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매듭짓는 일이 다 끝났다. "어이 토마스, 맥주나 한잔 하러 안갈래?" "아 나는 됐어. 항구에나 가서 바람이나 쐬고 들어갈란다." "왜 갑자기 튕기고 그러냐? 너 요새 좀 이상한거 같다?" "이싱하기는..너나 가서 촌스러운 계집애들이랑 노시지? 쿡쿡." "애들이 어때서 임마! 예쁜 애들도 꽤 많다구!" 그렇게 말하는 헨리의 입가에도 씁쓸한 미소가 감돌았다. 불쌍한 녀석 같으니라구. 나같이 자유를 쫓으란 말야. 멀리 사라져 가는 헨리의 뒷태를 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오늘은 어떤 배들이 들어왔을라나. 항구에나 가봐야지. "안녕하십니까 영주님." 고개숙여 인사를 한다. "아 토마스군. 수고하고있네. 카니발 준비는 잘 되어가는가?" "별탈없이 거의 마무리 지어가고 있습니다. 영주님 덕이지요." "하하하! 덕은 무슨..올해도 멋진 무대 기대하겠네!" "기대에 보답하겠습니다. 살펴가십시오." 멋진 무대는 무슨. 저 영감은 아무래도 호모가 아닌가 싶다. 지난해 새로 영주로 오고 카니발에서의 내 춤을 보더니 괜히 그때부터 은근히 친한척을 하는데 왠지 불안하다. 하루빨리 이 마을을 벗어나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올해는 마음놓고 춤도 못추는거 아닌가 싶다. 이번에야말로 영주가 끌고가면 어쩌지도 못할게 아닌가. 춤이라면 환장하는 사람이라던데..조심해야겠다. 항구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은 나를 싱숭생숭하게 만든다. 그 바람엔 육지에서부터 실어오는 흙냄새도 섞인것만 같다. 아, 우리 마을은 섬이다. 정식 명칭은 ile de re 라고 하는데 '레' 섬이라는 뜻이다. 실은 이것보다는 '카니발' 섬으로 더 유명하긴 하다. 토박이를 제외하고는 섬의 본명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아무튼 섬이다보니 육지의 생활에 동경을 가질 수 밖에 없고 관광객도 매년 오니까 더욱 부러워 하는 것이 당연하다. 화려한 장식과 빼어난 외모의 육지 사람들이 온다는 사실이 내겐 카니발이 좋은 몇 안되는 이유중 하나이다. 이번해도 꽤나 많은 사람들이 왔는지 항구는 벌써 북적거린다. 내 외모가 섬에서도 손꼽히는 편이기 때문인지 육지에서 온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특히 여자들에게. 자랑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일을 부지런히 해서 군살도 없고 춤도 마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치 추기 때문에 매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최고이기도 하다. 후훗. 항구에서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휘익 돌아보니 역시 좋다. 육지는 좋은것이다. 사람들도 아름답고 세련되었다. 이번 해가 끝나면 겨울동안 준비해서 육지에 꼭 나가봐야겠다. 한살이라도 더 먹기 전에 지금 가는게 제일 좋을 것 같다. 그곳에서도 나의 인기는 끊이지 않겠지. 매일 춤을 추는거야. 여러명의 여자와 한번씩 돌아가면서..후후..으앗! 마냥 상상에 젖어서 좋아하고 있는데 누군가와 부딪혔다. 뭐야..한참 좋을 때였는데. 도대체 길을 다닐땐 앞을 좀 보고...?? 그러니까 대단히, 아주 굉장한 이라는 말이 어울릴정도의 아름다움이었다. 처음엔 인상을 썼지만 이내 표정을 바로잡았다. "아아 죄송합니다. 다친데는 없으세요?" "네 뭐 그럭저럭..죄송해요." "죄송하긴요! 제가 길을 잘 못보고 다녀서 그런거죠. 하하핫!"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하달까..눈이 특히 아름다웠다. 유난히 짙은 눈동자와 속눈썹이 검은 머리칼과 잘 어울렸다. 이런 여자와 사랑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느샌가 숙소로 돌아간건지 사라지고 없었다. 그래도 카니발은 이제 시작이니까 어디선가 또 만날수 있을거야. 내일부터는 옷도 잘 골라 입고 다녀야겠다. 언제 마주칠지 모르니. 머리도 좀 매만지고 다녀야겠지. 아아 눈에 띌만한 게 없을까? 난 왜이렇게 평범한거야.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고. 에이씨. 다시 만나면 무슨 말을 건네야 하지? 사랑한다고 할까? 스물일곱씩이나 돼서 내가 뭐하는 짓이람. 진정하자 토마스! 아아..그 눈동자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어. 정말 아름다웠지. 잘록한 허리며 붉은 입술까지 잘 어울렸는데.. 그래 먼저 어디서 묵고 있는지 조사를 하러 다녀야겠다! 금방 찾아낼 수 있겠지? 우리 마을은 좁아 터졌으니까. 이럴때는 마을이 작은게 도움이 되는구나. 푸하하핫. 내일부터다. 내일부터 토마스의 인생에 꽃이 피기 시작하는거야. 아자! 그녀를 찾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Last Carnival - 2.첫만남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매듭짓는 일이 다 끝났다.
"어이 토마스, 맥주나 한잔 하러 안갈래?"
"아 나는 됐어. 항구에나 가서 바람이나 쐬고 들어갈란다."
"왜 갑자기 튕기고 그러냐? 너 요새 좀 이상한거 같다?"
"이싱하기는..너나 가서 촌스러운 계집애들이랑 노시지? 쿡쿡."
"애들이 어때서 임마! 예쁜 애들도 꽤 많다구!"
그렇게 말하는 헨리의 입가에도 씁쓸한 미소가 감돌았다.
불쌍한 녀석 같으니라구. 나같이 자유를 쫓으란 말야.
멀리 사라져 가는 헨리의 뒷태를 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오늘은 어떤 배들이 들어왔을라나. 항구에나 가봐야지.
"안녕하십니까 영주님." 고개숙여 인사를 한다.
"아 토마스군. 수고하고있네. 카니발 준비는 잘 되어가는가?"
"별탈없이 거의 마무리 지어가고 있습니다. 영주님 덕이지요."
"하하하! 덕은 무슨..올해도 멋진 무대 기대하겠네!"
"기대에 보답하겠습니다. 살펴가십시오." 멋진 무대는 무슨.
저 영감은 아무래도 호모가 아닌가 싶다.
지난해 새로 영주로 오고 카니발에서의 내 춤을 보더니
괜히 그때부터 은근히 친한척을 하는데 왠지 불안하다.
하루빨리 이 마을을 벗어나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올해는 마음놓고 춤도 못추는거 아닌가 싶다.
이번에야말로 영주가 끌고가면 어쩌지도 못할게 아닌가.
춤이라면 환장하는 사람이라던데..조심해야겠다.
항구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은 나를 싱숭생숭하게 만든다.
그 바람엔 육지에서부터 실어오는 흙냄새도 섞인것만 같다.
아, 우리 마을은 섬이다.
정식 명칭은 ile de re 라고 하는데 '레' 섬이라는 뜻이다.
실은 이것보다는 '카니발' 섬으로 더 유명하긴 하다.
토박이를 제외하고는 섬의 본명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다.
아무튼 섬이다보니 육지의 생활에 동경을 가질 수 밖에 없고
관광객도 매년 오니까 더욱 부러워 하는 것이 당연하다.
화려한 장식과 빼어난 외모의 육지 사람들이 온다는 사실이
내겐 카니발이 좋은 몇 안되는 이유중 하나이다.
이번해도 꽤나 많은 사람들이 왔는지 항구는 벌써 북적거린다.
내 외모가 섬에서도 손꼽히는 편이기 때문인지
육지에서 온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특히 여자들에게.
자랑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일을 부지런히 해서 군살도 없고
춤도 마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치 추기 때문에
매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최고이기도 하다. 후훗.
항구에서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휘익 돌아보니 역시 좋다.
육지는 좋은것이다. 사람들도 아름답고 세련되었다.
이번 해가 끝나면 겨울동안 준비해서 육지에 꼭 나가봐야겠다.
한살이라도 더 먹기 전에 지금 가는게 제일 좋을 것 같다.
그곳에서도 나의 인기는 끊이지 않겠지. 매일 춤을 추는거야.
여러명의 여자와 한번씩 돌아가면서..후후..으앗!
마냥 상상에 젖어서 좋아하고 있는데 누군가와 부딪혔다.
뭐야..한참 좋을 때였는데. 도대체 길을 다닐땐 앞을 좀 보고...??
그러니까 대단히, 아주 굉장한 이라는 말이 어울릴정도의
아름다움이었다.
처음엔 인상을 썼지만 이내 표정을 바로잡았다.
"아아 죄송합니다. 다친데는 없으세요?"
"네 뭐 그럭저럭..죄송해요."
"죄송하긴요! 제가 길을 잘 못보고 다녀서 그런거죠. 하하핫!"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하달까..눈이 특히 아름다웠다.
유난히 짙은 눈동자와 속눈썹이 검은 머리칼과 잘 어울렸다.
이런 여자와 사랑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느샌가 숙소로 돌아간건지 사라지고 없었다.
그래도 카니발은 이제 시작이니까 어디선가 또 만날수 있을거야.
내일부터는 옷도 잘 골라 입고 다녀야겠다. 언제 마주칠지 모르니.
머리도 좀 매만지고 다녀야겠지. 아아 눈에 띌만한 게 없을까?
난 왜이렇게 평범한거야.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고. 에이씨.
다시 만나면 무슨 말을 건네야 하지? 사랑한다고 할까?
스물일곱씩이나 돼서 내가 뭐하는 짓이람. 진정하자 토마스!
아아..그 눈동자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어. 정말 아름다웠지.
잘록한 허리며 붉은 입술까지 잘 어울렸는데..
그래 먼저 어디서 묵고 있는지 조사를 하러 다녀야겠다!
금방 찾아낼 수 있겠지? 우리 마을은 좁아 터졌으니까.
이럴때는 마을이 작은게 도움이 되는구나. 푸하하핫.
내일부터다. 내일부터 토마스의 인생에 꽃이 피기 시작하는거야.
아자!
그녀를 찾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