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택씨 계세요?'
아이들 학교준비에 잠시도 딴짓을 할새가 없는데 밖에서 누군가 나를 부른다.
누굴까..이른 아침에 찾아오는 사람이..
밖을 내다보니 배달직원같은 조끼를 입은 아저씨두분이 계신다.
가슴에 붙은 명찰을 흘끔보니 '푸드뱅크'라 적혀있다..
음식을 시킨일도 없는데..집을 잘못 찾았나보다..
우리 아이들 이름을 대며 장부에서 내 이름을 찾아 그 옆에 서명을 하란다.
주말급식 지원을 위해서 쌀과 각종 반찬류를 배달한다고 한다.
서명을 하는동안 다른 아저씨는 쌀과 봉투를 내려 놓는다.
'어디서 주는건데요?'
'시에서 주는겁니다.아픈데는 없으시지요? 그럼 안녕히계세요."
아이들 학교를 보내고나서 찬찬히 풀어보니 이천햅쌀 고실참미 10Kg 2포대와 각종반찬이 담겨있다.
구이김,햄,오징어 채,햅반,소시지,미트햄,참치크래커,포도쥬스,당면.3분짜장카레...
아니-수상하다.그동안 하지 않던짓을 갑자기 시작하면 수상한 일이다.
그동안 급식지원을 받으면서도 주말과 방학엔 관심도 없던 그들이다.
아하~지금 사회문제로 떠오른 모회사 급식 식중독 사고로 인하여 급식 중단이 되어서
현금지급,도시락제공.주변식당이용등 묘안을 떠올리다가 대체수단으로 부식을 배달하는 모양이었다.
아무튼 고마운 일이다.
안양에서 여기 이천으로 이사오면서 교통,문화,등 여러가지 이유로 들어 시내로 들어왔다.
허지만 아직 이천은 어쩡쩡한 상태이다.수도권도 아니고 배드타운도 아니다.
중심지역과의 차별도 그리 없다.기왕이면 윤택(?)한 전원생활을 얻기 위하여 버스로 20분거리로 다시 이사 나왔다.비록 내집은 아니지만 200여평의 마당에 정원과 나무들.텃밭.과실수등이 있고,대문을 나서면 나지막한 앞산에는 밤나무가 천지이다.그뒤로 돌아가면 영동고속도로가 보이고 울창한 숲,나무.한가로운 전원주택이다.아이들이 버스로 학교를 다니는 불편이 있지만 도시 어둡고 습한 반지하 공간보다 마음에 든다.작년 크리스마스때에는 정원나무에 장식도 하고, 깜박이 불도 달고 ,아이들에게 카드도 달아놓았다.봄에심은 텃밭에는 고추.가지와 오이가 열리고,다음달이면 토마토를 식탁에 올릴수 있다.
어제는 옥상에 올라가 보리수열매를 따다가 과일주를 담궜다.손님들 오시면 내려고..
전입신고를 하고 나니, 면사무소 복지가정과에서는 모부자가정 복지신청에 대하여 알려주었다.
약간의 정부지원금과 아이들 급식지원을 받을수 있다는 것이다..돌아와 아이들에게 물었다.
급식지원을 해준다는 사실이- 혹 이러한 일들이 친구들에게 알려지면 어떨까 해서 였다.
워낙 감수성들이 민감한 사춘기 아이들이라서 조심스러웠던 것이다.아이들은 상관없다고 한다.
내 통장으로 매달 20일이면 아이들 학용품비 12,000원과 학비210,000원이 분기별로 입금된다.
오늘 푸드뱅크 사건도 아마~그래서 배달되었을 것이다.
2006-6.28
푸드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