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재테크는 여자를 사랑하는가?

황미란2006.08.17
조회381

보험과 같은 안전 투자부터 대박을 노리는 주식까지 재테크는 여자들의 몫이 되어가고 있다. 왜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돈줄을 쥐락펴락하는 데 더 능한 것일까?

 

주식은 한치 앞도 모르는 ‘속을 알 수 없는 요부’ 같은 것. 단순한 숫자놀음이 아닌 주식에서 감정 상태도 큰 역할을 한다. 그래서 주식은 여성적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감정을 다루는 데 더 능하고 그것은 ‘직감’ 혹은 ‘육감’으로 왕왕 표현되고는 한다. 환호성을 내지르다가도 숨을 끊어놓을 듯 갈팡질팡 알 수 없는 증권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여자들이 더 잘할 수 있다. 때로는 증권의 등락을 즐기면서까지! 우리가 흔히 노처녀에게 오명을 씌우려는 의도로 부르짖는 ‘히스테리’가 어쩌면 대박을 치는 데 주요한 심리기제가 될 수 있다는 것.

왜 재테크는 여자를 사랑하는가?객장에 나가 본 적이 있는가 중년의 아저씨들이 두 눈 부릅뜨고 증시 현황을 주시할 것이라는 예측은 고루한 편견. 지금 그곳엔 아줌마들의 입김으로 들끓고 있다. 주식은 남자가 더 적극적이지 않느냐는 물음에 한 증권 전문가는‘매우 위험한 접근’이라며 특히 40대 강남 아줌마들의 과감한 배팅은 간담이 서늘할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취재차 금융권 사람들을 여럿 접하고, 사례를 모으면서 발견한 사실은 재테크는 이제 여자들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보험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꼼꼼하게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것도 여자, 종자돈이 생기면 재투자에 나서는 것도 여자, 재테크의 왕도라는 부동산에 능한 것도 여자, 공격적인 배팅에 육감을 이용할 줄 아는 것도 여자다. 푸르덴셜생명 신동준 라이프 플래너에 따르면 여자들이 남자보다 더 능동적이며 ‘꼼꼼한’ 영리함을 발휘한다고 한다. 남자가 점점 소심해지는 반면에 여자들이 대범해지는 마인드 트렌드도 한몫한다고. 결혼과 더불어 부동산에 열을 올리고, 안정권에 진입한 여자들이 ‘소심한 남편’보다 과감한 배팅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이다. 적어도 가정 내에서의 경제권 주도는 여자다. 여자들의 몫, 재테크가 여자에게 끌릴 수밖에 없는 생태학적, 심리학적 이유.

 

여자가 재테크 잘하는 이유 남자들은 대박을 노리고 올인하는 경향이 있지만 여자들은 꼼꼼한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분산 투자한다. 또한 여성은 동시에 2~3가지 일을 자연스럽게 처리할 수 있는 멀티플렉스 뇌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복잡한 구조를 갖추고 있는 재테크에 더 부합한다. 아기 젖을 물리면서 전화를 받고, 끓어오르는 냄비를 끄고, 그것도 모자라 드라마까지 볼 수 있는 건 여자다. 또한 운전을 배울 때 알 수 있듯 남자들은 모르면 묻지 않고 자기 판단대로 움직이지만 여자들은 알 때까지 묻고 또 묻는 경향이 있으므로 실수 확률이 더 적어진다. 편향성 없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여자들의 인적 네트워크는 특히 부동산에서 여실한 빛을 발한다. 찜질방에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we are the world’가 되는 여자들의 수다는 온갖 정보로 넘쳐난다. 백날 컴퓨터 앞에서 자판 튕겨봤자, 일간지 경제지 들춰봤자 소용없다. ‘입소문’이 과학인 부동산에서는 완벽한 여자의 승리다. 그리고 여자들이 저축, 절약 습관이 생활에 밴 데 반해 남자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카드 할인 서비스를 꼬박꼬박 받고, 쿠폰을 챙기고, 커피 빈 핑크 카드에 도장을 찍는 것은 여자들의 일상이지만 남자들은 쫀쫀해 보일까 두려워 꺼린다. 결론인즉 뇌로 보나, 인간관계로 보나, 사회적 환경으로 보나 여자들이 재테크와 궁합이 더 잘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것.

 

여자에게 돈은 연못, 남자에게 돈은 우물 돈을 바라보는 남녀 관점에 관한 유명한 이야기다. 남자는 돈을 퍼내도 무한 공급되는 우물처럼 바라보는 경향이 있고, 여자는 빼내면 그만큼 사라지는 연못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남자들은 대출을 받을 때도 돈이 계속 들어올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다. 이에 비해 여성들은 돈을 언젠가 말라 없어질 연못으로 이해해 대출받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생기게 된다. 투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보도된 한 애널리스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증권회사 직원들의 주식 투자를 분석한 결과 여자가 남자보다 수익을 더 높게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여자들이 안정형으로 꼼꼼하게 투자하는 반면 남자들은 위험 부담을 감안한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여자들의 돈에 관한 보수성이 재테크에 효율적인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