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에프를 위한 글입니다.

변그린2006.08.17
조회17

 

 

 

  내가 아는 한, 그녀는 연애에 대체로 심드렁했고

연애담을 즐기는 편이 아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이누도 잇신 감독의 영화를 함께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런 그녀가 왠일인지

조용히 그리고 끝까지 영화를 보더군요.

끝까지 본 후에 그녀는 '나도 저런 연애를 했었지'

라고 힐끗 말을 꺼냈다.

상대는 에프"라는 이름의 소유자인데,

너도 알고 있지 않냐고..

누구지? 하는 의문을 깊이 생각할 틈도 없이

그녀는 영어사전을 가르켰다.

'설마 알파벳 에프를 모르는 건 아니겠지?"

나는 '엑- 설마...알파벳 에프랑 연애를 했을라고?'

'맞아.. 난 에프에 각별한 애정이 있었고

알파벳 에프로 시작하는 단어에 열광한다구.'

나는 속으로 그럼 그렇지..

그녀의 엉뚱함은 하루이틀이 아니었기 때문에

왠지 속은 것 같은 기분에 맞장구나 쳐줄 요량으로

'예를 들면- fuck ? 같은거' 라고 했더니

그녀는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는

'그거야 말로 사람들이 범하기 쉬운 에프에 대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야.. 하지만 말야, 정말로 그앤 에프같은

아이야. 사실 네가 말한 그 단어도 그 애를 설명해줄수

있는 것 중의 하나지.'

단순히 알파벳을 말하는 게 아님을 직감한 나는 진지하게

경청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떤 일이 있었어?'

''내가 그 아이를 에프라고 부르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라구.'

그녀의 flash-back 이 서서히 시작되고 있었다.

 

 

" 나는 정말로 알파벳 에프의  floating, faith, fever, flow,

 fancy, fall...과 같은 단어들을 좋아해.

에프는 저 단어들을 함축시켜놓은 존재같았지.

하지만 그 해에 에프는 너무도 fall한 나머지 foolish하게도

학점을 올F로 받고는 학교를 떠났지.

게다가 에프는 fucking shit 할만한 여성편력가였지.

그야말로 철저한 에프다웠어.

내가 그에게 이름을 지어준 건 처음이자 마지막일거랬어.

나는 떠오르는대로 라고 불렀지.

축약해서 에프가 된거야.

 우리의 fire놀이도 forever 하지 않을거라는 걸 진작에

난 알았어.

나는 내가 심해에 사는  fish 와 같다고 생각했어.

그러니깐 나에겐 에프와 사랑을 시작하게 된것도

이별도 아무것도 놀라울 게 없었지.

조제가 하는 말이 바로 그런거야.

 

 

그곳은 옛날에 내가 있었던 곳이야.

깊고 깊은 바다 밑바닥, 난 그곳에서 헤엄쳐 올라온거야.

그곳에는 빛도 소리도 없고

바람도 불지 않고 비도 내리지 않아

너무도 고요해.

그다지 외롭지는 않아.

애초부터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단지 아주 천천히, 천천히 시간이 흘러갈 뿐이지

두번 다시 그곳으로는 돌아갈 수 없겠지만.

언젠가 네가 없어지게 되면

난 미아가 된 조개껍데기처럼

혼자서 바다 밑을 데굴데굴 굴러다니게 되겠지.

하지만

그것도 괜찮아.

 

 

그렇게 해서 내 아이디는 언제나 vitaFish 이며,

내 홈피의 대문은 fuck is over 가 된거야.

예나 지금이나 난 에프를 좋아해.

알파벳! 에프를. 싱긋-  "

 

 

 

 

 

 

 

 F For Funky

 

 

전혀 내 개인적 연애담이 아니라 할 순 없으며

모티브는 라고 낙서한 것에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