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가을인가 보다. 한 여름밤의 꿈을 안고... 열대

유경일2006.08.23
조회31

벌써 가을인가 보다.

 

한 여름밤의 꿈을 안고...

 

열대야에 밤잠을 설치곤 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해질무렵부터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내 기분을 좋게 한다.

 

벌써..17개월이나 지났나?

 

그렇게 오래...지났네..

 

하지만 가끔씩 문득.....

 

문득...... 생각나곤 한다.

 

남들 공부한다 바쁠 때 야자끝나고

 

남은 그 시간 쪼개서 전단지도 돌리고..

 

그러면서 데이트 자금 마련해 주말에 밥 한 끼.

 

학생신분에 용돈도 궁하고

 

그래도 꼴에 남자라 자존심에 얻어 먹고 싶진 않아서

 

갖은 척 다했었는데..

 

그렇게 지나간게 첫사랑인줄......

 

맘씨 좋은 아주머니가 맘에 들어

 

단골 꽃가게도 정하고..

 

그렇게 꽃 들고 학교 앞에 찾아가 보기도 하고...

 

사귀어 본 적 없던 나로선 이성교제에 서툴러서

 

어떻게 하면 좀 더 표현하기 힘든 것들 표현하고

 

자연스레 더 알아갈 수 있을까 싶어

 

고안해 낸 얘기장.

 

여학생들 사이에서야 친구끼리 얘기장 쓰고 하는거

 

흔한 얘기 일지 모르나

 

남학생인 나로선 어색하고 그랬지만..

 

그냥 일기 쓴다 생각하고 주거니 받거니

 

써내려간게 두권....

 

얘기장 쓸 때 후원해준 친구녀석 고맙네.

 

맘에 드는 펜도 없어 예쁘게 적으라고 사줬는데;

 

것두 몇일 안가니 다썼지a

 

처음 만났을 땐 그냥 착하고 .....

 

그런 친구 인줄 알았는데..

 

비온뒤라 진 곳이 많았을 때

 

발을 헛딛어 묻은 진흙.

 

그 때 내 주머니에 휴지조각이 없었더라면..

 

그랬더라면 ..

 

자주 만날 일도 없었겠지.

 

어디가 맛집일까.

 

한 번 갔던 곳 몇번은 가겠지만..

 

두고 두고 그 곳만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쿠폰북 인터넷 잡지 다뒤져 맛집 찾아 다니고...

 

눈이 그렇게나 많이 내리던 날.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엔 애들 발자국 몇개.

 

하얗디 하얗게 남아있는 귀퉁일 찾아서

 

두발 다 이용해 뛰어넘고 또 뛰어 넘어 남긴 메세지.

 

그러다 얼어붙어버린 길 때문에

 

종점에서 종점거리였는데...

 

버스도 안다녀........

 

밥 몇번 먹고 얘기 잠깐 하고 그렇게 지났는데

 

어느새 100일.

 

착한 후배가 도와줘 만들었던 장미꽃100송이.

 

넣을 상자가 맘에 안들어

 

1시...2시.... 매일 1시간 2시간씩 덜 자며 만들었던 꽃상자.

 

졸업하면.... 그러면 볼 수 있게 될 줄....

 

그럴 줄 알았는데....

 

그렇게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이야.....

 

정말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이야.......

 

아직도 변함없겠지.....

 

그 시간들 때문에 오늘도 웃음 짓고...

 

눈물 짓고....

 

환하게 웃음 짓고......

 

보이지 않는 곳에선 눈물 짓고.....

 

몇일 전 너의 생일....

 

기억하지 못한다고......

 

이젠 별다른 기억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게 기억 나 버렸네...

 

웃으며 즐겁길........

 

항상 재밌고 유쾌하길......

 

그러길 바라기에......

 

널 볼 수 없다..