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도전기 : 게드전기 (ゲド戰記)

심성무2006.08.17
조회210
게도전기 : 게드전기 (ゲド戰記)

게도전기 : 게드전기 (ゲド戰記)

  앞서 이야기했던 ‘시간을 달리는 소녀’만큼이나 여름에 보기를 기대하고 있는 작품이 있지요. 스튜디오 지브리가 선보여 왔던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최신작품이면서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宮崎 吾朗)’가 처음으로 도전한 작품이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다만 시작부터 위대한 감독으로 불리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반대가 있었기 때문에 화제와 함께 불안한 부분도 있었는데 이번 7월 16일에 있었던 시사회에 대한 평들에 대한 점에 화제가 몰렸습니다. 덕분에 두 친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직 보지도 못한 작품에 대한 평가를 하기에는 개인적인 감상부분이 결락되어 있지만 예상할 수 있는 부분과 함께 나눈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감독이라는 존재의 차이

  시사회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많은 이들이 지금의 하야오 감독 작품과 비교하는 부분이 많은 데 그것은 좀 어려운 평가점이라고 봅니다. 물론 애니메이션 제작 경력자체도 하야오감독이 극장용 애니메이션에 손을 댄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차이가 있었던 것을 보면 대뜸 고로감독이 이런 대작에 도전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말도 있었지만요.


  하야오 감독이 아들 고로가 감독을 하겠다는 것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을 반대했다는 말이 있었던 것은 이 작품 자체가 아동용 작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야오와 스튜디오 지브리는 꾸준히 패밀리 중심의 작품을 구성해 왔습니다. 에서 자신의 취향을 보여주고, 에서 자신이 말할 수 있는 좀 더 감각적인 모습을 담았었기 때문에 결코 아동용 작품만을 선보인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근래에 보여준 이나 과 같은 작품에서 다시 가족중심 형 작품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작품 성향이 ‘아동을 포함한 극장용 작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는 점이 깊이 박혀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 충분히 감독의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없는 ‘고로감독’에 대한 평가는 그러한 부분에서 아직은 젊고 신선한, 그리고 아동이 즐기기에는 어려운 작품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부각되었지만 결국 인생경험이 많은 하야오감독의 작품과는 다른 점이 너무 많았다는 점이 좋지 않은 평가를 낳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원작은 이미 알려진 대로 로 1968년에 발표된 판타지 작품입니다.

어슐러 K 르 그윈(Ursula K. Le Guin)이 만은 이 작품은 이후에 이나 , 와 과 같은 연작을 내놓았는데 판타지 소설 팬들에게는 과 함께 즐거운 근대 판타지 소설의 하나로 보고 있는 작품이지요. 2004년에는 미국에서 TV용 으로 제작되기도 했는데 정작 작가 자신은 무척 실망감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무척 많은 3권 분량의 이야기를 짧은 극장용 작품에서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선택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게도전기 : 게드전기 (ゲド戰記)

지브리의 간판

  시사회에서 좋지 않은 평을 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원작을 읽었거나 알고 있다는 점이 돋보였습니다. 판타지는 판타지로서 아직은 SF보다 마이너한 존재입니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애니메이션 팬이 많다는 것으로 대중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판에 있어서 가족단위로 즐겨볼 수 있는 작품형태를 취한 작품이 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판타지 팬이 판타지 작품을 기대하고 접근하기에는 어려운 작품이 지브리의 작품이 아니겠는가?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지브리가 추구해온 판타지는 사실 지브리의 판타지라기 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판타지였습니다. 이나 , , 과 같은 작품이 오히려 ‘지브리’라는 간판을 제대로 달고 나온 작품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도 됩니다.

  모두가 다 친숙하게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울’이 성공했다는 부분에 대한 마법과 판타지에 대한 면역력을 같은 이들에게 원하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있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오히려 고로감독이 다른 제작사를 거쳐 이 작품을 만들었다면 의외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지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과는 다른 작품 분위기가 흐르는 ‘게도전기’에서 ‘하울’과 같은 분위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역시 지브리의 간판을 달고 나온 작품인 이상 비견되는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순수한 판타지를 즐긴다면 다른 형태의 작품구성을 가져가는 것이 더 낳았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것과 함께 지브리의 작품에 대한 인식이 너무 경직되어 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과 오히려 지브리의 성향과는 다른 맛을 풍긴다는 점에서 좀 끌리는 점도 있습니다.


게도전기 : 게드전기 (ゲド戰記)

 

작금(昨今)의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

  일본의 애니메이션 업계의 장점이자 폐단이라고 할수 있는 부분이 바로 이 점인데 “TV애니메이션이나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아무 정보 없이 보면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라는 점입니다. 실상 이러한 정보의 공유는 마니아 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벽을 만들어주기도 하는데, 일본은 제작자나 원작가, 또는 감독이 왜 이러한 작품을 연출하고 이러한 배경을 설정했는가에 대한 설명을 작품에서 하는 것 이상으로 잡지나 미디어 매체를 통해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세대 차이를 만들어 보이기도 하는데 1970년대 만화영화를 당시 잡지와 함께 본 사람의 정보이해력과 1990년대 애니메이션을 당시 잡지와 함께 본 사람이 2000년대 작품을 정보없이 보게 될 경우 무척 다른 경우의 이해도를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한 가장 좋은 법은 훌륭한 연출과 스토리 구성으로 모든 것을 작품 하나에서 보여주는 것을 들 수 있겠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얘기가 아닙니다. 실상으로 건담과 같은 리얼로봇작품들은 당시를 지배한 다양한 사상관이 잡지나 미디어를 통해서 해석되지 않고서는 일반적인 접근법을 찾기 어려웠던 점도 있어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게 되면서 다양한 믹스미디어 전달법이 발달되었습니다.

  덕분에 우선 감독이나 제작자의 해석에 의한 작품이 만들어진 이후에 그 해석을 일반 대중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하면 그 점을 다시 잡지나 미디어를 통해 설명해서 작품의 이해도를 높이는 방법을 택해왔지요. 그런 점에서 볼 때 원작이 워낙 일반 대중에게는 마이너한 작품성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과 (솔직히 판타지에 관심이 없는 친구에게 읽어보라고 하니 대뜸 재미없다 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없거나, 높은 이해도를 자랑하는 마니아에게 있어서도 작품 자체의 의도가 잘 전달되지 않은 점은 새로운 해석력을 보이는 감독의 역량이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할 것 같습니다.

 
게도전기 : 게드전기 (ゲド戰記)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미야자키 고로의 게도전기’는 웃음이 부족한 작품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소년과 소녀가 등장한 점에서 이미 원작과는 다른 관점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런 점에 대해서는 당연한 지브리의 ‘가족영화’라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해서 전혀 신선한 감각을 전해주지 못하고 본래부터 좀 무겁고 재미없는 원작의 판타지성향을 일반 관객에게 전달하는데 어려움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의 하울’이 어벙하다는 평이 있었던 일도 있었으니 우선은 자신의 두눈으로 이 작품을 즐겨본 다음에 평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버지를 넘고 싶은 소년은...'이라는 카피문구에서 뭔가 모르게 하야오와 고로의 관계를 떠올리는 것은 저뿐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