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미영 - 태극기를 거두며...

사포200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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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기념하는 광복절임에도 불구하고, 올해의 광복절은 왜 내게 유독 조국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들이 교차하는 것일까?


그건 아마도 지난 7월말에 있었던 두 일정(‘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와 ‘백두산/고구려 유적 답사’)과, 8월초에 가족휴가대신 선택한 두 영화(‘괴물’과 ‘한반도’)감상 뒤에 맞이하게 된 광복절이라 더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홍미영 - 태극기를 거두며...  
7월 27일, 나는 강화 외포리에서 열린 ‘정전협정 53주년,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행사’에 참석하였다. 평화통일을 염원하여 인천, 강화, 서울 등지에서 몰려온 수백 명의 사람들이 지독한 폭우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늦은 시간까지 행사에 진지하게 참여하는 모습은 내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다. 특히, 배를 타고 나가 북녁 땅이 바로 보이는, 어로한계선 북방800m(교동도 앞 한강하구)지점에서 치뤘던 선상행사는 참으로 뜻 깊었다.
그렇게 남쪽경계선에서 북녁 땅을 바라보고 온 다음날은, ‘백두산/고구려 유적 답사’일정이 있었다.
한강보다 작아보이는 압록강에서, 보이는 곳이 바로 저기인데도, 배로 건너가도 절반 밖에 갈 수 없고, 중국과 연결된 철교위를 걸어가도 그 절반에서 멈춰야 했다. 또 백두산에 올라서는 달랑 경계비석만 서있는 곳에서 이땅 저땅 밟아보기도 하였다. 5천년 역사의 우리 한반도의 절반인 북녘땅 북쪽 경계선을 중국을 통해서나 밟아보고 바라보는 것만으로 족해야하다니...

분단된 조국의 현실이 새삼 안타까웠다.
어렵게 도착한 백두산에서 천지를 보지 못한 것은 꼭 통일을 이뤄 북한 땅을 직접 밟아서 다시 가 보라는 하늘의 뜻이려니 여기며, 아쉬움을 남긴 채 뒤돌아섰다.
우리 선조들이 말달리며 기개를 높였던 곳이지만 이제는 남의 땅이 되어버린 곳, 그곳에서 우리 선조들의 유적(고구려광개토대왕비나 그 왕릉 등)을 보는 감회가 몹시 씁쓸하였다. 아무렴 제나라 유적처럼 세심히 아껴 보존하겠는가? 왕릉 석실에는 물이 흐르고, 받침돌이 없어져 무너져 내리는 등 제대로 보존되어있지 못한 모습에 가슴이 메어졌다.
8월 초 무더위에 가족들이 피서 겸 본 영화는 바로 ‘괴물’과 ‘한반도’다. 극장안이 냉방설비가 잘되어 서늘하기도 했겠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현재의 우리나라와 미국, 그리고 일본과의 관계가 떠오르며 가슴이 서늘했다.
20세기를 지나 21세기인 지금도 중국, 일본, 미국 그리고 북한과의 관계가 끊임없이 얽히고설킨 가운데 맞이하는 오늘의 광복절... 하필이면 광복절에 침략전쟁국이었던 일본은 반성은커녕 갈수록 오만한 자세로 현 총리가 군국주의 상징이며 전쟁주범들이 합사해 있는 신사를 당당하게 참배하러 간다. 참으로 통탄스럽기 그지없다.
61년전 당시 광복의 날은 적어도 남과 북이 한마음으로 서로 부둥켜안고 기꺼이 기뻐했던 날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북으로 남으로, 동으로 서로, 계급으로 계층으로, 각종 분파로 나뉘어 광복절을 맞는다. 그러니 가해국 일본이 오히려 당당할 밖에.
남과 북이 화합하고 동서가 갈등 없고 양극화가 해소될 때 비로소 이웃이 넘보지 않는 진정한 기쁨의 광복의 날이 되지 않겠는가.

해지는 저녁 창밖의 태극기를 거두며 하루속히 그날이 오도록 애쓸 것을 다짐해본다.    
국회의원 홍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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