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래현 <이른 아침> - 창작의 대담성과 내조(內助)의 아름다움

임열200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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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현 <이른 아침> - 창작의 대담성과 내조(內助)의 아름다움

박래현 창작의 대담성과 내조(內助)의 아름다움  은 우향 박래현(雨鄕 朴崍賢, 1920~1976)이 1956년 제8회 대한미협전에 출품, 대통령상을 받은 작품이다. 우향은 이해 6월달에 대한미협전에서 최고상을 받고 11월에 열린 제 5회 국전에서도 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은 네 명의 시골 아낙네가 어린 아이를 업고 머리에 과일이 담긴 함지박을 이고 더러는 닭과 계란을 들고 시장으로 팔러가는 정경을 그린 것이다. 어린이의 손을 끌고 가는 모습으로 바쁜 걸음을 드러내고 있다.  이 작품은 동양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창작성과 신선한 맛, 선과 색면의 조형적 결합, 인물의 대담한 변형이 좋은 평가를 받아 큰 상을 받았다.  우리 화단에서 우향처럼 1년에 두 군데서 대상을 받은 작가가 두 사람 있다. 한 해에 두 곳에 큰 공모전을 석권한 작가는 이숙자, 문봉선 씨다. 이씨는 1980년에 중앙미술대전과 국전에서, 문씨는 1987년에 중앙미술대전과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따냈다. 이 같은 경사는 공교롭게도 한국화 부문에서만 일어난 일이다.  우향은 1920년 평남 진남포에서 태어났지만 6세 때인 1925년에 아버지를 따라 전북 군산으로 이사, 전주여고를 마치고 경성사범 연습과를 졸업했다. 그 후 3년 남짓 전북 순창에서 교편 생활을 하다가 사범학교 미술교사의 추천으로 동경여미전에 유학했다.  동경여미전 일본화과에 입학한 1941년 제 20회 선전에 초입선, 기염을 토했다. 1943년 제22회선전서는 명확한 선묘와 선명한 채색으로 그린 여인상 이 총독상을 따내 화단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평생의 반려였던 운보(雲甫) 김기창 화백과의 첫 만남은 바로 이 해 선전 시상식에 참가했다가 우향이 운보집을 찾아가 이루어졌다. 운보와 우향의 3년에 걸친 필담(筆談) 연애는 1946년 결혼으로 열매를 맺었다.  우향은 여느 사람들보다 모성애가 강한 여성이다. 1940년대 동경 유학을 마치고 온 신여성이 귀먹고 말 못하는 운보를 남편으로 선택한 것만으로도 그의 모성애를 헤아릴 수 있다.  우향이 한 일이 많지만 전시장이고 회의장이고 가리지 않고 운보를 따라다니면서 그에게 남이 말하는 입 모양을 보고 이야기를 알아듣고 또 서툴지만 운보가 말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은 우향의 피나는 노력의 결실이다.  우향이 1974년 제6회 신사임당상을 받은 것도 바로 그의 운보에 대한 내조의 공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1969년 미국에 건너가 만학으로 판화와 섬유예술을 공부, 작품의 폭을 넓힌 것은 우향의 '예술혼'을 보여준 본보기다.   *출처: 이규일 저 [이야기하는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