流言蜚語(유언비어)

손미정2006.08.22
조회24

세간에 떠도는 근거 없는 소문을 유언비어라 한다. 그런 유언비어가 떠돌게 되는 원인은 대개 두 가지로, 하나는 정치적 폭력에 의해 언로(言路)가 막혀있을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정당성을 공적(公的)으로 확보하지 못한 집단 또는 개인이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상대를 공격하는 비열한 수단인 경우이다. 하지만 그 어느편도 내용이 진실보다는 퍼뜨린 자 또는 조작한 자의 주관과 목적에 더 충실하게 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정의감에서 의해서든, 사적(私的)인 이익을 위해서든, 또는 정치적 폭력이 두려워서이건, 자기를 드러내면 금세 그 목적이 탄로날까 두려워서이건, 그 근원이 뚜렷하지 않은 이상 진실 여부에 대한 토론이나 비판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듣는 사람이 좀 이상하게 느껴져도 전하는 사람 또한 이기 때문에 따져 물을 수가 없게 된다.

그러므로 슬기로운 사람은 유언비어를 들어도 전하지 않는다. 진실은 확인할 길이 없고, 꾸며댄 자나 퍼뜨린 자의 주관과 목적만 되풀이 강조되는 그런 종류의 뜬소문을 다시 전하는 것은, 잘해야 용기 없는 정의의 주관에 뇌동하는 것이 되고 자칫하면 악당을 쓰러뜨리기 위한 다른 악당의 계교를 도와주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민중들에게는 생각 밖으로 위력적인 것이 또한 이 유언비어다. 퍼져나가는 동안의 알수 없는 자가증폭의 속성은 때로 선동력으로까지 커져 어줍잖은 기폭제로도 강력한 권력집단의 몰락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기도 한 까닭이다.

십상시(十常侍)가 노린 것은 바로 그 같은 백성들의 우매함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계책은 잘 들어맞아 며칠도 안 돼 하진에 대한 나쁜 소문은 엄청나게 부풀려진 채 낙양성 안에 널리 퍼졌다. 실로 귀뚫린 자 치고, 그 소문을 듣지 않은 자는 아무도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현세도 마찬가지로 정치인들의 뒷얘기가 많고 유명한 연예인들의 악성 루머들이 많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싶어 사람들은 다 근거가 있을 것이라 여긴다. 원인이 있기 때문에 그런 소문들도 어디선가 새어나온 것이겠거니...그래서 아무 죄책감없이 말을 하고 다니고 나중엔 진실인양 말하게 된다.

이 무서운 말말말...아주 오래 전부터 정치적 용도로 쓰였다 생각하니 섬뜩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