결혼, 첫아이의 탄생 그리고 여러가지 생활적인 어려움으로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을 점점 희석하고 있었다. 그런거지 뭐...젊은 날의 인연이란 그런거지뭐... 무던히도 아파했던 내자신을 이런 말들로 자위해보곤 하지만....

조금이라도 그사람의 흔적을 찾아보고자 인터넷을 검색해보고, 멋진 캐리어 우먼이 되어있길 기원하면서 조심스럽게 두드려 보던 그녀의 이름... 그녀는 패션 디자인을 공부 하고 있었고 멋진 꿈을 가진...홀어머니를 무척이나 소중하게 사랑하던.... 그녀...

I love School이란 사이트를 알게 되었고, 싸이 월드라는 개량된 버전의 미니 홈페이질 알게 되었다.

그런 싸이트를 접하게 되면 제일먼저 두두리는 이름이 있었다.... 그사람... 5개의 동명의 인물중에 그녀의 흔적은 없었다. 그 이후 하루에 한번씩 그녀의 이름을 두드려 보는것이 나의 일과가 되어버린것이다.

 

어제... 난 또다시 그 사람 이름을 두드렸다. 동명이인이 한사람 늘어난것을 알고는 조심스레 마우스 끝을 움직여 화면을 열었다. 그 사람........................ 그 사람이었다.

바보같은...나는 8년이 지난 그 사람과의 마지막 인연의 흔적을 그곳에서 찾고 있었다. 바보같은 미련...

결혼은 한듯하였고.. 남편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주부가 되어있었다.

그래...축하한데이... 내도 잘살고 있다. 난 화면 저편으로 자판을 두드리고 있었을 그 사람을 향해서 조용히 되뇌어 주었다. 차마 글을 남길 용기를 갖고있진 못하였다. 아직은 초연하지 못한걸까? 

 

난 첫사랑의 기억을 더듬으면서 콧노랠 불러 보았다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나는 그녈 만났었지...살아가는 얘기 변한이야기....넌 두엄마의 엄마가..."  

"그대나를 위해 웃음을 보여도... 허탈한 표정 감출수없어..... 한없이 소중했던 사랑이 있었음을..."

 

한잔의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잠들어있는 우리 집사람과 애들의 볼에 뽀뽀를 해주었다.

자격은 없겠지만 좋은 아빠가 되겠다고...

그리고 잠시동안 첫사랑과 나눈 외도의 기억은 침대로 들어선 나의 모습을 뒤로하고 조용히 깊은 밤을 날아갔다.

 

나는 느낀다. 헤어짐은 인연의 끝이 아닌 그 사람과의 또 다른 인연의 시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